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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3일 12시 02분 등록
 

호랑이 #2 시장, 심리적 거부감, 위축, 해법 5가지
제시어: 자신을 시장에 내어놓을때 발생하는 심리적 위축과 거부감을 극복하는 5가지 원칙


조금 전까지 계속 저항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동료들에게 물어보았다. 나를 시장에 내다 팔려고 할 때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일까요? 이구동성으로 “두려움이죠.” 라고 말한다.

한세기 전에 프로이드는 과학자답게 정신분석 장면에서 나타나는 저항을 찾아냈다. 자유연상으로 들어가기 전에 의식적, 무의식적 차원의 저항들을 정리해 본 것이다. 때로는 이 저항에게 발목을 잡혀 원인은 알지만 해결은 안되는 지난한 분석과정을 4년-5년씩 이어가며 에너지를 소진했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건너간 심리학은 특정한 상황에 특정한 문제해결 하나만 우선 끝내자고, 문제해결 중심의 상담기법들을 발전시키게 되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전문화 과정이지만 불편하기 짝이 없다. 사람이 어느 때는 '팔'만 생각하고, 어느 때는 '발바닥'만 들여다보고, '목'만 생각하는 그렇게 분리된 존재로 이해받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부분과 전체로서의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고 시장과 광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나와 너를 이해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이므로 이렇게 우선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세상에는 어느 한사람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반응을 하는 사람이 없다. 다만 비슷하게 생각하고 비슷하게 결론짓는 사람은 있다. 그래서 성격유형을 말하는 사람은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전제한다. 나와 같은 사람과 나와 다른 사람으로 크게 분류한다.

그런 관점으로 사람을 유형화하여 시장으로 나를 내어놓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심리적 위축과 거부감을 차별화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료와 사례들이 모여야 하겠지만 프로젝트가 계속되는 동안 좀 더 구체적으로 범주화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선, 이 글은 저항에 맞닥뜨릴 때 내가 사용했던 방법들을 소개함으로써 어디까지 조율이 가능할지 처음 시도해보는 글이다.


**시장으로 나아갈 때 저항과 심리적 위축을 극복하는 방법 **


원칙 1. 울어라, 날이 저물 때까지 울어라. 목 놓아 울어라.

울다보면 알게 된다. 내가 무엇 때문에 우는지 모르게 되는 단계까지 계속 울다보면 기운도 없어지고 더 이상 울기 싫어질 때가 있다. 그때가 터닝 포인트다. 그때가 밥을 먹으러 갈 때가 된다. 따뜻한 밥을 한그릇 뚝딱 먹고 나면 다시 기운이 난다. 그때 더 울던지 웃던지 마음대로 선택하면 된다.

에버레스트를 단독 등반했고, 그 후에 다시 무산소 등정에 성공을 한 산악인 라인홀트 메쓰너는 떠나기 전에 땀을 흠뻑 흘리며 운단다. 그렇게 무서워서 울고 또 울었단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는 길을 떠났다.

헨리 폰다는 무대 공포증 때문에 무대에 서기전에는 꼭 토하곤 했단다. 일흔 다섯 살이 되어도 헨리 폰다의 무대공포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몇십 년 동안 무대에 서도 그는 무대에 익숙해지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그것은 새로운 전투였기 때문이다.

원칙 2. 꼬랑지를 내려라. 꼬리가 아니다. 꼬랑지다.

전장터에 나가면 분명 나보다 힘이 센 놈이 있다. 나도 우리 동네에서는 한 용기있는 놈이었는데, 저 놈이 더 쎈 것 같다. 물론 피터지게 싸워서 죽어 넘어질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것은 힘쎈 놈이 아니다. 물론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는 숙명적인 만남이 있기는 하다. 그럴 때에는 물,불을 가리지 말고 나아가 꼭 이겨야 한다. 죽어도 이기는 싸움이 있다. 그런 영웅은 천지창조 이전에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 영웅전을 읽어댄 나의 의견이다. 그러나 보통 때에는 그냥 꼬랑지를 내려라. 그리고 그가 나눠주는 고기 덩어리로 참아라. 그리고 밤중에 홀로 달빛을 받으며 브레인 스토밍을 하라. 아니면 칼을 갈든지.

원칙 3. 자기만의 이유를 찾아내라.

자기만의 이유, 이것이 자유의 본질이다. 세상이 변하고 강산도 변하고 사랑도 변하고, 모든 것이 변해도 자기가 살아있는 한 이 自由는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보석이 된다. 변화 경영을 할 때에는 변하는 것을 바라보며 변하지 않는 자유를 생생하게 기억해야 한다. 때로는 측은지심이기도 하고 때로는 불인인지심이기도 할 것이다. 내마음이 가는 곳이 나의 존재이유이다. 세상이 미친 듯, 시류에 흔들리고 어지간히 대가 굳은 사람들도 휩쓸려 떠내려 갈 때라도 자유롭게 살 수 있어야 한다. 방법은 있고 또 인류사의 큰 스승들은 그렇게 살았다.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도 큰 삶이라고 생각한다.

원칙 4. 수퍼맨에게 도와달라고 외쳐라.

사실 수퍼맨은 특별하기 때문에 쉽게 만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은 마치 터널에 갇혀 있는 듯, 늪에 빠진 듯 위기상황에 처해있기에 이성적인 판단을 스스로 하기 힘들다. 그래서 경영의 대가들이 ‘이럴 때에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사건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사람은 동굴로 들어가고 어떤 사람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버리고 어떤 사람은 술을 마신다. 모두 길을 잘못 찾아들었다. 이럴 때에는 사람에게서 구해야 한다. 제일 먼저 도움을 청해야 한다. 도움을 청하지 않으면 그 절박함을 알지 못한다. 그럴 때 우선 도와달라는 말을 할 용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총알택시 기사가 마구 달라다가 죽어 염라대왕 앞에 불려갔다.
“네 죄를 네가 알겠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처자식 목구멍에 밥 넘어 가는 소리 들으려고 좀 무리를 했었습죠. 다른 욕심은 없었습니다.”

“무고한 다른 사람들의 목숨은 어떻게 보상할 텐가?”
“한번만 용서해 주시면 다시는 그런일이 없게....... ”
초범이어서 한번만, 딱 한번만 용서해주기로 하고 사회봉사 3일을 때리셨다.

그래서 63빌딩에 매달려 칠을 하게 되었다. 지루하고 힘이 들었다 하루종일 칠만 하고 있자니 어지럽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현기증이 나고..... 그래서...그사람 생각이 났다.

“수퍼맨 , 도와 주세요.”
수퍼맨은 수퍼니까, 일을 하다가 옷을 갈아입고 63빌딩 앞으로 왔다.
“수퍼맨 칠 좀 해주세요.”
수퍼맨이 근사한 폼으로 한손은 짧게 , 한 손은 길게 뻗으며 옆으로 날아갔다.
수퍼맨을 따라 눈을 돌리고 몸을 돌리다가 이 사람이 줄에서 그만 미끌어졌다. 몇 칸을 밑으로 떨어지면서 다시 외쳤다.
“수퍼맨 구해주세요.”
이 말을 듣고 다시 수퍼맨이 되돌아 왔다. 이번에는 오른쪽 팔로 왼쪽 어깨를 잡고 있었다.그러나 이 사람은 죽어서 다시 염라대왕 앞으로 갔다. 그리고 자기를 변호했다.
“수퍼맨을 불렀는데 그가 그냥 지나가 버리더군요.”
염라대왕은 수퍼맨을 잠시 불러다가 그 이유를 물었다.
“이 사람이 칠을 해달라고 해서 7자를 보여주었고 구해달라고 해서 9자를 보여주었는데요.”

썰렁한 죠크다, 그러나 한번 토론에 붙여 볼 만한 주제가 아닐까?

원칙 5. 자기 분석을 시작하라.

이제 조금 진지하게 정말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
철학적 원칙을 말할 때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이 일생의 화두라고 말했었다.

우선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을 분별해야 한다.
외부의 적은 위에 말한 4가지 방법을 활용하여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내부의 적은 만만치가 않다.

우리들 내부에 살고 있는 눈이 먼 호랑이처럼 보이는 적의 힘은 너무나 강해서 어디에서 오며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힘으로 우리를 공격해 들어온다. 죽음보다 더 강한 힘으로 고집을 부리며 달려들면 도망갈 곳도 없이 사로잡히게 되고 만다. 한껏 과장함으로서 중요함을 강조했지만 인생이라는 장에서 평생 수행을 해나가야 할 분야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저항을 불러 일으키고 망설이게 함으로써 일어서 나아갈 힘을 빼앗는 두가지 만 우선 말해보겠다.

나는 자주 망설이며 시간을 마구 흘려 보낼 때가 있다.

그 하나는 자아이상(Ego Ideal) 이 너무 높게 설정되어 있어서 그에 미치지 못하면 아무것도 내어 놓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지 매우 엄격한 심사에 걸려 넘어진다. 작은 숙제를 할 때에도 밤을 새우고 , 보고 또 본다. 물론 그 결과는 그저 그렇다. 그래도 내 안에 설정해 놓은 기준이 내가 할 수 있는 것 보다는 언제나 크다. 사람들은 “자기발전적 태도이군요”라고 덕담을 해 줄지 몰라도 나는 힘이 든다. 소심하게 걱정이 많다. 이것은 칭찬받고 싶은 욕망과 낮은 자존감이 함께 섞여있는 결과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정답은 없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찾아낸 것은 나의 선택에 도움을 준다. 내가 나의 선택을 즐기고 또 책임을 지게하니, 나는 나의 주인이 된다.

또 하나의 적은 이성이다. 마음의 흐름을 잘 살펴서 마음이 가는데로 하면 참 평화롭게 살 수 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선명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고 색깔이 불분명한 사람도 있다. 물론“ 내가 아는 나, 내가 모르는 나”의 차원까지 가지 않더라도 방어없이 잘 흘러가는 마음들이 있다. 나는 콤플렉스가 있다. 사람들은 이 콤플렉스를 ‘열등감’ 이라고 번역해왔지만 융은 어떤 감정이 뭉쳐있어서 그 부분을 건드리면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을 콤플렉스, 곧 감정복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한 영역이 내게도 있는 것 같다. 모두 다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반복되는 실수 속에서 찾아보면 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홀로 골똘하게 성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렇듯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글을 쓰면서 있는 그대로 마음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어두운 곳에서 홀로 근심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몇 달 동안 관찰했기 때문이다. 아마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 너무나 멀고 험해서 즐겁게 여행을 떠날 준비를 미처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위로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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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9.10.13 16:06:45 *.94.31.26

좌선생님! 나의 작은 머리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길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머리가 궁극적으로 하는 일은 가슴이 가르쳐 준 길을 '깨닫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그럴 땐  머리 속이 '번쩍' 하죠...

글고...
지금 번쩍하고,
' 海印 ' 이라는단어가 생각났습니다. ^^
 사연은 나중에 이야기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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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해
2009.10.14 23:43:42 *.248.91.49
백산, 안녕.?

몸이, 마음이 아파서 쩔쩔매고 있는데....
몸 아끼지 않고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전에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언제나 다른사람을 돌보고 있는 백산을 보면서
"참 좋은 치료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신세졌어요.

난 어릴때 무척 고집이세어서
'누가 쟤 고집을꺽을 수있을까....' 하고 부모님이 걱정하셨데요.

나는 반대로 남에게 맞춰주며 사느라고
행복하지 않았다고 기억하고있는데 말이죠.

"마음의 눈을 뜨면 태초의 진리가 찬란한 빛으로 쏟아져온다."
다음에 만나면 이 얘기도 좀 해줘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해인사 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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