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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30일 13시 05분 등록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여행기 – 자연을 중심으로

 

작성자 : 장성우(변화경영연구소 5기 연구원)

 

들어가며

 

어렵게 나선 여행 길이었다. 직장을 다니다 보면 열흘 가까운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다. 나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여행 동료들이 어렵게 어렵게 휴가를 내어 여행을 나선 것을 나중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여행 전날 까지도 일을 마무리 한 채 지친 심신을 끌고 나선 여행길, 하지만 그렇게 힘들었기에 더욱 큰 설레임이 있었다.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이름조차도 생소한 그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묘한 호기심을 가지고 여행을 나설 수 있었다.

 

자그레브

 

우리는 자그레브에 밤 10시에 도착했다. 마침 그날이 보름이었는데 하늘에는 보름달이 아주 동그랗게 떠 있었다. 한여름 밤인데도 공기는 신선했고 무엇보다 눅눅하지 않아서 좋았다. 예정된 호텔에 투숙한 후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나선 산책 길에 본 맑은 자그레브의 하늘 역시 좋았다. 국민의 약 80%가 카톨릭 신자인 나라답게 아침 6시에 근처 성당에서 맑은 종소리가 들렸다. 어릴 적에 들어보고 최근에는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인지 오랜만에 들어보는 잔잔한 종소리가 듣기에 아주 좋았다.

 

아침 산책길에 보니 6시 반에 이미 카페들이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카페를 골라 들어가서 모닝 커피를 시켜 마셨다. 아침 7시에 마시는 커피 맛은 일품이었다. 이들의 근면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플리트비체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크로아티아의 대표적인 국립공원으로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적 가치를 지닌 곳에 속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이곳의 독특한 자연의 진행과정 그리고 특이한 동식물 군들의 분포로 인한 높은 보존가치 때문에 호수를 포함한 이 지역 숲은 1949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79년에는 유네스코 자연 유산에 등록되었다.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은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골짜기에 계단식 구조로 이루어진 16개의 신비로운 호수가 폭포로 연결된 구조로 되어 있다. 가장 높은 지역에 있는 호수는 프로스칸스코(Proscansko)로 해발 639m에 있으며 가장 낮은 호수는 노바코비차 브로드(Novakovica Brod)로 해발 503m에 있다. 전체 면적이 295평방Km에 달하며, 그 중 호수의 면적만 2평방Km 이다. 물빛은 투명한 파란색에서부터 초록색까지 물의 깊이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데, 이는 탄산석회가 호수의 바닥과 둑에 쌓여서 물빛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직접 본 플리트비체의 물은 정말 맑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지금까지 보았던 어느 호수 보다도 많은 물고기가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것들이 전부 송어 단일종이라는 것이다.

  

공원 내의 호수들은 계단식으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었고 입구는 가운데쯤에 있었다. 그래서 위쪽으로 갈 수도 있고 아래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안내원은 위에서부터 시작해서 아래 끝까지 전체를 다 둘러보는 것을 권장했지만 우리는 시간 관계상 아래쪽 방향만 돌아 보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유람선을 타고 반대편으로 건너가야 했다. 그런 후 호수를 감싸고 도는 길을 따라 걸으면서 계단식으로 구성된 호수와 주변의 폭포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모든 길은 나무 목책으로 되어 있었다. 또한 폭포는 더 없는 장관이었다. 걸을 때는 몰랐지만 언덕을 타고 계곡 위로 올라오면서 보니 전체적인 설계가 참으로 아름다웠다.


호수 주변을 걷다 보니 석회질 하얀 바닥에 잔풀까지 보이는 투명한 물속에서 무리 지어 헤엄치는 송어 떼들과 물 속에 잠긴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느낌을 주었다.

 

자다르/스플릿

 

자다르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바라본 해안선과 석양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특이한 것은 숲이 울창한 동부와는 달리 서쪽 해안선에 다가갈수록 땅이 전부 회색빛의 석회암이었고 나무들도 대부분 올리브 나무류의 낮은 나무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높이가 2미터 이상 되어 보이는 나무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서해안 항구도시에 도착하니 크로아티아는 해양 국가임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크로아티아 전체적으로 서해안 아드리아해에 위치한 섬이 1,200개나 되고 주요 도시들이 서해안을 따라 많이 발달해 있었다. 자다르와 스플릿은 그 중에서도 유명한 항구도시이기 때문인지 항구에는 차를 싣고 섬으로 오가는 페리 여객선들이 많이 보였고 항구 안에 정박한 요트들도 참으로 많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각자의 요트에 몸을 싣고 편안한 시간들을 즐기고 있었다.

 

브라치 섬의 수페타르와 볼 해변

 

우리는 많은 섬들 중에서 스플리트 바로 앞쪽에 위치한 브라치 섬을 방문했다. 페리가 정박하는 수페타르의 바닷가에 위치한 리조트 스타일의 호텔 벨라리스에 머물렀는데 럭셔리함에 바다까지 눈앞에 둔 아주 보기 드문 휴식처였다. 하루만 머물고 가는 것이 정말 아쉽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특히 야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저녁 식사 후 우리는 아드리아해의 밤바다에 가서 맑은 공기와 하늘, 물을 즐겼다. 그리고 누구랄 것도 없이 밤바다에 풍덩풍덩 뛰어들어 물장난을 하기 시작했다. 아드리아해 바다에 누워서 배영을 하면서 바라본 밤 하늘은 잊을 수 없는 장면이 되었다.

 

다음 날 우리는 브라치 섬 반대편의 유명하다는 볼 해변으로 갔다. 버스를 타고 작은 선착장에 도착한 후 이른바 수상 택시라고 부르는 작은 배를 타고 10여분 남짓 들어가니 둥글게 타원형으로 생긴 볼 비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의 특징은 모래가 아니고 작은 돌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모래 해변보다 그 부드러움은 덜 했지만 반달형으로 넓게 퍼져있고 바닷물 색깔도 정말로 아름다운 멋진 곳이었다. 볼 해변에서의 수영은 정말로 짜릿했다.

 

쥴리안 알페 산맥의 절경 : 트리글라브 국립공원

 

트리글라브 국립공원(Triglav National Park)은 슬로베니아의 서북쪽에 위치한 이 나라의 유일한 국립공원으로서 이 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인 트리글라브 봉(2864M)을 중심으로 블레드, 보힌, 카란스카야 고라 등의 슬로베니아 도시를 끼고 있으며,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의 국경과 접하고 있다. 공원의 넓이는 880평방 킬로미터로 슬로베니아 전체 영토의 3% 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트리글라브 산은 이 나라의 상징으로서 슬로베니아 국기에는 이 산 문양이 들어있다. 높은 계곡과 산등성이, 특색 있는 자연 환경은 이곳의 자랑거리이며 이 국립공원은 보힌 호수와 폭포, 협곡, 카르스트 지형 등 다양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 추운 북부고산지대와 온화한 서부 지중해성 기후 특색을 가지고 있어서 독특한 동식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직접 가본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은 한 마디로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협곡에서 바라본 쥴리안 알페 산맥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물은 진짜로 차가웠다. 이동 중 중간에 잠시 내려서 계곡에 발을 담궜는데 모두들 발이 시려서 채 10초를 발을 담글 수 없을 정도였다. 나를 포함한 몇 명만 호기로 물 속에 들어가서 버티기를 시도했다. 나중 되니 견딜만 해졌는데 나오고 나니 한 동안 몸에서 서늘한 기운이 떠나질 않았다.

 

이 고지를 넘어 블레드 호수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50개의 굽이를 넘어가야 했다. 그리고 최정상 1800 미터 고지에는 휴게소 겸 산장이 있었다. 우리는 그 곳에서 경치도 만끽하면서 함께 모여 거리 공연을 위한 노래도 연습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에피소드 # 아찔한 버스 운전

 

톨민을 거쳐 줄리안 알페 협곡을 넘어가는 길은 진짜로 좁고 가파랐다. 원래는 우리가 탄 49인승 대형 코치 버스가 가기 힘든 곳이었으나 우리의 기사였던 스탕코가 자신이 가진 운전 기술을 최대로 발휘하여 거의 묘기에 가까운 솜씨로 협곡을 넘었다. 양쪽 바퀴가 낭떠러지에 맞닿은 길의 끝을 아슬아슬하게 걸치며 지나갈 때 버스 창문 너머로 천길 낭떠러지를 바라보는 그 느낌이란…. 그 모골이 송연한 느낌 때문에 더욱 여행이 시원하게 느껴졌던가….

 

블레드/보힌 호수

 

줄리안 알페 협곡을 넘어 우리는 블레드 호수 주변의 호텔에 도착했다. 트리글라스 국립공원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아름다운 호수의 도시 블레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역사적인 흥미를 모두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블레드의 이미지는「성, 거대한 호수, 호수 가운데의 작은 섬」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블레드 성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전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레드 호수가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는 오래된 고성, 블레드 성은 1004년 독일의 황제 Henrik II 가 Albuin of Brixen 주교에게 황제의 선물로 블레드를 하사해 주면서 만들어진 성으로, 처음에는 높은 언덕의 비탈에 성벽과 함께 로마네스크양식의 탑만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이후 중세시대 후반에 더욱 많은 탑들이 지어지고 요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곳이다. 외곽 성벽을 통해 들어가야 하는 입구는 고딕양식의 아치와 성을 연결해 주는 다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 다른 건물들은 바로크시대에 추가로 지어진 것이 있어 이곳은 성곽건축양식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숙박 후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블레드 호수 주변을 블레드 성이 있는 쪽으로 해서 한 바퀴 걸었다. 블레드 호수 가운데에는 성당이 있는 블레드 섬이 있다. 이 블레드 섬을 조망하면서 걸었다. 걷다 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호수주변을 걷고, 달리고, 바라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를 타고 유람하는 사람도 있었고, 멀리에는 카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중에 보니 카누 경주를 위한 레인이 따로 설치되어 있었다. 호수에서는 대부분 수영 금지이지만 한쪽 공원의 허용된 공간에서는 일광욕과 수영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보트를 타고 블레드 섬 안의 성당으로 갔다. 이 곳은 주교좌 성당으로 추기경 임명식을 하는 성스러운 장소이며 호수 끝과 블레드 섬을 오가는 배는 지정된 가문에서만 운영하고 있으며 대를 이어가며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성당에서 우리는 Wishing Bell을 울리면서 각자의 소원을 빌었다.

 

블레드 호수는 조용하고 정겨웠다. 블레드 호수에서는 관광객들로 북적대는 다른 유럽의 도시와는 다르게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은 지친 여행객에게 장시간의 안정된 휴식을 줄 수 있는 산뜻한 도시임에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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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산
2009.08.30 13:11:54 *.176.68.156
사진 중심으로 구성했는데 '연구원 컬럼' 란은 문서 첨부가 2MB 밖에 안 되어서 아무리 사진 크기를 줄여도 전부 첨부가 되지 않네요. 그래서 일단 사진 없이 글만 올립니다. 글만 올리고 보니 정말 허접하네요. 차후 보완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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