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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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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15일 11시 13분 등록


(추후 수정하겠지만, 일단 마감시간에 맞추어 올려 둡니다. Version 0.1쯤 될까요?)


9월엔  미래를 그대들의 인생으로 끌어들여라.   미래와 함께 가라.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는 말에 공감하지 ? 

다음과 같이 '10대 풍광'을 만들어 발표해라.  

"2019년,  여름이다.   나는 지난 10년을 회고해 보았다.  
그리고 이 열개의 아름다운 장면이  지난 10년 사이에 내 인생을 찾아 온 것에 감사한다. "

나는 이것을 '미래의 회고'라고 부른다.  
2019년이 되어  회고하는 10개의 지극히 아름다운 장면을 그려내라.



나의 30대, 키워드는 기초를 탄탄하게 다지는 10년이다.

사회에 영근 모습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실을 더욱 다시는 초반 5년과
실천에 옮기기 시작하는 후반 5년.으로도 나누어 볼 수 있겠다.

예전의 나라면 30대에 성급히 꽃을 피우려고 했겠지만,
인생은 길다는 걸. 30대는 아직 젊다는 걸. 기본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일 것이다.



모범생 기질인지 사부님이 주문하신 대로 과거 회상형으로 썼다.
동행할 남편과도 함께 생각해보자고 대화를 나누고, 최종본을 보여주며 동의하는지도 물어보았다.


<불가능한 꿈을 꾸자>
라고 써놓고는 너무 현실적인 풍광을 그린 것 같아 창피하다.

중학생 시절 자기가 살고 싶은 집의 설계를 해 오라는 가정과목 숙제에
다른 아이들이 B5 모눈종이를 한 장 써 아파트 구조도 같은 것을 그릴 때
B1 사이즈 모눈종이를 넉 장 사다가 지하와 지상 3층의 거대한 주택을 설계하는 특이한 아이였던 나는
도대체 어디 갔는가?

항상 10년 후의 모습을 생각하던 치열했던 20대의 나, 
서른이 되어 보니 20대 동안 나는 내 상상을 뛰어넘는 가장 좋은 것들을 왕창 받았다.

더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어 보자.


 

10년의 회고 (2009-2019)

2019년에 돌아본 지난 10년

 

 

1.     제주에 내려와 새 삶을 개척했다.

신혼 초부터 제주행을 꿈꾸어왔던 남편과 나, 우리는

제주시 OO면 OO리 전원마을에 작은 주택을 마련했다.

2009년부터 사전 답사를 해 왔던 곳인데,

마침 지인이 다시 육지로 돌아간다며 적당한 가격에 멋진 황토집을 넘겨주었다.

생각보다 큰 마당의 2층집이다.

덕분에 이곳엔 나의 작업실을 겸한 작은 도서관이 생겼다.

책은 연구원들이 많이 기증해 주신 덕에 꽤 큰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

또한 감사했던 분들을 초대해 하루 이틀 푹 쉬시도록 대접할 공간이 생긴 것이 참 좋다.

이 곳에서 소규모로 재배한 커피와 직접 정성들여 만들어놓은 유기농 자연 차를 대접하는 것은 나의 또 다른 행복이다.

훌륭한 스피커를 갖추어 놓고 고전음악 감상을 함께 하거나,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우리집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치유의 한 과정이다.

홈씨어터와 커다란 스크린으로 오페라 공연 실황 DVD를 틀어주기도 한다.

 

이 곳은 뒤에는 산, 앞에는 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마을인데, 마을 주민을 위한 생활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우리 가족은 농구장과 인조잔디 축구장, 고무트랙에서 매일 아침저녁 운동한다.

 

우리는 작은 텃밭도 가꾼다. 건강한 유기농 식단을 위해 나는 몸의 수고로움을 택했다.

 

30년 동안 나를 괴롭히던 도시의 소음과 매연이 사라진 이 곳에서,

나는 고질병이었던 비염과 작별할 수 있었다.

 

 

2.     하느님의 선물, 아이들

하나같이 밝고 건강한 아이들은 어렸을 때의 나처럼 쓸데 없는 고민에 허우적대지 않는다.

아이들은 나와 남편의 바람대로 자연과 더불어 해맑게 자라고 있으며,

자연에 무지한 엄마에게 자신들이 체험한 자연을 알려주기까지 한다.

여동생의 아이들도 자주 내려와 이곳에서의 제 사촌들, 이모와의 생활을 즐긴다.

 

아이들을 낳은 덕분에 나는 세상을, 그리고 사람을 조금 더 사랑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모두가 우리 아이처럼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였다는 사실이

새삼 나에게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통해 생명의 힘을 느끼면서 하느님에 대한 경외감과 신앙심이 더욱 두터워짐을 느낀다.

또한 남편의 바람대로 해외의 아이들 10명과 결연을 맺어 또 다른 부모 역할도 하고 있다.

 

 

3.     아프리카, 남미로의 가족여행

우리가 가 보지 못했던 아프리카, 남미 대륙으로의 여행을 더 늦기 전에 성사시켰다.

남미 여행에는 그곳에 20년 전 무작정 건너가 사업을 시작한 시동생이 동행이 되어 주었다.

철저한 조사와 준비 끝에 떠난 여행에서 아이들은 무척 감명을 받은 눈치였다.

편지만 주고 받던 후원 아이들과 직접 만나볼 수 있던 것도 큰 수확이었다.

남편은 이 과정을 카메라에 담고, 나는 글로 남겨

오랜 꿈인 <글 신아인, 사진 이OO>의 첫 부부 공저를 남기게 되기도 했다.

 

북미대륙 일주. 동서부의 양가 친척들 방문과 캐나다 캐러밴 여행.


 

4.     내가 평생 할 공부를 찾았다

아무도 걷지 않는 길에 나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해,

공부하다 죽을 각오까지 하고 그 길에 들어섰다.

목숨을 거는 출산을 경험하고 난 나에게는 두려운 것이 없어졌다.

 

그 과정에서 만나 알게 된 교수님을 통해 석박사 통합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전 석사과정에서 들었던 수업들을 상당 부분 인정받게 되어

박사과정의 자기주도적인 공부에 몰두할 수 있었다.

또한 온전히 나의 의지만으로 선택한 논문 주제가

심사를 무사히 통과해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논문은 해외 저널에 퍼블리시 되었을 뿐 아니라

실무와 접해있는 내용이기에 쉬운 언어로 정제되어 단행본으로도 펴냈다.

 

남편 또한 박사학위와 국가 기술사 자격증 취득 모두를 이루어

가르치고 연구하는 일에만 매진하게 되었다.

 

둘다 한참 공부를 할 때는 새벽까지 머리를 맞대고 앉아

누가 더 오래 버티나를 겨루기라도 하듯 공부에 집중했는데,

이 일도 지나고 보니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영어와 일어로 논문을 쓰고 강의를 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정도가 되어 나의 경쟁력이 되어 주었다.

 

 

5.     책을 2000권 이상 읽었다 –내공쌓기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 과정 1년은 나에게

매주 서너 권의 책을 읽는 습관을 고착화해 주었다.

 

내 인생의 주제를 잡고 관련서적을 탐독하느라 집중한 시기도 있었고,

출산과 육아로 약간 소홀해질 수 밖에 없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타고난 집중력 덕분에 매년 200권, 즉 이틀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읽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리뷰도 꼬박꼬박 작성했다.

나만의 형식을 갖추어 관련된 책과 인접학문분야 구조도까지 그리고 설명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기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이 덕분에 나는 <북 (힐링) 테라피스트>라는 나의 오랜 꿈을 이루게 되었다.

지치고 힘든 이들에게 현재 상황에 맞는 적절한 책을 권해주고

그들의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더 이상 꿈에 머무르지 않았다.

 

 

6.     내 책이 나왔다

첫 책이 나온 것은 9년 전이다.

내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정식 데뷔를 하는 데 공저라는 형태를 띠기는 싫었다.

 

매년 주제를 잡아 작성해간 북리뷰들이 내 책의 훌륭한 밑바탕이 되어 주었다.

나만이 낼 수 있는 책이라고들 했다.

(저자 역할 모델은 <헌법의 풍경>의 김두식 교수, 다치바나 다카시 등등)

 

치열하게 고민하고 써 내려간 책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영어와 일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되어 해외 판권을 맺었다.

 

작가들을 좀 더 대우해주는 작은 출판사를 하나 등록해 내 책을 펴내기 시작했다.

친한 동생이 훌륭한 기획자로 성장해 이 출판사에 들어와 주었다. 참 감사한 일이다.

 

 

7.     몸과 정신의 건강

건강 체질이 아니던 내가 아이를 낳고 나서 체질이 확 바뀌며 훨씬 건강해졌다.

매일 새벽 빼먹지 않고 하는 운동 덕분에

요가 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공부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시작한 달리기는

5km, 10km 마라톤 완주하는 성과를 가져다 주었다.

내가 식단에 신경쓴 덕에

30대의 혹독한 공부와 일에 매진하는 시기에도

우리 가족은 건강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8.     마음에 쏙 드는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출발은 남편과 나, 두 사람이었다.

연구원 생활의 연장선상에서,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며

일 주일에 한 권씩 책을 골라 읽고 주말에 숲길 산책을 하면서 토론을 하는 것을 알고는

주위 사람들의 성화로 가족 이외의 사람들에게도 오픈하게 된 것이다.

 

제주를 사랑해 이곳에 터를 잡은 의식있는 젊은 부부들과 우리는

독서모임으로 한결 더 가까워졌다.

 

 

9.     가족과 작은 실내악단을 조직했다.

돌아가신 아빠의 소원이던 가족 실내악단을 만들었다.

남편은 피아노를, 나는 첼로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듯 시작했고,

아이들은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배웠다. 가끔 나는 플루트를 잡기도 한다.

아, 합창을 좋아하는 남편은 아이들과 성악 비슷한 것도 한다.

우리 가족 실내악단의 이름으로 조촐한 발표회 같은 연주회를

일주일에 한 번씩 봉사하러 가는 곳에서 펼치고 있다.

물론 우리만의 도서관도 연습실과 연주회의 공간이 된다.

 

다음 단계로는 육체의 아름다움을 알게 하기 위해 춤을 배우고 있는데

몸치 기질이 있는 우리 부부에겐 40대 10년 동안 도전할 새로운 목표가 될 것 같다.

 

 

10.   경제적 독립

꾸준한 절약과 적절한 시기의 투자 성공으로 크지는 않지만 경제적 자립을 이루었다.

더 이상 돈 때문에 선택을 포기하는 일은 없다.

자식들에게는 상속을 전혀 하지 않을 것이기에

사회에 어떤 식으로 반납하고 갈 지를 구체화하는 일만 우리에게 숙제로 남았다.

 

 

IP *.71.9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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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5 14:12:59 *.249.57.191
2009년에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그리는 너의 10대 풍광이 해를 거듭할수록
얼마나 더 그윽하게 깊은 향을 자아낼지...

아인아. 함께 가자. 때론 손잡고, 때론 멀리서 응원하고.
때론 햇살 밑에 앉아 까르륵 웃으며 수다도 떨고 말이야.
그래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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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2009.09.21 11:50:35 *.71.99.41
넵! 같이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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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산
2009.09.16 01:04:35 *.126.231.207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아인이만큼 강한 사람 매우 드물게 마주하게 되는데
다들 그 노력만큼이나 잘 살고 있더라.
물론 10년 이후에 아인이 역시 원하는 삶을 살고 있겠지.
부럽다. 너의 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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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2009.09.21 11:52:18 *.71.99.41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바로 제가 떨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걸 깨달은 게
지금까지 연구원 하면서 얻은 소득 중 하나에요.

덕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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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6 07:56:29 *.40.227.17
아인~ ^^

예전보다.. 많이 편안해 보이더라.. 글구.. 여전히 구엽고.. 더 이뻐졌어.. 그게 보여..
(아인.. 그렇다고 예전에 안그랬다는 거이는 절---대 아니니까.. 알지?^^)

무엇보다.. 같이 꾸는 꿈이라.. 함께 하는 꿈이라.. 
반드시.. 꼭.. 이루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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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2009.09.21 11:54:57 *.71.99.41
이뻐진 건.. 백산 선생님의 권유로 한 헤어스타일 변화 덕분이 아니었을까 하구요 ㅋㅋ
(원래 머리가 짧을수록 더 이뻐 보이는 특이한 얼굴이라)

언니도 더 멋진 꿈 함께 꾸실 동반자를 얼른 만나실 거에요.
저희는 아직 철이 없어서..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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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6 09:45:38 *.246.196.63
아인~ 니 얼굴에서 빛이 반짝반짝 나는거 알아?
지난 오프모임때 너 보는데, 왠지 모를 생명력이 니 안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느낌이 들었어
생명을 잉태하고 있어서일까? ^^
지금까지 살아온 것 만큼, 아니 그것보다 더 욕심나게 살아라~
우리 30대 멋지게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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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2009.09.21 11:56:28 *.71.99.41
그럼 아기 낳고 나면 요 자체발광이 확 줄어드는 거 아닐까? 좀 불안한데? ㅎㅎ

함께 멋진 30대 열어갈 네가 있어서 참 좋고,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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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9.09.17 10:20:17 *.160.33.197

너 보다 네 꿈이 작구나. 
더 크게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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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2009.09.21 11:57:44 *.71.99.41
저도 이거 써 놓고
너무 개인적인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있고, 사회에 대한 것은 빠져 있어서 마음이 좀 그랬는데

사부님께서 더 잘 아셨던 것 같아요.
더 큰 꿈을 꾸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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