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정승훈
  • 조회 수 972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18년 7월 1일 19시 45분 등록

학교 폭력에 대한 오해 1. 학생들 간의 사소한 싸움은 학교폭력이 아니다

                               

                                                                                                                                                                         11기 정승훈

 

상담 전화를 받아보면 본인의 상황이 학교폭력이 되는 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폭력이라는 단어 때문에 신체적, 물리적 폭력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많이 맞으면 심각한 것이고  장난으로 한 행동이니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사소한 행동, 장난이라고 하더라도 상대가 심리적, 정신적으로 힘들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특히 장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상대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것이다.

 

학교폭력 상담을 하면 점점 어려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초등학교 1,2학년이 부쩍 늘었다. 서로 장난으로 놀렸는데 갑자기 한명이 상처받았다며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는데 어떡하면 좋겠냐고 전화가 왔다. 상대 엄마는 전화통화도 거부하고 있는데 답답하다고 했다. 내담자는 전화 중에도 장난이라는 말을 계속 했다.

우선 장난이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마세요. 특히 상대 부모님에게는요.” 장난이라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난다고 했던 내담자가 생각나서였다. 물론 어른인 교사나 부모가 보면 장난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서 힘이 들고 괴롭다면 그건 장난일 수 없다. 다행히 왜 그렇게 말하는 지 알아들은 내담자는 감사하다고 했다. 더불어 아직 학폭위가 열리지 않았으니 가해자, 피해자가 아닌 관련자이며 무엇보다 학폭위가 열린다고 모두 처분이 내려지는 것은 아니며 조치없음으로 될 수 있음을 알려드렸다.

 

설령 처음은 사소한 싸움이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니 사실 정말 사소한 것도 학교폭력신고를 하기도 한다. 일선에 있던 학폭위 전담교사는 일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한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처음 대응이 중요하다. 학폭위도 마찬가지다. 담임교사나 상대부모의 장난이라는 반응이나 전담교사가 중립적이지 못하다고 여길만한 언행을 하거나 상대가 사과하고 잘못을 시인했으면 일이 커지지 않았을 경우가 많다.

학폭위를 열어야 하는 정도인지 담임 종결선에서 끝내도 되는 사안인지 판단이 서지 않아 상담을 하기도 한다. 그럴 땐 아이와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아이가 당사자이고 어떻게 하길 원하는지, 학폭위 이후에 상황도 예상해보고 정말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인지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단순한 감정에 치우치면 일은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상대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확인해보면 좋겠다. 종종 우리 아이가 필미를 제공했으니..” 하며 피해 아이에게 원인을 찾는 경우도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 아이의 대처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확한 의사를 표현하여 하지 말라고 싫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해본다. 또한 괴롭힘이나 놀림이 되는 것은 부모가 도와주도록 한다. 보통 괴롭힘과 놀림은 외모, 학습부진, 혹은 반대인 잘난척이 될 수 있다. 남을 괴롭히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하고, 시기, 질투가 폭력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사회다. 아이들의 공동체에도 똑같이 나타난다. 어른이 보여준 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이들이다.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학폭위 역시 마찬가지다. 그 진행과정을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내 아이를 위하면서 상대 아이까지 생각하는 행동을 보며, 감정이 아닌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을, 일을 해결하는 모습 또한 지켜보며 이를 내면화시킨다. ‘우리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은 믿을 수 있는 분이시구나. 앞으로도 부모님과 선생님을 믿으면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내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알게 된다. 학폭위를 단순히 상대 아이를 혼내주거나 처벌하기 위해 하려고 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이를 통해 잃는 것은 무엇이며 얻는 것은 무엇인지 말이다.

 

IP *.124.22.184

프로필 이미지
2018.07.01 21:31:57 *.48.44.227

어릴 때 부터 가정에서  예절교육을 잘 시켜야 되겠어요

프로필 이미지
2018.07.03 11:44:08 *.103.3.17

수원의 한 중학교에서 한 여자아이가 살짝 방귀를 뀌었는데, 옆에 있던 남학생이 "너 방구 뀌었냐?" 라고 얘기해서 학폭위가 열렸다는 오래전 들었던 웃픈 사연이 생각나는군요...

프로필 이미지
2018.07.05 09:11:10 *.48.44.227

푸하하하하~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12 부트로더(Bootloader) [3] 불씨 2018.07.29 907
5011 나 만의 특별과제 3 -새로 알게 된 것들 [2] 박혜홍 2018.07.27 920
5010 나 만의 특별과제 2 -새로 알게 된 것들 박혜홍 2018.07.26 930
5009 나만의 특별과제 1 -새로 알게 된 것들 [6] 박혜홍 2018.07.25 946
5008 7월 오프수업 후기 [1] 불씨 2018.07.23 933
5007 32세에게서 배운다 [3] 박혜홍 2018.07.23 1055
5006 7월 오프수업 후기 [2] 정승훈 2018.07.23 915
5005 갇힌 자 [1] 박혜홍 2018.07.16 974
5004 수기와 치인 [1] 불씨 2018.07.15 1053
5003 또 다시 칼럼 #13 학교 폭력에 대한 오해3. 학생들은 원래 싸우면서 크고, 그러한 행동은 성인이 되면 사라진다. [2] 정승훈 2018.07.15 953
5002 이해와 오해 [3] 박혜홍 2018.07.09 913
5001 또 다시 칼럼 #12 학교 폭력에 대한 오해2. 애들 싸움은 애들끼리 해결해야 한다 [3] 정승훈 2018.07.08 975
5000 중력의 유령 [2] 불씨 2018.07.08 1030
4999 괜찮으냐? [2] 박혜홍 2018.07.02 935
4998 죽음에 대한 몇 가지 단상 file [4] 불씨 2018.07.01 932
» 또 다시 칼럼 #11 학교 폭력에 대한 오해 1. 학생들 간의 사소한 싸움은 학교폭력이 아니다 [3] 정승훈 2018.07.01 972
4996 나의 방랑기 [1] 박혜홍 2018.06.26 956
4995 이 노래를 부를 때 [3] 박혜홍 2018.06.25 959
4994 식량일기, 소와 양, 그리고 관계 [2] 불씨 2018.06.24 971
4993 또 다시 칼럼 #10 고3 아들, 알바를 그만두다 [3] 정승훈 2018.06.24 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