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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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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0일 15시 21분 등록


사부님께서는 고상함에 유치함을 곁들임으로 보다 편안하고 현실적이고 사람다운 길을 걷고 계셨습니다. 그렇다고 이전의 품위와 고상함에 손상을 주지도 않는 그 절묘한 경계에서 뛰놀고 계셨습니다. 지나친 고상함에는 사람답지 않은 허영과 위선이 깃들기 쉬운데, 사부님께는 그런 것들의 정반대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진솔함과 편안함이 가득했습니다. 나는 이제 사부님의 유치함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       지난 글 <두 얼굴의 사부님> 에서

 

2주 전, 사부님의 노는 차원이 달라졌다는 글을 썼습니다. 오늘은 사부님께서 연구원들을 리드하시는 방향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잘 아시는 내용이지만, 정리하는 차원에서 글을 올립니다. 오랜만에 홈피에 오신 연구원들이 이 글을 읽고 분위기 파악에 도움을 얻는다면 기쁘겠습니다.

 

 

사부님의 러브콜

 

사부님께서 쉬고 있는(혹은 잠들어 있는) 연구원들의 옆구리를 찌르시기 시작한 것은 또 하나의 변화입니다. 4기 연구원 한 분은 사부님께 끊임없이 말씀 드렸다고 합니다. 수료한 연구원들을 그냥 이렇게 내버려(^^) 두실 거냐고. 사부님께서 뭔가 도와 주셔야 하지 않겠냐고. 그 때마다 사부님은 이런 류의 답변을 하셨나 봅니다. “그네들 인생은 스스로 헤쳐 나가야지.”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도 양해를.)

 

스스로 헤쳐 나가라는 사부님의 의중을 저는 절반쯤 이해합니다. 제가 이해한 것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사부님께서는 일년 간 열심히 공부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을 불러들여 한바탕 신나게 노셨습니다. 일년이 지난 후에는 그네들을 홀로 놓아두셨습니다. 홀로 고독한 시간을 창조적으로 보낼 수 있어야 세상에 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연구원들은 한 두 번 이상 들어보았을 겁니다. “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고독해야 한다는 사부님의 말씀을. 이것이 제가 이해한 절반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개인적인 사부님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인간적인 것이고, 사부님의 매력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

 

사부님께서는 연구원들이 창조적 고독을 견디어내는 사람들이기를 바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수료한 연구원들 중에는 창조적 고독을 즐겁게 보내는 법을 발견한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연구원들도 있습니다. 후자의 연구원들을 그저 지켜보셨던 것이 올해 초반까지의 사부님이셨다면, 지금의 사부님은 함께 놀아보자고 연구원들과 꿈벗들에게 손짓하십니다. 이것은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사부님의 러브콜입니다. (얼마전에는 홈피에 공개적으로 필살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하셨지요.) 당신께서는 한껏 즐거우시니 제자들더러 함께 즐기자는 초대입니다. 혼자 할 수 있는 사람은 혼자 계속 나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말이지요. 사부님은 하나의 실험을 더하신 것입니다. 여럿이 함께 어울릴 때 잘 노는 연구원들이 있다면, 함께 놀기의 장을 마련하여 다양한 실험을 모색해 보자는 것입니다. 공동으로 하다 보면, 최소한 두 가지는 알게 될 것입니다. 1) 혼자놀기가 즐거운지, 함께놀기가 즐거운지를. 2) 홀로 놀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때를.

 

이런 사부님의 활동(!)을 연구원들이 모르는 바 아닐 것입니다. 갑자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으셨을까? 라는 질문은 (저도 궁금하긴 합니다만) 우리 연구원들이 무엇을 인식하고 행동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연구원 분들에게 우리 함께 일어나자, 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으로 썼습니다. 또한, 그 말을 하기에 앞서 일어나 달려가야 할 푯대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자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개인 연구실과 연구원 놀이터

 

푯대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아니, 푯대를 향하여 달려갈 이정표가 하나 생겼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본받고자 하는 사부님이 변화하고 점점 큰 사람이 되셨기 때문이겠지요.) 연구원들의 지상과제는 책 출간입니다. 책을 출간하지 못하여 약간의 부담감을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부담감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것에 짓눌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선한 부담감, 창조적인 부담감이 되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글쟁이는 고독의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고 가르치신 사부님은 수료 후 2년 차의 과정을 창조적으로 보내어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 고객이 열광하는 전문성을 가지기를 바라셨을 것입니다. 그렇게 연구원들에게 고독의 시간을 주셨다가, 지금은 또 다른 모색과 실험을 하고 계십니다. 함께 공동 작업을 해 보자는 것입니다. 자신의 기질과 재능을 쫓아 따로 또 같이 일하기를 반복하며 자신에게 맞는 일의 방식과 자신의 전문성을 쌓아가자는 것입니다.

 

이 실험에 많은 연구원들이 함께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조직에 속해 있든, 그렇지 않든)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책이 나오는 것이 아니니, 현장에서 함께 구르고 자기 이론을 실험하며 책을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프로젝트를 우리 모두가 진행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사부님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장이 열렸습니다. 자신을 전율시키는 프로젝트 공지가 뜨면 거기에 참여하면 될 것입니다. 그런 주제가 없다면 스스로 프로젝트의 리더가 되면 될 것입니다. 저는 우리 연구원들의 활동을 기대합니다.

 

한바탕 신나게 놀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고, 혼자놀기에 익숙한 저도 호랑이 프로젝트에 참가했습니다. 즐거운 날들입니다. 책을 출간하는 것은 여전히 연구원들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최근, 사부님께서는 연구원들이 자신만의 필살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계십니다. 이제까지는 수료 연구원들이 개인 연구실에서 내 갈길 내가 개척의 분위기로 노력했었다면, 지금은 함께 놀면 즐거운 사람들끼리 공동 놀이터에 모여 함께 놀아보자는 분위기입니다.

 

우리 모두 공헌력을 지닌 파워풀한 1인 기업가가 되기 위한 노력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폈으면 좋겠습니다. 조직에 속해 있는가, 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겠지요. 기업가 정신을 소유하고 있는가, 가 중요하겠지요. 물리적인 개인 연구실이 있는가, 도 중요하지 않겠지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면 그만이겠지요. 개인 연구실과 연구원 놀이터를 가진 변경연 1기부터 5기 연구원님들, 2009년 연말에 삶의 랜드마크 하나를 기획하시는 것은 어떤지요? 2010년에 한껏 몰입할 무언가를 찾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IP *.74.188.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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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9.11.20 17:49:26 *.21.31.69
지난번 사부님의 두얼굴이라는 글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미소가 흘러나오고 흐뭇해진 경험이 있었다.. 선생님의 댓글도 더욱 즐거운 것이었고.. 오늘 글을 읽으면서 나도 선생님의 심중을 내 나름대로 헤아려 봤단다.. 니가 정의한 대로 이전까지의 선생님은 당신의 경험으로부터 설정된 원칙을 충실히 지키시는 분이었지.. 난 그 부분을 누구보다도 존경했고 그것이 구본형다움이라고 생각한단다..

니가 이전의 글에서 지적한것처럼 선생님의 통찰과 철학도 역시 깊어지고 있고 진화함을 나 역시 실감하고 있었다.. 그 변곡점에서 구본형다움의 확장이 일어나고 있다는게 내 생각이다.. 자기다움을 중심으로 확고한 철학을 가지게 되고 실천하는 사람만이 가능한 그런 확장말이지.. 물리적 시간과 환경은 과거와 같을지 몰라도 세상을 더욱 그윽하게 바라보고 제자들의 행보를 돕고자 하는 선생님의 마음과 의지는 더할 수 없이 커진 것이 아닐까..

내가 꿈꾸는 세상은 모두가 저마다의 자기다운 기질과 재능으로 세상의 지혜를 자기답게 변주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되는 것이다. 니 말대로 어떤 연구원은 작가로서의 고독을 잘 즐기고 이겨낼 수 있겠지만 훨씬 더 많은 이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자기만의 펌프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기전까지는 든든한 마중물이 필요한게지.. 사실 냉정하게 보면 선생님처럼 홀로 그 길에 올라설 수 있는 분은 정말 소수일꺼야.. 그래서 선생님이 마중물의 대표로서 길을 터주고 동료나 선후배 연구원들 상호간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 일정 수준의 임계점까지는 같이 가는 것이 깊고 멀리갈 수 있다고 판단하신게 아닐까..

나는 직접적으로 선생님과 연구원들과 교류하거나 접속되어 있지는 않지만 항상 간접적으로 교감하고 도움을 받고 있단다.. 내가 현재까지 이룬 것들의 상당 부분의 모태가 거기 있는 것이지..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항상 선생님과 연구원들의 지혜를 벤치마킹하고 변주해서 나와 관련된 분들에게 실험해 보고 있단다.. 조금 더 나의 길이 무르익으면 그동안에 내가 받았던 유무형의 도움과 지지를 변경연 숲에 보답하려구 해.. 희석이 니가 이 글을 쓰면서도 그런 마음들이 담겨 있었을꺼야.. 그치? 같은 방향이지만 다른 방식으로 앞으로도 더 달려가 보자.. 언젠가 우리는 더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행복해 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꺼야..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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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이
2009.11.21 12:31:28 *.71.76.251
사부님은 연구원 1년차가 지나면,  정확히 말하자면 자기가 책임지는 것보다는
책을 쓰는 고독한 작업을 혼자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지.
그건 누구도 도와 줄 수 없는 작가가 되고 싶은 우리의 몫이라고 하셨어.

그런데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함께 달리던 기차에서 내려 먼 길을 혼자 걸어 가야하는 느낌.  
뭔가 잘 안풀리는 느낌.
6기는 이년 제도 좋은 것 같아.  당장 5기도 괜찮겠지. 책을 쓰는 과정도 함께 지켜 봐주는 거지.
마지막 한권의 책이 나올 때까지.  그래야 그과정이 끝나고 졸업도 되는.

여하튼, 사부님은 변화하셨다는 너의 글에 동의한다. 
선장이 변화했으니 우리도 더 큰 바다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흥미진진, 기대만땅. 그 배에 승선할 것인지는 결국 우리가 선택해야 하겠지만. 연구소가 난장이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 반장들이 확성기 들고 모이라고 외치고,
반상회하고, 그것을 공유하고.  
근데 희석아.  너 갈수록 구엽다. 알고 있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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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9.11.24 11:26:01 *.72.153.59
살아있는 건 변해. 죽은 것도 변해.
살아 있는 것은 스스로 변하고, 죽은 것은 외부에 의해 변한다고 하셨어.

콩을 수확해서 겨울을 지내고 봄에 심으면 싹이 나. 겨울 안지내고 심으면 싹이 안나. 그런데, 수확하고 창고에 몇년이나 묵혀 놓았다가 심으면 안나. 나는 이게 진리인 줄 알았어. 창고에 오래 있던 놈들도 싹이 나는 놈이 있더군. 내가 이제까지 본 것만이 다는 아니었던 거야.
콩이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 있었어.

난 여전히 사부님과 같이 걷고 싶어.
내가 많이 모자란 사람이라 느껴서 사부님 옆에 있는 게 마음으로부터 꺼림직하고 거부감이 일때마다 물었어. 여기서 사부님과 멀어져도 돼냐고. 연구원 동료들과 멀어져도 돼냐고. 마음이 답을 해. '아니'라고.
'같이 걷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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