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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3일 23시 44분 등록
내 청춘의 기억으로 꿰어진 목걸이 하나

죽을결심으로 처음으로 홀로 올랐던 1998년의 겨울 월악산...
세상을 경험한다고 나선 2001년 무전여행길...
호주원주민을 찾아 헤매던 2003년 어느 날...
허물벗어보겠다고 지리산에들어가 단식하던 2006년 가을....

나를 찾아 떠난 기억 하나하나가 귀한구슬로 맺혔다

내가 만들고 싶은건 그 기억들로 꿰어진 목걸이 하나

하지만 오오랫동안 내 안에서 이야기가 막혀 있었다.
흐르고 흘러도 멈추지 않을 거 같던 이야기들이
오오랫동안 그 자리를 맴돌았다.

'스스로를구원해야해'
'다음 길을 찾기위해서지'
'이왕이면 멋있게써봐'
'틀은이렇게잡고말야,,,아냐아냐 그건아니지'

책을 쓰는 동안  내안의 목소리보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 더 컸다

방한가득 흩어진 구슬 한가운데 선
나는 그만 기가 질려버렸다
그 구슬들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두려워졌다

누군가에게 보이기에
내 청춘의 풋내가 너무 떫고
너무 뜨겁고 또 너무 거칠었다
한발짝도 더 뗄 수 없었다

내 목걸이는
매끄럽게 잘 깎인 다이아몬드나
기품있는 진주나
값나가는 화이트골드와는 거리가 먼...
좌충우돌의 어설픈 시간으로 만들어진 원석의 조합 

아, 누구도 내가 만든 목걸이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더이상 목걸이를 만든다는 게 무의미해...
순식간에 나를 덮쳐오는 절망의 쓰나미.

하지만...왜일까.
그런 순간조차 나만의 목걸이를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이 떠나지 않는건.

그리하여 이 여름 뜨거운 밤, 나는 다시 일어나 앉았다

그래, 남을 위한 번쩍거리는 목걸이를 만들 필욘 없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건 지금까지의 시간만으로도 충분하잖아

내게 필요한 건 오직 그 어설픈 목걸이 하나
그걸 놓지 않는 마음
그 마음을 묵묵히 이어주는 시간

그래, 그거면 됐다
IP *.34.7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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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9.08.04 08:40:12 *.160.33.197

 목걸이라는 건 이렇게도 만들어 보고 저렇게도 만들어 보는 것이지. 
그리고 그때 마다  목에 걸어보고  거울 앞에 서 봐야지.   어울리는 지. 
즐겁게 해야지.   애인을 만나러 가진 전처럼.   웃어도 보고 짜증도 내보고 .
귀자야 네 목걸이의  원석이 빛나는구나.  
   20098483624765.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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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9.08.04 19:45:16 *.34.70.219
아... 사부님 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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