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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30일 23시 21분 등록
 

왜 호모 노마드인가?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최근 우리 사회는 ‘유목(이동)’이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며, 유목민(Nomad)적 삶의 방식을 속도의 시대(Speed-of-Thought)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잡노마드 사회」를 저술한 군둘라 엥리슈가 말하듯이 이러한 시도는 사막이나 초원 등 열악한 환경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유목민들의 생존전략과 적응양식이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의 창조적인 욕구와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과사전에 의하면, 노마드(nomad)는 '유목민', '유랑자'를 뜻하는 용어로,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Gilles Deleuze)가 그의 저서 《차이와 반복》(1968)에서 노마드의 세계를 '시각이 돌아다니는 세계'로 묘사하면서 현대 철학의 개념으로 자리 잡은 용어다. 특히 노마디즘(nomadism)은 현대로 들어오면서 그 의미가 확대되어 ‘공간적인 이동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 불모지를 새로운 생성의 땅으로 바꿔 가는 것, 곧 한 자리에 앉아서도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매달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어 가는 창조적인 행위를 뜻’하게 되었다. 철학의 영역에서는 각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삶을 탐구하는 사유의 여행을 의미”하고 사회·경제의 영역에서는 정착의 틀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생성과 파괴를 거듭하며 살아가는 21세기 현대인의 새로운 생존전략을 의미한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 역시 「21세기 사전」에서 ‘디지털 노마드’라는 신 개념어를 만들어서 유목의 시대를 예견하고 있다. 그 뒤 아탈리는 노마드적 삶의 양식과 문화를 일시적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필연적인 패러다임이자 미래 세계를 바꾸는 주된 동력으로 말하고 있다.


자크 아탈리는 현생인류 이후의 역사를 ‘노마드’란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이 흥미롭다. 그는 역사의 발전과 창조를 이룩하는 것은 유목민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주장한다. 유목민들은 정착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기에, 순발력과 경쟁력, 창조력을 무기로,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역사를 창조해 낸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인류의 문명이 전파된 것은 유목민에 의해 이루어졌고, 전쟁을 통해 문화가 융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정착된 자들은 자신의 것들을 지키기 위해 투쟁했고, 유목민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발견과 창조를 위해 투쟁을 해왔다.


‘디지털 노마드’

현대 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사회의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순발력과 창조력을 필요로 한다. 정착된 농경민족에 가까운 생각과 습관은 안정적인 상황에 안주하는 경향이 강하고, 문제를 즉각 해결하기보다 미뤄두려 한다. 유랑하는 유목민족에 가까운 생각은 변화하는 환경을 재빨리 감지하며 순발력과 창조력으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 간다. “호모 노마드”란 개념이 삶의 절대적인 지침이나 진리가 될 수 없지만, 다가오는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펼쳐 가는데 꼭 필요한 개념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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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야
2009.09.01 06:48:37 *.12.20.78
노마드를 유목민이라고 하는 것보다 유랑자라 하니 더 이해가 빨라지네.  노마드에 대한 다양한 정의... 이제서야 완전 감 잡았어.ㅋㅋ.
근데 오빠. 디지털 노마드는 대충 알겠는데... '호모 노마드'의 개념을 잘 모르겠어.
디지털 노마드와 호모 노마드의 차이는 뭐야?  살짝 설명해 주면 안 될까? 
- 궁금쟁이 춘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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