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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9일 10시 41분 등록

2-1 창조적 소수는 동료일까? 친구일까?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창조적 소수에 가장 근접한 관계를 찾아본다면 아마 직장 혹은 기타 일에 관련된 동료들이나 친구들이 될 것 같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대다수 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두 부류의 사람들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흔히들 친구라 하면 가깝게는 대학 동창들을 시작해서 멀리는 초등학교 동창들까지를 떠올리며 사회 진출 후에는 친구를 사귀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반면 동료라 하면, 학교 졸업 후 사회 생활을 하며 대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지만 어딘가 거리감이 느껴지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이 두 부류의 집단 중에서 1장에서 밝힌 창조적 소수에는 어느 쪽이 더 가까울까? 혹은 두 집단은 각각 창조적 소수로서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을까?

 

우선 친구 관계를 살펴보자. 연인도 그러하지만 친구는 그보다도 먼저 가족과는 달리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나와는 다른 인격체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기준을 두고 친구를 선택할까? 초등학교 때 맨 처음 사귄 친구를 떠올려보면 얼굴에 미소가 번지면서 아마 그냥이란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 그냥이다. 처음으로 친구를 사귈 때 우리는 별반 조건 없이 그냥 끌리는 아이와 친구가 된고 이는 고등학교 때까지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는다. 어딘지 나와 맞을 것 같고, 어딘지 나와 통할 것 같은 느낌. 그야말로 죽이 맞을 것 같은 아이들과 친구가 된다.

 

그리고 자라면서 혹은 나이가 들면서도 변함없는 우정은 아마 가치관이 비슷할수록 오래 지속되는 것 같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관점이 비슷하여 소위 뜻이 맞고 대화가 통화는 사이로 발전하면 그 관계는 십중팔구 좋은 친구 관계로 발전하여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렇게 허물없이 좋은 친구 관계가 어째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는 그 연결고리가 약해지는 걸까? 감정이 식어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감정만 놓고 생각해보면 우정이 애정보다 오래 지속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친구 같은 연인이 더 오래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헤어진 사람들처럼 흉금없이 속을 터놓을 수 있는 관계가 친구라 여겼을 때 감정이 식어서는 아닐 것 같다.

 

아마 각자 가는 길이 달라서가 대부분의 경우일 것이다. 어릴 때 친구를 사귈 때 우리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장래 희망을 비교하거나 서로의 재능을 비교하여 친구를 사귀지는 않는다. 그러다보니까 나이가 들어 사회에 진출을 하게 되면, 자연히 각자 가는 길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바쁜 현실에서 일상의 생활에 쫓겨 지내다보면 어느 덧 친구를 만난지가 몇 달이 되고 심지어는 해가 바뀌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게 된다.

 

1장에서 창조적 소수란 꿈과 이상을 공유하는 관계라고 정의 내린 바에 의하면 어딘가 거리가 있는 관계이다. 그렇다면 직장 동료들은 어떨까?

 

대학교를 졸업하고 이윽고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사회에 진출하면서부터 우리는 더 이상 친구가 아닌 동료들이란 새로운 관계를 만나게 된다. 그렇다면 친구와 동료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흔히들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고 말하면 동료는 공적인 관계이고, 친구는 사적인 관계라고 표현한다. 이 말에 함축된 의미는 무엇일까?

 

쉽게 말하면 직장 동료들에게는 자신의 속을 털어놓기 어렵다는 말이다. ? 친구와는 달리 직장 동료들은 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어느 정도 경쟁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비슷한 꿈, 비슷한 목표를 갖고 모여든 집단이기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서로 어느 정도 경쟁을 해야 하는 관계. 그것이 바로 직장 동료 혹은 사회에서 대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물론 친구들간에도 성적을 놓고 경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와는 비교되지 않는 때로는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해야 하는 상대가 다름아닌 직장 동료들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그들과도 때로는 더 큰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재능에 맞게 혹은 조직에 의해 팀을 이루어 협력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다분히 외적 시스템에 의한 것이지 나의 자발성이 반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다보니까 친구들과는 달리 동료들의 관계는 일시적이고 단기적이다. 특히 더 이상 평생고용이 통용되지 않는 현대 사회에서는 직장을 옮기고도 전 직장의 동료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 경우는, 업무 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드문 현상이다. 친구에 비해 관계의 주기가 짧고, 약하고 상당히 유동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을 친구와 비교했을 때 창조적 소수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까? 만약 기준을 나의 꿈과 이상 혹은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라 여기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경쟁 상대, 결속력 부재, 단기적 관계 등의 단어를 떠올리면 아무래도 머뭇거릴 수 밖에 없다.

 

정리해보면, 친구는 내면의 끌림이나 가치관은 공유할 수 있겠지만, 꿈이나 재능은 엇갈릴 수 있다. 그리고 그 엇갈린 부분으로 인해 사회 진출 후에는 대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면 만남의 시간도 줄어들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부분도 점점 적어질 수 밖에 없어, 결국 어쩌다 만나게 되면 서로 인생의 팍팍함을 털어놓으며 감정은 공유할 수 있지만, 거기까지가 대부분이다. 친구들과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거나 실행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반면, 동료의 경우 친구처럼 내면의 끌림이나 가치관에 따른 선택의 폭은 좁지만, 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능이 비슷한 사람끼리 이상 혹은 목표를 이루고자 연결되는 관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내면의 끌림이나 가치관 등 얼핏 보면 성과를 내는데 비교적 우선 순위에 밀릴 것 같은 요소들간에 불협화음이 일게 되면 사실 목표를 이루기는커녕 한 걸음도 떼어놓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장기적 안목으로 볼 때 동료들은 창조적 소수라 하기에는 관계 자체가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변수가 너무 크게 작용하거나 늘 경쟁의 긴장 속에 놓여야 하는 피곤한 관계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연히 이 두 부류를 합친 관계를 형성할 수 없을까?하는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친구가 동료가 된다면 상대적으로 덜 피곤하고 장기적인 관계가 형성될 수 있지 않을까? 반대로 동료들과 친구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친구를 찾아 방황하지 않고도 나의 이상이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전력질주 할 수 있지 않을까?

 

친구와 동료를 합쳐서 창조적 소수를 만든다…?

 

친구 + 동료= 창조적 소수…?

 

공식은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데 현실적으로 과연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능할까?

 

그에 대한 답을 내리기에 앞서, 이쯤에서 창조적 소수를 만들 수 있는 주 재료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보아야 할 것 같다. 창조적 소수란 것이 친구와 동료를 적당히 버무리고 비벼서 가능한 관계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그 어떤 요리책에도 나와 있지 않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야 할지는 아직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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