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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7일 19시 11분 등록

디자인 식스를 세운지 한달이 지났다.

나는 6개월간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제 모습을 갖춘 브랜딩회사를 세워보고자 하였다.

이제 그 한달이 지나갔다. 한달동안 디자인식스의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프로젝트가 2건 이었으며, 하나는 현재 진행중에 있다. 무엇보다 디자인식스가 어떤 모습으로 사회속에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내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되어야 하는지 상상해 보는 시간들 이었다. 디자인식스(designsix) design solution+sixsense를 의미한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오감에 심장이 있다면, 그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이 육감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감각적이다!라고 얘기한다면 오감에 대한 만족일 것이고, 수집하고 싶은 욕구마저 생긴다면 육감의 만족을 이끌었다고 풀어볼 수도 있을 듯하다. 그리고 사업의 영역을 검토해 보았다. 내가 하는 일은 기업의 CI(Corporate Identity),BI(Brand Identity)인데 전자는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일이고, 후자는 브랜드 즉 제품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일이다. 그 영역에서 육감을 잘 활용하여 기업이나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 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디자인식스에서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개발해 내는 것이될 것이다. 나는 디자인식스의 네임을 구상하면서 내가 이끌고자 하는 브랜딩회사의 형태를 한마디로 어떻게 표현해낼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그 한마디에 회사의 성격을 드러내 보고자 하였다. 브랜딩은 사람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 사람의 감정상태가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에 반영된다. 뛰어난 브랜딩 전문가는 제품과 자기를 일체화 함으로써 그 느낌을 상징화 하기 때문에 그 디자이너의 마음 상태가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나와 함께 디자인식스를 이끌어 나가는 직원의 감정상태가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회사 같은 사무적인 공간의 개념을 넘어, 이상적이지만 육감을 잘 활용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 기존의 회사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다. 그리고 방향성을 함축한 슬로건을 정했다.

Emotional Branding House는 내 회사의 슬로건이다. 육감이 솔솔 풍겨나는 정이 있고 가슴포근한 그런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내 임무일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오래갈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몇주가 지나갔다. 디자인식스에서 첫 프로젝트가 압구정동에 있는 치과의 브랜드 네임과 슬로건 그리고 브랜드 로고 및 익스테리어 컨셉을 제안드렸으며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되었다. 나는 브랜드의 네임에서부터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기존 시장의 지배개념들과 고정관념등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 고정관념을 바꿀 시점을 확인해 보았으며 그것이 현재에도 가능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것이 치과를 새롭게 변모시키는데 적절한 때임을 자신하였다. 일종의 브랜드의 이미지가 노출될 시점 즉 타이밍을 계산해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무엇보다 비용청구가 용이해졌고 고객의 수가 증대되었다는 것에 매우 큰 만족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치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자인식스의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다른 브랜딩회사와의 차별점은 무엇이라 할 수 있는지 살펴보면서 네임의 개발과 슬로건처럼 디자인식스의 이미지를 상징화 할 수 있는 표지를 만들어 보고자 하였다.

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현재 우리 자신의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한다. 예술분야에서도 창조적인 대가들이 대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과학기술이나 손재주가 아닌 바로 그들이 따랐던 마에스트로들에 도전하고 그것을 뛰어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적인 상식을 파괴하고 익숙한 관습을 타파하며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을 아이코노클라스트(Iconoclast)라고 한다. 나는 이 경계에 서고 싶었다. 그리고 디자인식스를 이 경계에서 차별적인 회사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어쩌면 나에게 리서치라는 것은 상식과 관습을 분해해 보기 위한 시도일지 모른다. 무난한 브랜딩 회사로서 멋과 아름다움을 표현해 해는 것도 숙련된 장인의 경험을 요하고 고되고 의미있는 일이지만, 나의 영역은 아닌 듯 하다. 그렇기에 내 의지를 담아 디자인식스의 지향점을 심벌화 하고자 하였다.

적어도 지금 정한 내 축이 주춧돌의 역할과 나침반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아이디어를 구상해 보았다.

 

디자인식스의 심벌은 3가지 기준에서 상징화되어야 한다.

하워드 가드너의 열정과 기질에서도 나타났듯이 아동과 대가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것은 대가들 모두 유년기의 상상력을 갖고 있었다는 의미인데, 관습적인 설명방식에 구속받지 않는 근본적인 이해 방식이 상상력의 뿌리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진정한 발견의 항해는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라고 마르셀 프루스트가 말한 명언처럼 디자인식스는 늘 아이처럼 새로운 눈을 갖고자 한다.

 

두번째의 기준은 혁신의 경계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다.

나는 혁신의 경계선에서 내 임무를 다하고 싶다. 그리고 그 창조적인 상상력의 세계에서 성과를 이뤄내고 싶었다. 파격적인 생각으로 최초의 영광을 누리고 싶은 것이다.

즉 상식파괴자로서 디자인식스의 이미지를 구축해 보고 싶다.

 

세번째는 용기이다.

남들이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내가 상상하는 것들이 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들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믿고 주저하지 않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디자인식스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해 내는 표현물속에 담아보고자 한다.

 

3가지를 기준으로 디자인식스의 심벌을 어떤 이미지로 표현해 낼 지 궁리해 보았다. 아이 같은 상상력과 상식파괴자로서 그리고 강한 용기를 표현하는 이미지는 무엇을까?

 

나는 자료들을 조사하면서 헤르메스의 날개를 생각해 보기도 하였고, 먼 바다를 항해하는 모험가들이 탄 커다란 배를 연상해 보기도 하였으며, 5개의 각기 다른 컬러의 원과 1개의 구멍 뚫린 육감의 원을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그 무엇도 마음에 안착이 안되었다.

그러던 중 장자의 소요유라는 책에서 새가 된 물고기라는 글귀에 다다르자 벅차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물고기에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상상력은 인식에 물들지 않은 아이의 상상력이다. 내 첫번째 기준에 알맞었다. 또한 물에서 사는 물고기가 그 틀을 벗어날 수 없는 한계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은 경계를 뛰어넘는 발상이다. 내 두번째 기준에도 부합되었다. 또한 물속에서 빠져나와 하늘을 난다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창조적 모험가의 태도일 것이다. 내 세번째 기준 마져도 만족시켜주었다.

 

장자의 소요유라는 책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다.

북쪽 나라에 물고기가 있으니 그 이름을 곤이라고 한다. 곤의 크기는 몇 천리인지 알 수가 없다. 이 물고기는 화하여 새가 되니, 그 이름을 붕이라고 한다. 붕의 등 넓이도 몇 천리가 되는지 알 수가 없다. 힘껏 날아오르면 그 날개가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다. 이 새는 바다가 움직이면 남쪽 바다를 향해 옮겨간다. 남쪽 바다는 하늘의 연못이다.

 

이상한 일을 다룬저해라는 책에도 이 새에 대한 기록이 있다. 붕이 남쪽 깊은 바다로 갈 때, 파도가 일어 삼천리 밖까지 퍼진다. 회오리 바람을 일으켜 그것을 타고 여섯 달 동안 구만리장천을 날고 내려와 쉰다. 괸 물이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힘이 없다. 물 한잔 방다닥 우묵한 곳에 부으면 그 위에 검불은 띄울 수 있지만, 잔을 얹으면 바닥에 닿아 버리고 만다. 물이 얕은데 배가 너무 크게 때문이다. 바람이 충분하지 못하면 큰 날개를 띄울 힘이 없다. 구만리 창공에 오른 붕새는 큰 바람을 타야 푸른 하늘을 등에 지고 거침이 없이 남쪽으로 날아간다.”

큰 바람을 타야 구만리를 날 수 있다는 것은 붕의 비행이 조건적이고 의존적임을 알 수 있다. 많은 학자들이 붕이 누리는 자유를 향한 여행이라는 것도 조건에 구속된 자유이고 불완전하도고 한다. 사실 어떤 일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건이 필요하다. 문제는 아무리 조건들이 형성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그 조건 속으로 뛰어들기를 거부하거나 주저한다면 그 조건은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어떤 조건을 조건으로 성립시키는 것 자체가 이미 거기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매미나 비둘기는 붕을 비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 날아올라도 느릅나무나 박달나무 가지에 이르는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때로는 이것조차 불가능해 땅바닥에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한데 붕은 무엇 때문에 구만 리나 날아서 남쪽으로 가려 하는가?” 매미와 비둘기는 의문이나 놀라움이 아닌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어떤 현상이나 대상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므로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바꾸지 않음으로써 붕을 넘어설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이 붕이라는 새의 상징성을 가슴에 품기로 하였다.
그리고 디자인식스의 심벌을 만들어 내기 위해 물고기에 상상의 날개를 다는 스케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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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9.06.08 15:08:02 *.251.224.83
'내 회사'라고 말하는 것이 마치  '내 여자'라고 말하는 것처럼
육감적으로 들리네요.^^
진정한 성공에 이르기 위해서는
나 자신과 일이 유리되지 않는 것이 기본 요건이라고 보는데요~~
크리에이터들이 그 요건을 갖출 수 있는 1순위라고 보여져 부러운 마음입니다.
'새가 된 물고기'의 중간 작업도 공유하면 재미있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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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9 10:25:38 *.204.150.138
감히 뭐라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걸 포함하고 있다....
이 글을 읽고 "벅차오른다"란 느낌이 이는 건 왜일까...?
아마 그대가 꿈꾸는 세계가 그럴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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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5 20:44:22 *.47.115.61
저는 지금, 혁산 오라버니의  날개 달린 물고기 등에 올라타 있습니다.
부디 떨어지지 않게 잘 날아주세요~~^^
손 끝에 미끌미끌 비늘감촉, 아가미가 펄떡펄떡, 날개는 푸드덕 푸드덕!
자아~~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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