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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3일 08시 45분 등록


나처럼 어설픈 주부는 요즘 더욱 장보기가 수월하지 않다. 언제가부터 리프킨의 책을 읽고 생각 해보니 새로운 시장 경제인 접속의 시대가 시작되면서였던 것 같다.- 가공식품이든 신선한 야채든 과일이든 주재료의 원산지가 어디인지를 살피는 나를 발견했다. 얼마 전만해도 원산지는 국산이었기에 몇 그램짜리 인지 제품의 양을 확인하는 게 먼저였는데 말이다. 글로벌 시대에 무역거래가 활발해져 이제는 우리의 식탁에 중국산이 아닌 것이 없고 칠레산 과일에 미국산 콩과 소고기까지 올라오게 되니 바른 먹거리의 기준 조차도 정립하기 힘들 지경이다.

 

유난히 두부를 좋아하는 나는 두부를 살 때도 원산지를 꼭 살핀다. 이제는 두부도 마음 놓고 덥석 집어다 먹지 못하는 세상이다. 손두부라고 하는데 크기가 크면서 가격이 싸도 의구심을 갖게 되고 미국산이라면 유전자 조작을 의심하게 된다. 더욱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는 항상 미국산 콩으로 만든 것 보다 1.5배는 비싸 갈등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콩나물 한 움큼에 백원이라도 깎으려고 하는 보통 시민으로서 두부 가격의 차이에도 비애를 느낀다.

 

사실 미국산 콩도 아무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1994년부터 유전자 조작 먹을 거리를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특히 미국의 생명공학 몬산토의 유전자 조작 콩인 라운드업이라는 제초제에도 견딜 수 있도록 만든 콩이기에 그러한 것이 우리 인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뿐만 아니다. 노비티스 기업이 개발한 유전자 조작 토마토는 자연상태의 토마토에는 없는 독성을 가지고 있어 곤충의 애벌레가 이 토마토를 먹지 못하게 한다니 유난히 때깔 좋고 반들반들한 토마토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는 현대 과학기술이 무엇을 하고 지나갔는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신을 차리기 힘들 지경이다.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지식, 상표, 개념, 아이디어 등 무형의 자산에 의해 통제하고 실질적인 소유권을 가질 수 있다 하더니 그것이 과학과 만나 현 생활에 영향을 팍팍 줌을 느끼며 살아 가게 된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는 사회에서 맑은 정신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콩이 콩이기 이전에 어떤 모습으로 조작 당했는지 까지 공부를 해야 할 판이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만들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생명공학 기업은 몬산토라고 할 수 있다. 몬산토는 다국적 종합 화학제품 제조업체였다. 화학공학 기술을 기반으로 비료, 농약, 제초제, 살충제, 의약품 등 다양한 화공 제품들을 통해 세계적 회사로 군림하여 왔던 몬산토가 1979년에 생명과학 분야에 진출을 선언했다.

 

생물학을 바탕에 둔 생명공학분야에서 몬산토의 변신이 불가능 하리라 생각하였다. 몬산토는 화학 분야 이 외의 다른 분야들은 다각화를 촉진하였으며 미래 핵심 사업 분야로 생명공학을 선정한다. 상품화를 앞당기기 위해 외부 회사와 연구기관과 제휴 및 아웃소싱하여 연구 개발에 매진하였다.

 

생명공학이라는 분야는 상품시장 기준으로 볼 때 한가지 특정 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농업 축산업, 제약업, 환경분야 등 무수한 사업분야들의 기반 기술이 될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농업, 축산, 제약은 생명공학의 기술역량을 적용할 수 있는 유망 산업이었다.

 

농업분야에서는 유전공학은 해충에 대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어서 살충제를 뿌릴 필요가 전혀 없고 질병에 저항력이 있어서 살균제를 뿌릴 필요가 없는 농작물을 만들 수 있었다. 몬산토의 대표적인 제품인 라운드업제초제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농업 분야에서 유전자 조작에 관련된 생명공학 기술을 적용하여 밀, , 옥수수, 콩 등 식량생산의 혁명을 꿈꿨으며 전 세계적인 기아와 식량 문제를 고려할 때 농업 생명공학을 통해 인류 식량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이루 것이라고 생각했다. 몬산토는 이것이야말로 인류의 미래를 이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아직도 세계적 기아와 식량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엄청난 투자로 만들어진 새로운 씨앗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가난한 나라의 빈곤한 농부들은 그렇게 좋다는 씨앗을, 그 씨앗에 맞는 살충제까지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처음 내세웠던 먹을거리 생산량을 늘리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리프킨이 말한 것처럼 지적 독점기업의 특허로 유전자를 팔지 않고 빌려 줄 뿐이다. 사지 않고 빌릴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축산업 분야에 응용하는 것은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았는데 소나 돼지의 성장 호르몬 같은 성장 단백질을 통해 동물의 타고난 특성을 강화 시키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소의 상장 호르몬은 젖소가 우유를 생산하는 효율성을 10~25퍼센트 향상 시켰다. 돼지 성장속도도 약 2.5주 단축하여 시장성을 놀일 수 있고 지방질을 줄인 돼지고기를 생산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환경운동단체들은 몬산토에서 개발된 종자들이 판매될 경우 자연적 생산 방식보다는 라운드업과 같은 화학 물질 제초제에 더욱 의존하게 되어 환경파괴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으로부터 콩을 수입할 수 밖에 없는 유럽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유전자 조작 콩의 시판은 엄청난 우려와 공포를 자아냈다.

 

생명공학 반대운동가들과 환경단체들은 유전자 조작 식품들의 수입을 막았다. 이러한 논란은 1차 고객인 농부나 음식물 가공회사들에 판매하는 것은 전혀 문제 없었으나 제조된 음식물들을 소비하는 최종 소비자들인 일반 시민들에게서 발생했다.

 

생명공학이 인류와 환경 생태계에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또한 크다.

이러한 위험을 더욱 심각하게 바라보게 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에 한 캐나다의 농부가 몬산토로부터 구입하여 파종한 채소 종자가 경작지역 주변의 잡초와 교배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 새로운 잡초의 유전자 분석을 해보니 병충해와 제초제에 잘 견디는 슈퍼 잡초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러한 잡초의 등장은 농업에 큰 재앙이 될 수도 있겠다.

 

유전자 조작 먹을 거리를 수출하는 나라나 몬산토, 노바티스 같은 기업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큰 소리 치지만 과연 이러한 유전자 조작 먹을 거리를 인간이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얼핏 생각해도 문제가 없어 보이진 않는다. 생명공학의 자도 모르더라도 일단은 자연스럽지 않지 않은가! 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고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자체가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 섭리적인 관점을 벗어나 정신차리고 생각해보면 유전자 조작에 의한 먹을 거리의 심각성은 집어 먹던 한 점의 고기도 내려놓게 한다.

 

우유섭취로 인해 아이들의 초경이 과거보다 빨라지고 있는 현상도 소의 몸집을 키우고 우유의 양을 늘리려고 투여한 성장 호르몬 때문이다. 요즘은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도 성 조숙증세가 급증하게 나타나는 것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또 한국과 일본 아이들의 키가 커졌다고 하는데 그것도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나도 반성해야 한다. 유독 큰 키를 선호하는 세상이니 어느 집에서 아이에게 매우 우유를 몇 리터씩 마시게 했더니 키가 엄청 컸다 더라.’는 말에 혹하여 아이에게 우유 먹기를 권했으니 말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생각하면 학교 급식 때 매일 나오는 우유도 급식 저지 해야 함이 마땅해 보인다. 

 

동물에 대해서도 유전자 복제 동물의 번식을 생각하면 더 끔직해 진다. 복제하기 위해 화학물이나 약물이 생산될 것이고 그것은 우유로 나올 것이고 그 고기를 사람이 먹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과 복지를 위한다는 명분아래 실험되고 있는 복제와 생명조작의 연구는 뒤집어 보면 상업적인 이윤 추구에 있다는 것도 슬프게 한다.

 

이 정도의 증상은 시간이 갈수록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2001년 영국의 에버딘 로웨트 연구소에서 유전자 변형농작물인 감자를 한 쪽은 익힌 것으로, 다른 한쪽은 날것으로 쥐에게 먹여 쥐의 장에 어떤 일이 생기는가에 대해 연구를 했다. 최소 5~6천 마리의 쥐를 실험했는데 결과는 놀랍게도 익힌 음식은 별 변화를 주지 않았는데 익히지 않은 음식은 쥐의 장 한 부분을 커지게 했다는 것이다.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단백질은 95도 이상에서 5분간 가열시 파괴된다고 한다. 유전자 변형 식품은 익혀서 먹으면 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게 그리 쉬운가. 유전자 변형 과일이라면 어찌하나.부페에 가면 먹게 되는 육회는 또 어떤가. 곡식은 날 것으로 먹는 예도 많고 덜 익혀서 먹기도 하는데 말이다. 무엇보다 아직 유전자변형 농작물이라는 표시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다. 이러다 보니 간혹 뉴스에서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했다고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국내산>이라고 적힌걸 보면 반갑기 그지 없다. 신토불이는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시간이지면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유전자 조작이라는 생명과학의 발전로 인한 현상들은 나타날 것이다. 아직은 알 수 없다는 그 불확실성이 더 두렵긴 하지만 말이다.

 

<소유의 종말>에 언급되었다시피 몬산토는 콩 시장의 33퍼센트, 옥수수 종자 시장의 15퍼센트를 재배하고 미국 면화 종자 시장의 85퍼센트를 장악하게 되었다. 이로써 화학 회사였던 몬산토는 이제 세계 2위의 종자회사로 변신했다. 이제 기업의 탐욕에서 벗어나 인류의 식량문제 해결, 건강증진, 환경 생태계의 보존에 기여하겠다던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촉구한다.

 

달리 생각하면 유전자 변형, 복제라는 생명공학 기술 발전은 인류역사상 아주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이것을 인류의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기뻐하지만 못하는 것은 안타깝다. 과학 기술의 발달이 그야말로 인류의 복지를 위해 순수하게 쓰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 말이다.

 

이러한 먹거리의 심각성을 보면 당장 우리 집 식생활 개선부터 마음 먹게 된다. 특히 육식에 대해서는 고민하게 된다. 생태계 먹이사슬과 얽혀 있기에 어느 한 부분에서만 신경 쓴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한 부분에서 잘못해도 변형되는 것이기에 나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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