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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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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4일 08시 06분 등록

글을 써서 남긴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어제 밤에 쓴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이름도 얼굴도 다 잊어버렸지만  그 당시 아이와 부모가  충분히 부끄러웠을텐데  그들이 잊고 싶었던 일을

글로 또 꺼내는 것이 좋지않다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다.


글에서 나는 정직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과 자신을 지키려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다가는

자신도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부모의 올바른 교육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말하고 싶었고,

그 일에 대해서 임금님귀는 당나귀귀 라고 말하고 싶은 상태도 전혀 아니었다.


비록 그 학부모가 자녀에 대한 맹목적 사랑으로 잘못했지만 쓰다보니 결론이 이렇게 난다.

그 아이가 정직하게 말할 분위기를 내가 못 만들었다.


다른 글을 한 편 간단하게 써본다.


난중일기에 원균의 행동이 곳곳에 나온다.  충무공의 표현을 빌자면 해괴하고 우습고 기가 막힌 행동들이다.

그렇지만 원 균으로서는 더욱 기가 막힐 일이다.

다시 살아난다면 자신의 행적에 대한 기록물에 너무 놀라 다시 죽을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충무공에 의해 기록되어 후손들에게 지금도 남아있거니와  무엇보다 세계기록유산에 까지도 등재되어 있으니 말이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비인격자의 못된 행동의 표본이 될 지도 모른다.


예술가나 유명인들 중에는 자신의 기괴한 행동이 마치 도를 깨달은 무애인 것 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딘가에 기록되어 있지 않을까. 죽으면 끝이 아닌 것이다.

충무공이 죽었으나 살아있는 것 처럼 원 균도 죽었으나 살아있다


무명인도 마찬가지다. 나의 언행은 어딘가에 지금도 계속 기록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또 기록되어야 할 곳에 기록되지 않으면 큰일이다.


생명책에 내 이름이 기록되도록 순간순간, 하루하루 잘 살자



IP *.48.4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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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10:48:42 *.103.3.17

말 한번 잘못 뱉은 것도 평생 가는데, 글로 남긴 것은 빼도 박도 못하겠지요 ㅎㅎ 내 마음에 한점 부끄러움이 없는 글이라도,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타인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니깐요. 개인적으로 지난 번 글은 문제될 부분이 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실명이나 정확한 시점이 없으므로 외견적으로 문제될 소지는 없을 것 같고, 혹시 만약 당사자가 그 글을 직접 본다면 창피함과 함께 잘못되었던 과거를 떠올리겠지만, 그것 또한 그의 몫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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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16:49:24 *.130.115.78

글이든 말이든 판단을 근거로한 표현은 필연적으로 위험성을 내포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다면 우선은 진정성에 기대보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리도 부지런히 내면의 거울을 닦고 계시니

적어도 내면의 얼룩을 대상의 흠으로 매도하는 오류는 줄일 수 있을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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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17:28:37 *.124.22.184

저도 경종씨와 같은 생각이에요. 경험에서 나온 생생한 글이어서 다른 분들도 보심 좋겠다 싶었어요.

사실 교사, 상담사와 같은 직종에 계신 분들이 쓰신 글들은 그럴 수밖에 없더라고요. 대신 가명과 사례를 좀 각색을 하긴 하겠죠. 당사자가 알 수 없도록... 저 역시 그런 부분에선 신경을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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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5 07:03:36 *.48.44.227

ㅎㅎ 우리 삼총사님들, 부지런하네요~

삭제하기 전에 벌써 글을 다 읽었으니.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자 작은 정치판이지요

그 엄마는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그나마 잘못을 인정했으니까요

추측, 위력, 협박, 강함, 밀어붙임, 비난 , 비아냥 , 선동 등으로 상대를 억압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공동체, 학교나 나라는 어지러울 수 밖에 없지요.

무엇보다 나는 늘 옳다, 내가 너보다 낫다 라는 교만 오만의 생각을 버리는 것이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나는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다 라는 자각)

무엇보다 중요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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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5 16:36:11 *.7.46.83
"자신의 행적에 대한 기록물에 너무 놀라 다시 죽을 것이다."
재미있는 글쓰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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