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홍현웅
  • 조회 수 3314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09년 7월 6일 14시 12분 등록

소기업 경영 이야기 3

사람이 희망이다.

인재경영이란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인사가 만사라는 이야기도 이와 맥을 같이 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만큼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긴 뭘 하려고 해도 그것을 해줄 사람이 없어 안타까워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고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소기업 경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지만 실행하지 못하는 부분이 학습이다. 준비는 학습을 통해 하는 것이다. 그것이 R&D에 투자하는 것이어도 좋고, 일정한 시간의 미래를 위한 반복적인 일이어도 좋다. 어쨌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지속되는 것이 준비의 다른 표현이다.

소기업은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된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있는 회사가 아니라면 대부분 일인 다역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것은 내가 할 일이고 저것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면 일이 점점 어려워진다.

소규모 제조업의 경우 영업-설계-구매-생산 패턴으로 일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영업과 설계를 사장이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구매와 생산은 크게 구분되지 않는다. 일을 하면서 그런 것을 꼭 구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구매품의 규모가 꽤 커지기 시작하면 상황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100원에 수주 받은 일을 얼마에 만들어 납품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를 많이 본다. 80원에 하는지 아니면 50원에 하는지.

영업과 설계를 사장이 직접하고 있는 회사의 약점은 납기에 있다. 약속한 기간에 납품하기 참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설계에 투여되는 시간이 생산하는 시간에 비해 그리 짧지 않기 때문이다. 제작을 한다고 하면 공장에서 자르고 가공하고 조립하는 것을 우선 떠올리게 되는데 그건 50% 정도에 해당하는 일이다. 그러나 소기업의 경우 사람은 대부분 이 50%로 집중되고 있다.

제작에 있어서 가공은 아웃소싱이 비교적 쉽고 간단하다. 제품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있지만 이미 대부분의 완성품 제조업체의 경우 아웃소싱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나 설계는 다르다. 기술은 아웃소싱이 어렵다. 그리고 이것은 자체적인 기술 경쟁력을 부족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더군다는 대부분의 소규모 제조업체의 경우 사장이 기술을 갖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소기업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사장이다. 영업도해야 하고 설계도 해야 하고 일손이 달리면 조립도 해야 한다. 더구나 기술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심심찮게 A/S도 가야한다.

이쯤 되면 기술 인력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뼈 속 깊이 느끼게 된다. 그러나 안타까운 현실은 이 정도 되면 주위에 남아 있는 사람이 없다. 새로이 직원을 모집하려 해도 한참을 키워서 써야할 일도 막막하다. 그래서 경력자를 선호한다. 그러나 입맛에 맞는 경력자를 구하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그런 사람은 찾아지지 않는다. 스스로 찾아오는 경우는 로또의 확률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결국 회사에서 신규 직원을 뽑아 그를 키우는 방법이 최선이다. 진흙에 가려진 진주를 찾아 그 흙을 긁어내고 물로 씻어 스스로 진주가 되게 해야 한다. 그 때 진주는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사람을 따르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귀에 못이 밖히도록 듣고 또 들어 신물이 날 정도로 일반화 된 이야기다. 그러나 현장에서 이야기를 넘어 현실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신규 직원을 뽑는 과정에서부터 문제를 앉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사장의 경영철학 부제이다. 경영철학이라고 하여 거창 할 것 까지는 없다. 회사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면 족하다. 과거의 모습이 아닌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자기개발 모습과 다를 바 없다.

"당신의 꿈이 뭐요?"라고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본다. 소기업이건 대기업이건 다 마찮가지다. 이 물음에 대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당신 회사의 꿈이 뭐요?"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과의 면접과정에서 회사의 비전을 이야기 해주어야 한다. 주로 입사 희망자에게 여러 질문이 이어지고 회사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는데 이건 50점짜리다. 그 질문도 대부분 그 사람의 과거사에 집중되어 있다. 어떻게 살아왔고 잘하는 것이 뭔지와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단 한 번의 면접으로 그 사람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결국 소기업은 사람을 고른다기 보다 그 사람에게 선택당할 수밖에 없는 원초적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IP *.153.241.112

프로필 이미지
수희향
2009.07.07 00:55:30 *.233.20.240
음... 소기업의 현실이 참 적나라하게 다가오는 글이네요.
비즈니스라는 것이 정말이지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고비를 넘기기가 참으로 어렵다고들 하는데
기업이나 사람이나 그 고비를 넘기려면 역시 뿌리 깊은 철학이 필요하겠죠...

사람이 희망이다... 저 역시 "그래도 사람이 희망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한 주 보내세요~*^^*
프로필 이미지
현웅
2009.07.07 11:28:05 *.70.172.142
변화가 참 어려운 주제인것 확실한것 같습니다.
그래도 변화가 가능하기에 희망이 있는거겠죠.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