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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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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4일 09시 18분 등록

7월 오프수업 과제

 

1. 지금까지의 나를 만들어 온 가장 중요한 3가지 경험

▶ 어린시절 산골 골세양바드레에서의 생활

▶ 두 살 많은 나이

8년의 한 직장 생활

 

2. ‘3가지 중요한 경험중 하나를 골라 자세히 묘사

8년의 한 직장 생활

나는 결혼하기 전 7년 동안 건축설계를 했다. 첫 애를 낳고 현재 다니는 건설회사에 입사하여 8년을 다녔다.

 
지겨움과 매너리즘에 빠질 때쯤 회사에 고객센터가 생기면서 나는 구축과 함께 고객센터장을 맡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맡은 자리지만 이때부터 나는 고객에 대해 생각을 하고 고객만족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주변에선 건축 일을 하지 않고 고객센터 일을 한다고 측은하게 바라보았지만 나는 생각을 바꿨다. 나의 살길은 고객만족에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건축분야에 고객서비스는 타 업계에 비해 걸음마 수준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축과 건설을 알면서 고객서비스를 접목한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건축 일을 떠나선 안되고 건축사 공부를 해서 건축가가 되어야지 하던 생각을 접었다. 접었다기 보다 미루어 두기로 했다.

 

나 자신부터 변화시켰다. 이미지 메이킹을 배우고 나서는 나의 스타일, 이미지도 바꾸었다. 둘째 출산후 체중감량 계획을 실천에 옮겨 14kg를 감량하고 편한 차림에 머리 질끈 묶고 다니던 것을 정장을 입고 머리스타일도 바꾸고 이미지 변신을 했다. 동료들이 before, after 비교 사진을 올리겠다고 협박하곤 했다..

 

나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부에 나는 시간가는 줄 몰랐다.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시켜주는 교육 이외에도 정말 많은 공부를 했다. 서비스 강사 양성과정도 이수했고 서비스컨설팅도 공부했다. 비즈니스 코칭등 서비스 교육도 많이 받았지만 책도 많이 읽었다. 고객만족, 고객서비스 분야 새로운 공부가 나를 들뜨게 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고객서비스에 대한 정의을 내리고자, 철학을 갖고자 고민했다. 공교롭게도 개인적으로 교육을 이수 하고 나면 그것과 관련된 일이 주어져 자연히 잘 처리 할 수 있었다.

 

회사에 전무했던 A/S기사와 현장여직원을 위한 고객응대 지침서 책자도 직접 만들었다. A/S 전반에 대한 업무, 시스템 교육과 고객의 소리를 피드백 하기 위해 A/S기사 등 고객접점 직원들 서비스교육도 직접 했다. 그들이 하는 일을 너무나 잘 알고 애로사항도 잘 알기에 공감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좋았다. 사내 교육을 하게 되면서 강의, 교육에 대한 나의 철학이 필요했다. 나는 그것을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수강자와 나와의 공감을 넘은 소통이라고 정의 했다.

 

회사가 지향하는 바와 사내 현실의 갭를 같이 욕하고 마음과는 달리 행동으로 표현되지 않는 서비스 자세등 그들을 이해하고자 했고 공감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실천 하나씩 해나기기를 권유했다. 정말 고생하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그들의 처지가 진심으로 안쓰러웠다.

 

고객센터에 십여명의 상담직원을 데리고 있었다. 콜센터 특성상 모두 데이터로 평가 할 수 밖에 없었지만 나는 상담직원을 기계적으로, 수치로 다루고 싶지 않았다.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아침마다 낭송의 시간을 가졌다. 고객과도 획일적인 상담이 아니라 고객이 수다를 원하면 같이 수다를 떨어주고 자랑을 원하면 자랑할 시간을 배려 주는 고객의 입장을 헤아리는 마음을 가지라고 했다.

 

나는 고객센터 장이지만 C/S팀의 기획 일을 더 많이 했다. 사실 기획 일은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그렇지만 부서원들보다 PT를 조금 더 잘 만들고 일 수행 능력이 좀 낫다는 이유로 나에게 일을 주었다.

 

나에게 맡겨진 일에 내가 전문가라고 생각으로 멋지게 일을 수행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항상 보고서에는 지시한 것에 플러스 원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내가 팀장이라면 이것을 할 때는 이런 것까지 궁금해 할 것 같다는 부분을 플러스 해서 보고한다. 시킨 대로만 하지 않았고 더 좋은 안을 만들고자 했다. 더 잘 해주어도 자존심 상해하는 한 분의 상사만 빼고 다들 흡족해 했다.

 

또한 일을 수행 할 때 보고를 하는 시점도 매우 중요하여 모든 것은 때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 일이 언제까지 필요한 사항인지를 파악하여 필요시점까지 맞추고 그 시점을 놓치지 않았다.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자세로 일을 수행했고 그러고자 노력했다. 난 직장인으로써 내가 할 일은 상사가 의도 하는 것이 설령 나의 생각과 맞지 않더라도 원하대로 일을 수행하고 그분이 잘 되도록 진심으로 도와 주는 것이 조직원으로써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투덜거리기보다 수행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고 문제점을 보고 했다. 대부분의 상사는 내가 생각하는 못하는 넓은 견해와 통찰력을 겸비 있다. 그렇지만 실무를 잘 모르는 경우도 있어 방향을 틀릴 때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반골기질이 있어서 좋다고 했지만 그러하기에 나는 과유불급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기고 과하여 지나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모든 일에 진심으로 임했다.

 

보고자료 작성의 지시가 주어지면 그 지시만을 생각하지 않고 그것이 왜 필요하며 부서자체의 분위기, 회사 전체의 큰 그림을 알아야 정확한 내용을 담을 수 있다. 난 그래서 근본적인 상황을 항상 먼저 생각했다. 근본적인 개념이 무슨 일을 하든 깔려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핵심을 잡는 일이다. 나에게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안다고들 했다. 회의를 하거나 지시사항을 들으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무엇이 문제인지 그 자리에서 떠오르곤 했다.

 

그래선지 일이 많이 주어졌다. 주변에서는 나보고 일 욕심이 많다고 했다. 몇 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일은 신나는 일이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이 부서의 핵심 업무가 되고 고객만족에 더 나아가는 일은 신나는 일이었다. 지칠 줄 모르고 일했다.

 

나는 건설분야의 고객만족, 서비스의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우리회사의 고객만족의 체계를 세우고 직원들의 마인드 교육을 건설 현장의 생생한 소리들을 담아 살아있는 교육을 하고 싶다. 전문 서비스 강사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알맹이가 없거나 천편일률적이며 겉포장만 그럴싸한 서비스 교육을 핵심 있고 한번을 가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해 보고 싶었다.

서비스 마인드가 전무한 건설회사에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내가 고객만족에 대해서는 전문가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러하다.

 

부서 내에서 인정을 받아 일을 많이 하는 것도 좋았지만 그렇게 계속되는 생활에 지쳐갔다. 조직에서 시키는 일을 안 할 수도 없고 연속된 일에 난 지쳐갔다. 열심히 일 한 다음 재충전을 해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과중한 업무도 고민이었지만 가정생활과의 불균형이 더 문제였다.

직급에 의해 일이 수행되는 보수적인 조직에서 일하기가 힘이 들고 제한도 심했다.

객관적인 능력보다 친분과 연줄에 의해 수행되는 회사 분위기에서 공식적인 인정이 되지 않는 것이 힘들었다.

 

무엇보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주변에서 정직보다 더 열심히 일해 봤자 부질없다고 들 하며 나를 불쌍히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그런 말들은 나를 맥 빠지게 했다.

사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승진은 별개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내가 한 일만큼 보상이 없자 나는 깨달았다. 승진을 간절히 원했다는 것을, 애써 접어둔 척 했다는 것을 알았다.. 조직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받아야 성취감도 배가되고 만족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변화를 꿈꿨다. 마음속으로 차근히 준비하여 ‘40대는 달리 살고 싶다는 사유를 던지며 단칼에 퇴사했다.

 

3. 이 경험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알게 된 것

- 여러 가지 일도 잘 수행한다. 여러 가지 이를 동시에 할 때 더 에너지가 분출한다.

- 내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는 아이디어가 잘 떠오른다.

-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반면 매우 소심하다.

- 시키는 일만 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재해석 하고자 한다.

- 일이 임박하고 마감에 쫓길수록 느긋하고 즐겁게 일한다.

-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경우가 아닌 일에는 욱하는 성격이 있다.

- 사람과 만나기를 좋아한다.

-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제시하고 그것을 개선하는 것을 좋아한다.

- 교육하고 마음을 공감하기를 좋아한다.

- 한가지 일이 주어지면 몰두한다. 꼭 이루어야 한다. 그러다 스스로 지친다.

- 나에게 주어진 일이나 약속한 일은 무조건 잘 해내야 한다

- 잘한다, 잘한다 칭찬하면 더 잘 하려고 한다.

- 상사의 입안의 혀처럼 굴 수 있는 참모형인간이다.

- 개인적인 어려움은 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소심형이다.

- 주도적으로 일하며 남에게 동기부여를 잘 한다.

 


<
수업을 마치고>

내가 지낸 시간이지만 이것은 거짓 알맹이인가?

이 또한 나의 한 모습이고 나의 역사이건만 이 모든 것이 허상처럼 느껴진다. 진정한 나는 어떤 모습인가? 어떤 모습의 내가 공허하지 않은 진정한 나인가?

IP *.12.20.193

프로필 이미지
2009.07.14 10:42:09 *.233.20.226
춘희야... 괜찮아...
너의 보석은 너무 소중해서 그래서 좀 깊이 숨어 있을 뿐이야.
난 너처럼 빛나는 아이를 본 적이 없어.
그니까 절대 물러서지 마.
너의 특별함을 현실의 평범함과 바꾸지 말자고.
춘희야, 우리가 있잖아.
이젠 네 혼자 전부 다 하려 애쓰지 않아도 돼.
춘희야. 사랑해...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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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9.07.15 21:19:51 *.131.127.100

정야!
시를 좋아하고, 아이를 좋아하고, 머시매를 좋아한다는...
그러나 열정땜시 슬프고,  두 얼굴이 없어서 아픈,,,
그래도 당당한...꿋꿋한... 
남편이 부른다고 열일 제치고 달려가는 그 ... 참한 새악시..
체중감량,   건강 조심하고 ... 화이팅이다...^^ 
나도 모르게 어느날 정야의 팬이 됐다.
너의 이야기에 뒷골땡기고, 너의 의지에 놀래고
아이 사랑에 존경심 생긴다. ...  
너와 너의 가족을 위해서 화이팅이다...  앗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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