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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9일 11시 50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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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의 니체는 군에 징집되었다가 낙마하여 가슴 근육에 상처를 입었기에 어쩔 수 없이 제대했다. 2년 후 그는 바젤대학교의 언어학 교수로 임명되었다. 그는 앉아서 일하는 비영웅적 일을 택하면서 후회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음악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그는 일류 피아니스트가 되어 몇 곡의 소나타를 작곡했으며 음악이 없으면 나에게 생활은 오류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음악의 거장 리하리트 바그너가 살고 있었다. 니체는 초대를 받아 바그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으며 바그너의 열렬한 음악광이 되었다. 바그너 또한 학식과 대학의 권위로써 자신에게 도움이 될 학자에게 소홀히 하지 않았다.

 

위대한 작곡자에게 매혹되어 니체는 그의 첫 번째 책 <음악 정신으로부터의 비극의 탄생>을 썼다. 이 책에서 겨냥한 것은 삶을 부정하는 도덕이나 철학이었으며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적인 통일을 꽤 한 예술이었다. 그는 바그너에게 바치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예술이야말로 삶의 최고의 과제이며, 진정한 형이상학적 행위이다.” “음악은 현상, 좀더 정확히 말하면 의지의 적절한 대상의 모사가 아니라 의지 자체의 직접적 모사이고, 세계의 모든 물체들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것이며, 모든 현상에 대한 물자체이다.”며 바그너의 음악을 해석하였다. 

 

그 후 <반시대적 고찰>에서는 삶의 기능은 개별적으로 볼 때 가장 가치 없는 다수자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천재적 창조’, 곧 탁월한 인물을 육성하고 향상시키는 것이다.”라며 이 논문은 바그너를 유일한 예술의 창조자로서 찬양했다. 또한 독일을 향해 다가올 바그너 축제의 장엄한 의의를 깨달으라고 촉구했다. 이것은 젊은 숭배자의 발언이었고 바그너에게 힘이 되는 발언이었다. 이렇게 니체와 바그너는 좋은 친구로 서로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며 영향을 주고 받는다. 둘은 창조적 소수로서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같이 성장하도록 격려하고 도왔다.

 

그러나 니체는 바그너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1876년 첫 번째 공연 중에 반 유대교적이고 점차 독일 정신의 대변자로 바뀌는 바그너와 결별한다. 오페라의 또 다른 매력이 바그너를 어쩔 수 없이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갔고 니체는 그 방향으로 갈 수는 없었다. 니체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으며 그 후 바그너와 다시는 말하지 않았다. ‘자기 자신에 대한 성실과 결부되지 않는 위대성은 인정할 수 없다.’ 며 바그너를 공격했다. 급기야 니체 자신의 최고의 걸작 <짜라투스트라>가 완성된 시간이 바그너가 베니스에서 사망한 시간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공표하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니체에게 바그너는 큰 영향을 준 사람이다. 이들은 창조적 소수임 틀림없다 하겠다.

 

만년의 악화된 건강상태에서 잠깐 맑은 정신이 들었을 때 니체는 가장 귀중하고 유익한 인생 경험을 하게한 한 사람, 바그너의 초상을 알아보며 나는 이 사람을 무척 사랑했어.’라고 조용히 중얼거렸다고 한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좋은 관계로 오래 가지 못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들은 서로의 좋은 친구였음에도 오래 가지 못한 이유는 뭘까?

그 첫 번째 이유는 가치관이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 니체가 추구한 것은 변증법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것이었다. 바그너의 음악이 그 모든 것을 모아 놓은 음악이었다. 이로써 이들의 재능과 가치관은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바그너의 기독교 찬양 등 가치관의 변화가 더 이상 그들을 묶어 둘 수 없게 한 것이다.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친구관계는 어느 정도였던 것일까? 아주 깊은 친구일 지라도 가치관이 다르다면 함께 할 수 없는 것일까? 먼저 친구에 대해 생각해 보자.  친구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우정이라 할 수 있다. 이 우정에는 친교(friendship)와 우정(friendliness)가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다. 친교는 머리에서 나오는 것으로 관계를 나타내는 피상적인 말이다. 따라서 친교는 관계를 맞는 사람을 속박하면서 동시에 속박당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정은 자연스럽다.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아도 되며 사랑이 무조건 넘칠 수 있는 것이다. 이 둘은 다르다. 친교는 언제든지 역전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소위 친구라는 것은 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정은 존재로 향하기 때문에 역전 될 수 없다. 친구가 적이 되고, 적이 친구가 되는, 쉽게 역전될 수 있는 관계는 매우 표면적이며 거짓 우정이라 할 수 있다. 우정은 바뀔 가능성은 없다. 친교는 인위적인 관계라면 우정은 바로 자신의 본성에 가깝기 때문이다. 친구는 본성에 가까운 우정의 결합체이다. 니체와 바그너의 친구관계는 친교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친구는 두 개의 영혼에 깃들인 하나의 영혼이라 했다. 친구 사이에 그 어떤 목적도, 요구도 두지 말아야 한다. 창조적 소수의 친구는 단지 영혼의 깊이 말고는 목적이 없어야 한다. 그 어떤 목적도 없다면 영혼의 깊이는 스스로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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