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백산
  • 조회 수 330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9년 9월 12일 00시 42분 등록


P8101482.JPG



   Wishing Bell


세월을 품은 잔잔한 호수

부드러운 물결이 너울거리듯

우리들 사랑이 흐르고

먼 산 마루에는 구름이 쉬고

깎아지른 고성의 절벽으로

햇살이 쏟아진다.

 

해묵은 고목들은

여전히 말없이 호수를 지키고

하얀 백조는

그 품 안에서 노닌다

 

상처 난 돌계단 위에는

세월을 묶어둔

징이 박혀 있고

그 곁을 지키는 돌담엔

세월의 깊음을 알리는

이끼는 진하다.

 

헤아릴 수 없는 날들을

회당의 문을 지키던 예수는

오래오래,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회당 맞은 편으로 열려있는 길에는

세월이 파먹은 돌계단의 곰보자욱 속에

누군가의 발길이 끌고 온

희망의 조각들이 묻혀있다.

 

10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나서 

 

여린 소원의 종소리가

상처 난 내 가슴 속으로 밀려와

마법의 주문을 일으키며

물 위를 지나 세상으로 흩어져 간다.

 

마법의 종소리는

내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북소리와 어울리고

 

내게 의식(儀式)의 주문을 알린다.

 

사랑했었다. 사랑한다. 사랑하리라.

 

그래, 사랑했었다.

이젠 가슴 깊이 묻어버린 기억의 편린들..

나는 사랑했었다.

그 살아 생생했던 순간들을

 

오늘, 사랑한다.

지금-여기서 가슴을 열고

함께 길을 걷는

생생한 그들을 사랑한다

 

내일, 사랑하리라

내 삶의 거리 위로

세월과 함께 내려와 자리잡은

낡고 바랜 기억의 창들에 어린

사랑했던 순간들의 그리움들이

기쁜 눈물 속에 지워져 가더라도

 

아직 멈추지 않은

내일을 위한

내 심장의 북소리 속에

그들의 숨결을 묻어두고 사랑하리라

 

북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사랑했었으니

오늘도, 사랑하고

앞으로도 사랑하게 하소서.


*** 사진은 쎄이가 찍은 wishing bell 이 있는 호수 정경입니다.  

IP *.131.127.10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