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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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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22일 03시 16분 등록

너는

너는 왜 고행 길을 가려 하느냐?”

사부님께서 지난 오프 수업 때 제게 주신 말씀이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 사실 그 말씀이 제게 박혔더랬습니다. 왜지? 왜 그런 걸까?

 

쉽게 답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제 자신 스스로 설명할 수 없음에도 그 길이 옳은 길이라 여기고 그 길을 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 길이 옳다라는 건 도대체 누가 혹은 어떻게 제 안에 주입된 사실이었을까요…?

 

오쇼 라즈니쉬의 책 한 권을 읽고 4백 권의 책을 쓴 그를 판단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가 진리의 본질을 꿰뚫고 있음은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가 지적한 그대로의 덫에 걸려 저 역시 그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습니다. 저의 깨달음이 그의 발 밑에도 따르지 못하기에 제한적 시각으로만 그를 바라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두 가지 깨달음 속에 몇 가지 배움은 얻었습니다.

 

제가 고행 길을 가려 했던 것은 세상에 지쳐서 외적인 욕망을 니르바나 혹은 깨달음에의 욕망으로 대처했던 것이었습니다. 오쇼의 말을 빌자면 대상만 달라진 똑 같은 또 하나의 욕망을 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지 못했던 것입니다. 거기에는 그 어떤 정화 작용도 거치지 않은 긴장감이 팽배해 있었기에 결코 이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제 제 눈에도 보입니다.

 

내친 김에 오쇼에 빗대어 저를 좀 더 살펴보고 싶어졌습니다.

 

첫째 저는 아직도 수행을 체험이 아닌 기도와 지식 쌓기로만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의식의 체험이 아닌 머리로 이해하기만 시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둘째 사회적 욕망은 그대로입니다. 아니 어쩌면 하고 싶은 분야로 겨우 전환하였기에 사실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욕망이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역시 배고픔이라 표현한다면 오쇼이 시각에서는 1단계의 욕망이 될 수도 있겠고 하고 싶은 일 자체가 문화, 예술계이니 2단계 욕구라 할 수도 있는 그런 어정쩡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직 제 안에는 3단계 영적인 수행 욕구가 그리 강하지는 않다라는 점입니다.

 

셋째 제겐 변경영에서의 지난 몇 달간의 시간들이 마치 명상을 준비하는 과정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안의 쓰레기를 보고, 치우고 그리고 조용히 침묵 속에서 명상하기. 이제 겨우 제 안에 어떠한 것들이 억압되어 자리를 잡고 있는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버리는 작업은 동료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안에는 너무나 많은 해선 안돼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대로 하고 싶은 것이 아닌 해야만 하는 것들또한 해선 안돼만큼이나 많습니다. 마주보기도 두렵지만 버리는 일은 더욱 어렵습니다. 훨씬 더 큰 용기가 필요하고 아직 혼란스러울 때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미약하나마 제 안의 아트만이 아직은 약하지만 신호를 보내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쓸 때 행복합니다. 동료들과 아무 숨김없이 제 안의 이야기를 나눌 때 행복합니다. 사부님과 동료들과 함께 그간 배우고 깨친 것을 토론할 때 또한 저는 행복합니다.

 

이러한 행복에는 욕망이 끼어들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혹은 무언가에 대한 기대나 집착 없이 그저 행복할 뿐입니다.

 

지금부턴 어쩌면 무의식까지 그 뿌리를 닿고 있을지도 모를 제 안의 억압과 정면으로 마주보고자 합니다. 혼자라면 엄두가 나지 않았을 버리는 일도 사부님과 동료들을 의지하여 남은 기간 지속적으로 정화 작업을 해보겠습니다.

 

그래서 연구원을 마치는 날, 세상을 향해 두려움 없이 제 목소리를 외치도록 하겠습니다.

 

오쇼의 말처럼 언제까지 사부님 그늘에, 동료들의 울타리 안에 안주할 수 없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헤어짐 역시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변경영. 이 곳은 제게 명상과 사랑. 그룹과 개인. 양극이 공존하는 안식처임을 제 안의 또 다른 제가 느끼고 있습니다.

 

사부님. 어려운 고행의 길이 아닌 웃으며 편안하게 제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이제 진정 사람들도 삶도 다시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 고행 길을 가려 하느냐?”

사부님께서 지난 오프 수업 때 제게 주신 말씀이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 사실 그 말씀이 제게 박혔더랬습니다. 왜지? 왜 그런 걸까?

 

쉽게 답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제 자신 스스로 설명할 수 없음에도 그 길이 옳은 길이라 여기고 그 길을 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 길이 옳다라는 건 도대체 누가 혹은 어떻게 제 안에 주입된 사실이었을까요…?

 

오쇼 라즈니쉬의 책 한 권을 읽고 4백 권의 책을 쓴 그를 판단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가 진리의 본질을 꿰뚫고 있음은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가 지적한 그대로의 덫에 걸려 저 역시 그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습니다. 저의 깨달음이 그의 발 밑에도 따르지 못하기에 제한적 시각으로만 그를 바라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두 가지 깨달음 속에 몇 가지 배움은 얻었습니다.

 

제가 고행 길을 가려 했던 것은 세상에 지쳐서 외적인 욕망을 니르바나 혹은 깨달음에의 욕망으로 대처했던 것이었습니다. 오쇼의 말을 빌자면 대상만 달라진 똑 같은 또 하나의 욕망을 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지 못했던 것입니다. 거기에는 그 어떤 정화 작용도 거치지 않은 긴장감이 팽배해 있었기에 결코 이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제 제 눈에도 보입니다.

 

내친 김에 오쇼에 빗대어 저를 좀 더 살펴보고 싶어졌습니다.

 

첫째 저는 아직도 수행을 체험이 아닌 기도와 지식 쌓기로만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의식의 체험이 아닌 머리로 이해하기만 시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둘째 사회적 욕망은 그대로입니다. 아니 어쩌면 하고 싶은 분야로 겨우 전환하였기에 사실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욕망이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역시 배고픔이라 표현한다면 오쇼이 시각에서는 1단계의 욕망이 될 수도 있겠고 하고 싶은 일 자체가 문화, 예술계이니 2단계 욕구라 할 수도 있는 그런 어정쩡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직 제 안에는 3단계 영적인 수행 욕구가 그리 강하지는 않다라는 점입니다.

 

셋째 제겐 변경영에서의 지난 몇 달간의 시간들이 마치 명상을 준비하는 과정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안의 쓰레기를 보고, 치우고 그리고 조용히 침묵 속에서 명상하기. 이제 겨우 제 안에 어떠한 것들이 억압되어 자리를 잡고 있는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버리는 작업은 동료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안에는 너무나 많은 해선 안돼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대로 하고 싶은 것이 아닌 해야만 하는 것들

IP *.204.15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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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9.06.22 07:46:01 *.160.33.149

그래,  그렇게 하거라.    
환한 얼굴은 예쁘니 점점 환해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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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2 13:34:41 *.12.130.72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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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칸양
2009.06.22 18:04:17 *.122.143.214
편지 밑에 남겨진 여백이 유난히 '환' 하군요...
사랑을 하기 위한 공간으로 남겨 놓은거 맞죠? ^^;
좋아요, 좋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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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3 00:35:59 *.233.20.246
여기도 얌전히 "네.."라고 대답하고 싶으나
선배, 그건 컴맹이라 어찌하다 보니 생긴 여백인디유~ ㅋㅋㅋ
아... 이럴땐 좀 솔직하지 않고 싶당~~ ㅋㅋㅋ

허나! 제 깊은 맘은 그런 거 마자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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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산
2009.06.23 00:09:46 *.126.231.194
지금 생각해보면 누나는 원래 환했던 사람이었고 지금은 더 환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밝아서 좋고, 유치해서 더 좋고, 의리 있어서 더더더 좋고
알면 알수록 신비스러워서 더 궁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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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3 00:39:45 *.233.20.246
그런가? 하긴 요즘은 나도 내가 원래는 심한 E (외향이)가 아니었나 의심이 들엉~ ㅎㅎㅎ
오잉? 나도 그대가 밝고 유치하고 의리있어 좋은디! ㅋㅋㅋ
고마워. 그건 그대가 따듯한 마음을 지녀서 좋게 봐줘서 그런거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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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야
2009.06.23 10:28:28 *.12.21.21
언니의 글을 읽으니 '명상은 무엇에 '대해서'가 아니라 단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예전의 언니는 어떠 했는지 모르겠으나 요즘의 언니는 매 순간 깨어 있는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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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3 11:13:53 *.204.150.130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
"명상이란 우주와 연결된 나에게 주파수를 정확히 맞추는 일이다"
그 땐 그 말이 오롯이 내것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러면서도 어쩐지 각인이 되었었는데
캠벨의 책을 읽으면서, 네루다의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오쇼의 책을 읽으면서
명상이란 것이 결국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는 걸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애...

불필요한 모든 치장들 다 걷어버리고 바로 딱 나 그대로! 살기.
참 멋지지?

예전의 나? "어둠이 아닌 굴 속의 자식들 혹은 잠자는 심한애"였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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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3 14:05:23 *.118.47.142
수희향 언니~^^

나는.. 언니가.. 명상에 젖어있고..내공을 쌓고..고행길을 가려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처럼.. 속세?에 쪼~께 물들어서
이쁘게 치장하고.. 도발적인ㅋㅋ 칼라의 옷을 입고..(진짜로..정말로.. 어울린다고 생각함!)
환하게 웃는 모습이.. 그 밝은 그 모습이..
느~무 조아여.. 느~무 사랑스러워여,,^^

앞으로.. 내공과 공력은.. 안으로 쌓고..
밖으로는.. 지금처럼.. 유치찬란하게..같이 놀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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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3 17:47:24 *.12.130.120
실은 말이여, 이건 진짜진짜 느하고 내하고 비밀인디
내가 내공이 엄청 마니 딸려~ 해서 단단히 무장하고 있었던거여. 들킬까봐! ㅋㅋㅋ

푸하하하. 도발적! 도전적이겠지! ㅋㅋㅋㅋㅋ

하모하모. 우리 함께 유치찬란의 정의를 실현해보자꾸낭~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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