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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4일 11시 06분 등록
1. 나의 몸을 울리는 세계사 4장면

1-1. ‘춤이 내리는 마을’

삼국시대 추수감사제 : 강강수월래

올해도 어김없이 풍년이었다. 오늘은 10월의 추수감사제. 올해의 풍년을 선물한 하늘에 감사하는 축제를 마련했다. 우리는 추수가 끝난 넓은 논에 자리 잡았다. 마을의 부녀자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둥글게 섰다. 맞잡은 손을 통해 뜨거운 풍년의 기쁨이 오고간다. 정다운 밤, 하늘을 올려다보니 참 달이 밝다. 가득 차오른 달이 우리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어 준다. 오로지 땀으로 보낸 몇 개월이 아쉬운 듯 나의 손에 땀이 맺혔다. 그럴수록 맞잡고 있는 그녀들의 손은 나의 손을 꼬옥 잡아 준다.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고 환한 미소로 보답을 한다.

드디어 목청이 빼어난 그녀가 앞 소리를 메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강한 힘이 느껴진다. ‘대밭에는 대도 총총 강강수월래, 하날에는 별도 총총 강강수월래’ 우리는 뒷소리를 받기 시작했다. ‘꽃밭에는 꽃이 총총 강강수월래, 하날에다 베틀 놓고 강강 수월래’ 손을 잡고 큰원을 그리며 춤을 시작했다. 한걸음, 두걸음 느리게 시작된 가락은 점점 빨라졌다. 발에 닿는 땅의 기운이 서서히 나의 몸을 강하게 울려준다. 바람을 가르는 나의 머릿결이 점점 생명력을 갖게 된다. 내 몸에 깊게 베어있던 고단함이 바람결을 타고 서서히 사라져 간다. 하늘과 땅의 흥겨운 장단. 흐르는 시간이 슬쩍 늦춰져, 5월 기풍제 때 씨앗을 함께 뿌리며 풍년이 들기를 하늘에 기원했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1-2. ‘끝도 시작도 없는’

붓다 : 죽음에 대하여

“차나, 늙는 다는 것이 무슨 뜻이지? 아프다는 건 뭐지? 그리고 죽는다는 건 뭐지? 죽음을 나에게 보여줘. 죽음을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겠어” 궁전을 떠나 차나는 나를 강가로 안내했다.

저녁 노을로 붉게 물들어가 가는 오후, 나는 강가에 도착했다. 조심스럽게 다가선 그곳에는 흰천에 싸여진 한 사내가 보였다. 흰천에 싸인 시체는 나의 발걸음을 더디게 했다. 그의 몸은 나무처럼 차갑고 딱딱했다. 죽음은 차갑고 딱딱한 무엇이었던가. 시체를 바라보는 주위 사내들의 얼굴 아래 진힌 그늘이 넘실댔다. 그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죽은이를 애도하는 애절 하도고 고통이 가득찬 노래 소리였다. 그 풍경과 노래 소리는 나의 머리를 멍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흰 천에 싸여진 시체는 나무더미 위에 놓여져 불길 속으로 사라져 갔다.

육신이 나무처럼 차갑고 딱딱해지면 나무처럼 태워야 한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됐다. 불길에 휘감기는 육체를 바라본다. 화려한 붉은 불길 속에서 검게 재로 변해가는 한 덩어리를 바라봤다. 연기와 뒤범벅이 된 불길 속에 어느새 그의 뼈들이 형체를 드러냈다. 그 형체는 깊은 침묵이었다. 이제는 눈물도 애절한 노래도 그를 되돌릴 순 없다. 심장이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전의 기쁨으로 뛰었던 심장의 움직임과는 사뭇 달랐다. 불길 속에 내 몸이 타오르는 듯 몸의 떨림이 전해져 왔다. 몸에 열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두 발을 딛고 서있는 대지를 통해 어떤 진동의 흐름이 나를 타고 올라와, 손끝 발끝까지 떨리게 했다. 오열 속에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이별’의 순간. 이것이 세상과 우리의 경계를 가르는 이별의 순간이란 말인가.

해는 저물고 시체는 모두 태워져 재만이 남았다. 오른손을 뻗어 재의 기운을 느껴본다. 손이 파르라니 떨려오고 용기를 내어 재를 어루만졌다. 손끝에 닿는 재의 감촉은 아주 곱고 부드러웠다. 마치 대지에 흩뿌려진 흙 같다. 눈을 감는다. 또다시 심장의 움직임이 찾아온다. 대지를 향해 열리는 또 하나의 심장. 열린 심장으로 그의 영혼이 느껴졌다.

나는 장작불 속에서 알게 되었다. 한줌의 재속에서 알게 되었다. 숙명적인 인간의 고통과 그에 따른 연민을. 그리고 그들의 영혼이 나였고, 내가 그들의 영혼 이었다는 것을. <나 자신이 탄생에 종속된 존재이기에 내가 탄생의 본성을 찾아내야 한다면... 그리고 탄생의 비참함을 보았기에 태어나지 않음을 찾아내야 한다면, 최고 평화인 해탈을 찾아내야 한다면 어떨까?>


1-3. ‘여자들의 기도’

그리스 여류시인 프사포 : 최초의 여성 학교

2년 전, 정치적 혼란에 휘말려 시칠리아로 추방당했다. 다시 돌아온 레스보스 섬. 지중해의 푸른 물결이 여전히 꿈같이 아름답다. 그 물결을 바라보는 소나무도 멋지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아테네의 사치스럽고 향락적인 문화가 흘러들어와 레스보스 섬의 자연스러운 문화를 파괴하고 있다. 그 풍경 속에서 나는 황금의 꽃과 같은 어여쁜 딸을 떠올렸다. 나의 딸의 미래를 떠올리자 어떠한 절실함이 나를 맴돌았다. 나는 아름답고 순수한 소녀들의 사랑과 우정, 마음속 비밀을 지중해의 부드러운 공기처럼 있는 그대로 살아 숨 쉬게 하고 싶었다. 나는 여자들만의 집단을 만들기로 결심 했다.

나는 귀족 집안의 어린 소녀들을 모아 시와 예술 음악 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여성을 단순히 재산을 전수할 아이를 낳아주는 존재, 고상한 정신적 세계에는 절대로 도달 할 수 없는 존재라고 각인되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남자와 동등한 권리를 가진 정신적 존재로서 여성들을 교육시키고 싶었다.

재능과 끼를 겸비한 여학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나는 제자들에게 진짜 사랑이란 어떤 것인가를 알려주기 위해 수많은 사랑의 시를 써서 보냈다. 그리고 제자가 결혼을 하게 되면 식장에서 축가를 불렀다. 남성들은 학생들 간에 그리고 나와 학생들 간의 친밀감과 교감을, 있을 수 없는 사랑이라며 부정적인 거부감을 드러냈다. 나와 학생들을 동성애자, 매춘부라 칭하였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들은 나의 의도를 두려워한다. 나의 성적 욕망이 아니라, 나의 본성의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 한다는 것을, 여성이 가정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기로 사는것을 두려워 한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나의 아름다운 서정시들로 그들의 마음이 움직이리라. 나를 시의 여신으로 찬미하게 될 것이다.


1-4. ‘힘센 고요속으로’

유관순 : 제2의 3*1절 운동

감옥의 높은 담과 쇠창살, 그 안에서 가해지는 비안간적인 학대도 나의 의지를 꺾지 못한다. 나는 이곳에서도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라고 한 독립선언서의 공약 3장을 잊지 않고 가슴에 품고 있다.

오늘은 3*1운동 1주년이다. 고향 사람들이 몇 사람이나 붙잡혀 갔는지, 어머니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소식을 모르는 동생들의 생사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 때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여지게 아파왔다.

심한 고문과 옆구리에 계속 생겨나는 고름이 멈추지 않는 고통 속에서도, 나는 미리부터 오늘 만을 기다려 오고 있었다. 어찌 1년 전의 오늘을 잊을 수 있을까. 200만 국민이 피가 끓어오르는 온 몸으로 외치던 “대한 독립 만세”를. 그때만큼이나 감옥 안은 묘한 긴장감이 팽팽하게 맴돌고 있었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울림이 일기 시작했다. 다시 외쳐야 한다. 다시 외쳐야 한다. 하지만 분명 나 혼자만의 고문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사람들에게 물었다. “우리 여기서 만세 부르더라도 괜찮겠지요? 그러면 여기서 소동이 나겠지요. 만세 부르다가 죽어도 괜찮겠지요. 저를 위하여 죽어도 괜찮겠지요” 그것은 어쩌면 내 자신에게 하는 주문과도 같은 중얼거림이었다. “그래, 한바탕 큰 소동이 일거다. 하지만 하자. 다시 한번 만세를 부르자”

이 순간이 지나면 나는 다시 죽음의 문턱에 다가설지도 모른다. 아직 생사를 모르는 동생들을 보지 못한 채 이별을 통보해야 할지도 모른다. 고름으로 차오른 상처 자리에 또다시 속살이 차오르길 기도해야 할지 모른다. 온통 모든 것이 두렵다. 주위의 공기는 차갑다. 하지만 가슴속 깊숙한 내면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향내 나는 뜨거운 불덩이다. 나는 두 손으로 나의 몸을 껴안고 따스함을 고스란히 느꼈다. 나 하나의 생. 불꽃같은 정성으로,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살아갈 뿐. 그리고 다시 오는 생을 위해 차오른 고름까지도 다 쓰는 것이리라. 몸을 죽 펴고 빛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걸어가자. 1920년 3월 1일 오후 2시, “대한 독립 만세!” “만세” “만세” 나의 불덩이는 그렇게 실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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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의 몸을 울리는 개인사 3장면

1-1. ‘스승은 치유의 길’

디자인 학원에 강사로 오시던 선생님이 나에게 점심을 사주시겠다고 한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 선생님이 초대한 곳으로 갔다. 선생님은 반갑게 나를 맞아주셨다. 여러 가지 근황을 물으시며 왜 대학에 가지 않았냐고 물으셨다. “전 제가 하고 싶은게 아니면 대학에 안갈 꺼에요” 비장함으로 포장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뭘 하고 싶은데, 소라야?” 이때부터 실눈으로 선생님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시작했다. “조각이요. 그게 아니면 대학에 갈 필요 없어요.” 약간 저항감이 생긴 듯, 퉁명스럽게 나의 목소리가 변했다. “근데, 왜 여기에 있니?”. “네?”. 그날 내가 마지막으로 한 한마디였다.

순간! 머릿속이 흰 백지가 됐다. 실눈은 확장되고, 나의 몸도 할 말이 없어진 듯, 힘이 모두 빠졌다. 약간 벌어진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말은 한마디도 없다. 그때부터 선생님은 나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소라야, 내가 너를 계속 지켜봤거든. 이곳에 있지 말고 떠나라. 왜 여기에서 정말 하고 싶은 것도 아닌데 이러고 있니. 너는 정말 크게 될 수 있는 사람이야. 대학에 가라. 그래야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열려. 너가 가진 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되. 너 자신을 크게, 소중하게 보란 말이야”. 정신을 놓고 선생님을 바라봤다. 아, 이런일이. 나의 고요한 호수에 거꾸로 박혀있던 또 다른 내가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입시로 상처받아 꽁꽁 얼어 붙어 있는 마음이 녹아내려, 커진 두 눈 사이사이로, 하나의 빈틈도 없이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정신이 들자 그저 울고만 있었던 내가 쑥쓰러웠다. 화장실로 건너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거울을 바라본다. 눈물로 얼룩진 복잡한 나의 얼굴, 하지만 천천히 웃고 있다. 소리 없이 웃고 있는 나의 얼굴이 속절없이 아름다웠다. 마음먹고 살펴보니 홍조 띤 상기된 얼굴, 나의 호수를 담고 있는 눈, 한없이 마음의 오물을 쏟아낸 코, 여전히 웃고 있는 나의 입술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어쩐지 낯익은 나의 얼굴. 그 얼굴 나의 눈물에 녹슬지 아니하였다. 입술위로 지나간 눈물의 길을 혀끝으로 맛본다. 그 맛이 참 달다.


1-2. ‘그리운 꿈꽃에게’

끝없는 사막이 펼쳐져 있는 라자스탄의 자이살메르, TV이에서나 보던 풀 한포기 없는 사막이다. 해가 떨어지니 추위가 엄습해 왔다. 불이 활활 타오르는 바짝 마른 나무들에 몸을 녹이며, 인도인들의 감미로운 노래를 감상했다.

사막의 밤은 모든 불이 꺼져, 하늘의 별빛과 모닥불에만 의존한, 칠흙 같은 밤이다. 모래의 물결위에 모포를 덮고 누웠다. 모포에 포근히 싸여 따스해 지니, 바람의 손길이 한결 소원해 졌다. 모포 밖으로 고개만 빼꼼이 내밀고 하늘을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 별이 가득 피어 있다. 한 송이, 한 송이, 마음에 새기기 위해 바라보고 또 바라보지만, 모포의 따스함에 눈이 솔솔 감겨왔다. 가득 핀 별들에게 ‘별꽃들, 피어 잠들면 안돼.’ 아쉬운 말을 남기며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깊고 넓게 흔들리는 짙은 달 향기에 잠에서 깼다. 눈을 뜨니 어느새 달꽃도 환하게 피어있다. 별꽃과 달꽃이 활짝 피어 사막의 새벽을 연푸른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어느새 물든 나의 마음이 하늘 속 작은 꽃 하나로 존재하고 싶어진다. '너는 무슨 꽃이니?' 내면에게 묻는다. 나는 우주 속에 피어있는 꿈꽃이라 대답한다. 황동규 시인이 잠결에 대답했던 꿈꽃. 이빠진 꽃잎하나 없이 예쁜 꿈꽃으로 존재하고 싶다. 꿈꽃의 탄생과 함께, 여전히 귓가에 울리는 인도인의 노래 소리, 따뜻한 모닥불의 열기, 목을 적시는 맥주한잔. 이곳이 천국이요, 오아시스다. 대 우주 속에 나를 던져 꽃으로 피어나기 위해, 사뿐 사뿐 우주까지 걸어가는, 숨죽인 마음 발자국 소리만이 사막에 울려 퍼지는 새벽이다.


1-3. ‘나를 비워 찾아온 손님, self!’

2003년,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 고통스러운 기억을 정면으로 통과하고 있던 어느 겨울날, 그때도 어느 때와 다르지 않게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었다. 몇 일째 소리 지르고 울고 몸부림치느라 지칠 대로 지쳐 있었지만 나의 몸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무언가를 풀어내고 있었다. 케오스의 리듬을 지나 정적이 찾아온 순간, 거친 숨을 내뱉고 있는 내 심장으로 번개 같은 섬광이 스쳐지나갔다. 단 몇초의 짧은 순간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돋았다.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나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숨 쉬고 있었다. 터질 듯한 나의 심장을 통해 혈액이 뜨겁게 몸 구석구석을 관통했다. 나는 살아있다. 나는 살아있다. 터질듯한 심장은 말해주고 있었다. 새삼스럽게 내가 살아있다니. 하지만 정말 나는 살아있었다. 거대한 우주의 존재로서, 육체가 아닌 에너지 자체로서, 자아가 아닌 자기로서.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가슴까지 전해져 내려왔다. 평화로웠다. 그저 편안했다. 온 몸이 웃으며 나를 내 품으로 끌어안았다. 마음이 마음으로 스며들었다. 그동안 품어왔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즐거운 존재의 가벼움으로 바뀌는 경험이었다. 나는 순간 깨달았다. 내가 어떤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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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놀이를 하면서 문득 연기자의 삶이 궁금해 졌다.
마치 내가 연극배우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장면을 쓰는동안 온전히 그들이 되어보고자 했다.
그 순간의 느낌과 생각을 몸의 경험을 통해 다시 태어나게 하고 싶었다.
마치 내가 역사속의 주인공이 된냥
춤추고, 울고, 웃고, 분노하고, 열정을 토해냈다.

그동안 나에게 역사는 머리로 이해하고 외워내야 하는 무엇이었다.
그래서 흥미로움에도 불구하고, 그저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었다.

하지만 묘사 놀이를 하면서 느낀점 하나,
역사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
진정 나와 연결된 삶으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역사속의 '그', '그녀'가 될 수 있어야 했다.
연기자의 삶처럼 그들을 연기해 낼 수 있는
그런 뜨거운 몸과 가슴이 있어야 했다.
이번에 연기해낸 그들은 나의 역사속의 또 다른 나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 삶의 확장을 꿈꾸게 할 것이다.
비록 삼류 배우의 연기 였을지라도.

P.S
중고등학교때 역사 공부를 이렇게 해본다면 정말 즐거운 놀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 재미가 들때쯤 한달이 마무리 되니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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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06.03 22:25:05 *.128.229.230
또 한 가지. 네가 역사 속 그 또는 그녀가 되는 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역사 속 그 인물이 네 속에 들어 와 재생되고 부활되어야 한다. 새로운 의미로 읽히고 되살아나야 한다. 이사도라 덩컨이 네 속에 들어 와 춤을 출 수 있도록 너를 열어야 한다. 그녀를 받아들이는 너의 방식은 무엇일까 ? 너는 접신의 묘를 통해 그녀를 받아 들일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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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윤
2007.06.04 00:35:41 *.109.84.115
수업의 끝자락이라서 약간은 나른한 느낌때문에 더 그랬던 걸까요? 조용한 목소리로 장면들을 들려주는 동안 정말로 그 모습들이 살아나는 것 같아서 놀랐어요. 감동했어요. 어쩜 이리 생생하게 만드셨나요? 덕분에 좀 초라해지는 느낌도 받았어요. 저와는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어젠 부러웠네요. ㅎㅎ 다 자신만의 분위기가 있는 거겠지만 조금쯤 따라해보고 싶기도 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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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
2007.06.04 09:32:09 *.249.167.156
이런! 내가 이 달의 하이라이트를 놓쳤네! 이상하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니만.. 사부님께서 말씀하신 역사의 장면을 묘사한다는게 이런 것이었구나.. 이렇게 그 속으로 한번 들어가보는 거였구나..

다시 한번 그날 밤으로 돌아가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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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7.06.04 10:08:19 *.99.120.184
끝까지 남은 보람을 느끼게 해주어 고맙네요.
진정 삶에서 주는 영감을 느끼게 합니다.
마음으로 쓰는 글이 이것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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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2007.06.04 11:26:30 *.103.132.133
변화샘. 내 속에 들어와 춤을 출 수 있도록 열어두어야 한다.
오케이~~ 몸에 떨림이 생기는데요.^^ 그들을 받아들이는 나의 방식에 대해서 글로 써봐야 겠다는 생각이들어요. 샘. 또하나의 물음표(?)를 품게 됩니다.

종윤오빠(우리가 이렇게 불러주기로 한거 맞죠?) 전 그날 사람들이 다들 피곤하고 멍해보여서, 별 반응이 없는듯 하여, 지루했구나 싶어, 기분이 찹찹하니.. 돌아왔더랬죠. 감동받고 계셨어요? ㅎㅎㅎ 기분 좋은데요. 정말로.
그리고 저에게 받은 한번의 초라함 정도는 기쁘게 받아주세요. 전 종윤오빠덕에 얼마나 많이 초라했었던지.. 크크크크..
다음에 서로 비법전수 해주죠. 나두 종윤오빠 글 따라해 보고 싶을 때 많거든요.

도윤. 일찍가서 아쉬웠어. 왠지, 감각적인 너가 내 글을 들어 줬으면 했거든.^^

창용오빠.(좋으셔요?ㅎㅎ) 그날 내가 오빠에게 감동받은 것은. 한사람도 놓치지 않고 궁금해하고 질문하고 느낌을 말해주는 모습이었어요. 이곳의 답글들 처럼 말이죠. 정말 오래 기억될 또하나의 장면이 될 거 같아요.^^

그리고 오빠들, 편하게 말 놓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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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6.04 11:58:58 *.72.153.12
얼마전 너의 꿈을 '꿈꾸는 몸, 춤추는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했어. 다시 한번 몽환적이게 그려보고 싶다. '춤이 내리는 마을'이란 표현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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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
2007.06.05 09:56:53 *.231.50.64
어. 언니. 춤이 내리는 마을이란 주제가 좀더 구체적 이겠다. 그지?
그 느낌으로 다시 그려주... 난 보라색톤이 들어가면 더 좋을거 같아.
춤이 내리는 마을은 어떤 이미지로 나올지, 아,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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