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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20일 06시 40분 등록

 

나는 퇴사하기 전 몇 년 동안 고객만족 업무에 종사했었다. 회사에 고객센터가 생기는 바람에 그 업무를 맡게 된 것이었다. 건축 기술자로서 품질관리와 모델하우스 동향 분석 등을 하던 내게 고객만족, 고객서비스라는 업무는 가혹하리만치 낯설고 적응하기 힘든 업무였다. 센터 직원의 업무 교육에서 재건축, 재개발등 건축 사업 흐름이나 분양, 청약, 건축 시공 등에 대한 내용은 쉽게 교육할 수 있었으나 고객서비스에 관련된 고객 응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고 그 만큼 자신감도 떨어졌다. ‘고객님이라는 호칭 조차도 입에 올리기 힘들었던 나는 직원들 앞에서 모범을 보여야 했다.

 

그때부터 고객서비스 분야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강의를 찾아 다니고 관련 도서를 읽으며 고객서비스에 대한 나만의 철학을 갖고자 노력했다. 고객서비스에 대한 업무는 업무의 흐름을 알아 처리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인드가 중요했다. 고객을 위한 서비스 마인드를 가져야만 고객을 응대할 수 있었다. 고객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소 시켜주려는 서비스 마인드를 갖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업무 매뉴얼도 만들어 가며 일을 해야 했기에 내가 공부한 내용은 바로 적용할 수 있고 그것은 바로 성과로 나타나서 신나는 시기이기도 했다. 또한 그때 공부한 고객서비스에 대한 공부는 나의 자세와 마음을 한층 더 풍부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배려를 배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고객만족에 대해 공부하면서 여러 가지 개념을 알게 되고 놀라기도 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고객에 대한 범위이다. 고객서비스에서는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고객이다. 얼핏 생각하기에 고객이라 하면 우리의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제품을 이용하지 않은 불특정 다수도 고객이며 직원 동료도 내부고객으로 칭하며 고객의 범주에 들어갔다.

 

물론 직장 상사도 부하직원도 마찬가지로 고객이었다. 이렇게 상사도 고객이라고 생각하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직원들은 스트레스가 심하다. 나 또한 그랬는데 나만의 스트레스관리 방법으로 아무리 심한 고객일지라도 측은지심으로 바라 보고자 했다. 그 마음이 상사뿐만 아니라 부하직원들에게도 적용되어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또 한가지 강하게 다가온 개념이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MOT)’이었다.

MOT(moment of truth)란 스페인의 투우 용어인 ‘Moment De La Verdad’를 영어로 옮긴 것인데, 스웨덴의 마케팅 학자인 리차드 노만(R.Norman)이 서비스 품질관리에 처음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원래 이 말은 투우사가 소의 급소를 찌르는 순간을 말하는데,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순간’ 또는 ‘실패가 허용되지 않는 매우 중요한 순간’을 의미한다. 따라서 MOT란 ‘진실의 순간’이라는 통상적 번역보다 ‘결정적 순간’이라는 말로 많이 쓰인다.

 

이것은 마케팅에서도 많이 쓰이는 있는데 고객서비스에서 MOT란 고객이 기업과 어떤 형태로 만나든 발생하며 이것에 의해 고객은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판단한다는 의미이다. ,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에게 서비스 품질을 보여 줄 수 있는 극히 짧은 시간이지만, 그것에 대한 고객의 인상을 좌우하는 극히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이 결정적 순간들이 하나 하나 쌓여 서비스 전체의 품질이 결정되며, 따라서 고객을 상대하는 종업원들은 고객을 대하는 짧은 순간에 그들로 하여금 최선의 선택을 하였다는 기분이 들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39세의 젊은 나이로 스칸디나비아항공의 최고경영자인 얀 칼슨(Jan Carlzon)은 고객이 입장에서 서비스를 파악하고 이것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결정적 순간개념을 제시했다.  스칸디나비아항공에서는 대략 한 해에 천만 명의 고객이 각각 5명의 직원들과 접촉했으며, 1회 응대시간은 평균 15초였다. 칼슨은 15초 동안의 짧은 순간순간이 결국 스칸디나비아항공의 전체 이미지, 나아가 사업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진실의 순간의 개념을 도입한 칼슨은 스칸디나비아항공을 불과 1년 만에 연 800만 달러의 적자로부터 7,100만 달러의 흑자경영으로 전환시켰다고 한다. 지금도 서비스 품질이 우수하다고 이름난 기업은 MOT개념을 도입하여 고객이 기대를 만족시키고 있다.

 

나 또한 15초의 결정적 순간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어 안달했다. 현장의 고객 접점을 체크했으며 고객 지향적 표준을 설정하여 고객의 만족도를 측정하였으며 내 목소리에도 정중함과 진실을 담기 위해 자세를 바로 잡았다. 

이 결정적 순간이 인간관계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첫인상이기도 하겠지만 1인 기업가로써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짧은 이미지이기도 하겠다. 1인 기업가는 이 결정적 순간을 놓치면 만회할 기회가 많지 않기에 더욱 이 개념을 염두 해 두어야 할 것이다.

 

어떤 경영서건 마케팅 서적이건 비 영리 단체건 고객이 최우선이라고 한다. 고객은 곧 사람이며 돈이다. 이러한 이론을 실제로 기업전략이나 마케팅 전략에 적용하여 구현하는 기업은 이윤뿐만 아니라 사람을 얻었다. 거창하게 전략이 아니더라도, 거대한 기업이 아니더라도, 제품이 아니라 사람을 얻기 위해서 곳에서도 고객만족, 고객서비스 마인드를 갖는 것은 경쟁우위를 갖는 것이라 생각한다.  


IP *.12.2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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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산
2009.10.20 07:12:26 *.126.231.227
15초의 결정적인 순간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브랜딩분야에선 패키지가 중요한데 1초의 미학이 들어가기도 하거든요.
즉 지나가다가 휙! 되돌아 볼 수 있는 임팩트가 필요할때가 있습니다.
15초의 안에 마음을 사로잡는 그 사례가 있으시면
꼭 좀 알려주세요.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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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야
2009.10.21 16:37:30 *.12.20.159
브랜딩분야에서 말하는 1초의 미학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거 아닐까 생각하는데...
보랏빛 소를 발견했을 때 한번 더 쳐다 보는, 그러니까 인식해서 각인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서비스분야에서 15초는 그 안에 마음을 사로잡기야 한다는 것야. 

네가 말하는 사례가 어떤 것일까 고민하다가 15초안에 어떻게 마음을 사로잡아 어떻게 수익에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것에 대한 사례는 찾지 못했어. 다만, 스칸다니비아 항공처럼 고객에게 15초 안에 관심을 보이고,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응대하도록 했더니 서비스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갔다는 정도의 사례가 있을 뿐이야. 사실 서비스 품질이나 만족은 눈에 보이지 않은 부분이고 정성적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서 성과를 평가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부분인듯 해. 
 
만족할 만한 사례를 알려주지 못해 미안하다. 두고 두고 찾아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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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1 09:49:33 *.230.92.254
춘희향 언니~ ^^

결정적 순간.. 15초라..
향이는 무엇이든.. 시간을 두고 봐야 되는데여.. 
저같은 고객이 오믄.. 저 같은 고객이 바로.. ㅈㅅ이져..ㅋㅋㅋ 

근데여.. 향이가 시간을 두고..
특히나.. 적어도..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지내고 본 사람에 대한 믿음만은.. 누가 뭐라해도 잘 변하지 않져..
글구.. 통하는? 사람끼리는 굳이 4계절을 다 겪어보지 않아도 그 깊이.. 알 수 있져..

제가 언니에게 꽂힌 결정적인 순간은.. 언니의 내성?을 보았을 때에여..
그 매력에.. 화~악 꽂혀.. 깊이 빠져 들었져.. ^^

언니~ , 우리 서로 꽂힌 채로.. 언제나.. 깊-----이 함께 해여~~~
언니~ , 진심을 담아.. 깊-------------------------------이 알라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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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9.10.22 10:05:55 *.94.31.26

초기 조건의 민감성이라는 것인데,,, 
심리학에서는 최초효과라고 말하고,  첫인상에서 무의식적으로 3가지를 지각한대네...
'좋다-나쁘다,  세다 약하다, 크다 작다'    = 합치면 '느낌' 이겠지...
구체적으로 표정, 목소리, 걸음걸이, 몸짓, 첫 말투, 눈빛,...이겠지.역시 더해지면 '느낌'이것제.

사람의 느낌은  통합적이고 전체적으로 (직관적) 지각하기 때문에 
개선을 할려면 구체적인 부분들은 따로 따로 기대하는 정도로 연습해서...  
검기나 걷기의 포스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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