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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8일 16시 02분 등록
白凡逸志
내가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이 되어 언제 죽음이 닥칠는지 모르는 위험한 일을 시작할 때, 당시 본국에 들어와 있던 어린 두 아들에게 나의 지난 일을 알리고자 하는 동기에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렇게 유서 대신으로 쓴 것이 이 책의 상권이다. p3


내게도 아이들이 있다. 미완의 해결되지 않는... 막연함... 두려움...
우선은 죽어라 살고 나니 언젠가부터 두려움이 일기 시작했다. 그러한 잠재의식과 모든 불안정함으로 변.경.연에 문을 두드렸으리라.

사부님을 만났고 내 운명의 가냘픈 숨을 내쉬며 호흡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변.경.연의 사부님을 만나고 난 이후부터 더욱 갈팡질팡 안절부절 천방지축 횡성수설 하였던 것이리라.

어렴풋이 의식은 하고 있었지만 해결해 내지 못한, 이제까지와는 다른 어떤 변혁이든 시도해야 할 것만 같은데,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 어떻게 수습해 나가야할지 나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했다.

홀로서기를 결정한 이후부터 우선은 자립해 보겠노라, 현실적으로 경제적 독립이 아니고서는 새로운 삶을 선택한 어떠한 의미도 없으며, 그 무엇도 나의 의지와 자발적 의사로 해낼 수 없으리라는 강박에 나의 온 힘을 쏟으며 10년을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부분을 제외하면 아직도 적막하기 그지없기는 매한가지였던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더 조급해지는 마음과 불안감으로 일상의 모든 면에서 전에 없이 오히려 긴장을 넘어선 무기력이 나를 점령하고 있었다. 나는 자꾸만 뒷걸음질 쳤다.

사랑에 울고 돈에 지쳐본 사람은 안다.
아무나 믿을 수 없는 처절한 사실을...
나는 의심하고 또 의심했다.
정말 내가 찾아온 스승이 맞는지, 믿어도 좋은지 두렵고 떨렸다.
여기다! 이분이다! 내 의식과 달리 나의 경험은 나에게 더욱 의심하라 일렀고 나는 충분히 재고 또 재고 울부짖었다. 타는 목마름으로.

변화를 너무 길게 준비하지 말라는 충고도 두려웠고, 변혁을 위한 일상의 익숙하게 길들여진 것들과의 결별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이 갈등은 새로운 두려움을 더 증폭시키기에 충분한 소지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턴가 나는 한걸음씩 조심조심 내딛기 시작했다.

어느덧 나는 한걸음씩 변.경.연 사람들과 어울리며 어설프나마 이제는 연구원까지 하게 되었다. 내 인생의 고단함과 인간사 예측할 수 없는 두려움의 장막을 걷으며 한발씩 새로운 의욕과 신나는 배움과 나를 돌아보는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참 나를 더듬더듬 알아가기 시작한다.

변혁이다! 남들에게는 그다지 중요치 않을지 모를, 그러나 내게 있어서는 하나의 분수령分水嶺이 되기에 너무나 충분한 벅찬 만남이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나는 나의 개인사를 재조명하고, 내 인생의 피지 못한 채 꺾여 버리고야 말았던, 나의 꿈 꽃을 다시금 상기하며 아직도 얼마든지 찬란히 빛낼 수 있는 나, 써니의 르네상스를 꿈꾸기에 이른다.

가자! 나의 꿈, 나의 소명 찾아.
달리다 굼! 달리자 꿈!! 써니만의 꿈 꽃! 써니의 르네상스를 위하여!!!


김창수가 스승 고능선을 만남은 써니의 변.경.연 구본형선생의 만남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선생님이 이처럼 너그러우시니 황공 감사하지만, 제가 감당할 만한 자질이 있겠습니까?”
당시 내 마음은 매우 절박한 상태였다. 과거장에서 낙심하고, 관상 공부에서도 실망하였으며, 동학당이 되어 ‘새로운 국가’, ‘새로운 국민’을 꿈꾸었으나 그도 역시 바람 잡듯 헛된 일이 되었다. 이제 모든 것이 실패한 패장敗將 신세가 되어 겨우 생명부지만 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장래를 생각하면 대체 어디다 발을 디뎌야 할지 답답한 심정이었다. 그러니 과연 내가 고선생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오히려 선생께 누를 끼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앞섰다. p46

르네상스란 시간상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과 사유의 방식이다. 그것은 상업, 전쟁, 사상의 통로를 통해 이탈리아에서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p284 (역사 속의 영웅들. 윌 듀런트)

IP *.75.1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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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2007.06.18 12:28:09 *.103.132.133
언니, 나는 언니를 볼때마다 많이 부끄러워.
내가 이곳에 이렇게 머물러도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내가 도망가고 싶을때는 언니생각을 가장 먼저 한다우.
그래 이렇게 절실하게 열정적으로 자신을 찾아가는 언니가 있지.
그렇게 마음을 다잡아 보기도 한다우.

언니가 나에게 했던 말들이..
이제는 머나먼 일이 아니라 언니의 현실이 되어가는거 같아 기쁘네.

꿈꽃의 씨앗을 품게 된것을 축하해~~~
'르네써니'라 불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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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6.18 14:04:23 *.75.15.205
소현낭자! 낭자를 애타게 찾게 되나이다. 당신이 무엇에 마음의 열병을 앓는지 모르나 낭자를 애타게 기다리는 이곳 변.경.연의 사람들과 과묵히 지켜보고 계시는 사부님의 심사를 가히 헤아려 주시기 바라오.

낭자! 나는 아직도 징징거림과 어설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나오는 한낱 딱정벌레 이방인에 불과할 지 모르오.

허나, 나는 부족하나마 이렇게라도 나를 밀어붙이며 깜냥 것 까부숴보고픈 당치않고 발칙한 욕망이 아직 살아있음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하였소. 하여 미친년처럼 머리를 헤쳐풀어서라도 목청껏 마음껏 내게 꿈틀거리는 생명의 괴성을 지르며 울부짖어 보고 싶다오.

그대 아름다운 소현낭자! 어떻소? 나와 함께 나를 벗하여 나를 도와 이곳에서 함께 어울려 행여나 상생과 조화, 생명의 꿈 꽃 한떨기로 움터 보지 않으시려오? 사랑하오, 소현낭자! 부디 나의 염원을 저버리지 말아주오. 기다리고 있겠소, 나의 사랑 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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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2007.06.18 15:29:22 *.231.50.64
이구구.. 무슨말을 못혀... 돈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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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써니
2007.06.18 16:02:03 *.70.72.121
좋아 좋아, 르네 써니... 너는 왜 이렇게 이쁘게 고운 말을 잘 찾아내니?
소라야, 째즈 음악 들으니 네 생각 젤루 먼저 나더구나. 아마 네가 언젠가 말을 했던 것 같기도 하던 걸. 그치?

좌충우돌하는 써니를 르네 써니로 부를 줄 아는 대단한 너! 그대! 우리 사랑!

전쟁과 피의 역사는 어쩌면 꿈의 모모에게는 덜 친한 벗인지 모르겠다.
모모는 지구가 파멸의 골짜기에서 칠흑 같은 암울에 허우적거릴 때에도 와인과 맨발과 너른 마루바닥과 음악이 있다면 멸망도 천국으로 이끌어 기꺼이 몸을 불사르며 어느 순간 나비나 연기로 사라지고...
어느새 하얀 빛줄기만 모든 창으로 새어 들어오게 할 것 같아.

성폭력상담소 기금 너무 열심히 모으는 것 아냐? 너무 노리는 것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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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
2007.06.18 17:41:51 *.47.222.18
정말 글 맵시, 솜씨가 좋아서인지 이곳에 계신 분들의 글을 잠시나마 읽으면 딴 세상에 온 것 같아 새로운 기분이 드네요.
저 포함한 범인들은 대부분 뚜렷한 목적없이 방황하다 지쳐 그 자체가 삶이라 착각하며 인생을 마감하는게 아닐런지...
자기만의 성을 찾아 가는 모습이 큰 자극이 되지만 용기가 없어서 구경만 해야 될것 같네요
잘 찾아가세요 꾸준히...
힘내시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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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06.18 23:09:36 *.128.229.230
가지잡고 나무를 오르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벼랑에 매달려 잡은 손을 놓는 것이 가히 장부라 할 수 있다.

그대는 울음이 많지만 또한 밝고 용감한 사람이다. 웬만한 남자와 비교할 수 없다. 끝내 잘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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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6.19 01:32:46 *.232.147.203
누나, 방금 누나와 헤어져 돌아오는 길이에요.
글 이제야 읽었네요. 써니의 르네상스가 정말 시작되었군요.

항상 옆에 있어 주어 고맙습니다. 어느 모임에서든 쾌활하게 웃겨주어 고맙습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자신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누나가 있어 고맙습니다.

좋은 글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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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2007.06.19 05:04:54 *.86.55.231
어제 써니님보고 그랬지요. 수많은 언어들이 서로 고개를 내밀고 불러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구요. 써니님의 글은. 그래서 님의 글을 읽으면 행복합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글, 좋은 글의 조건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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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6.19 07:46:01 *.70.72.121
그림자 벗을 따라 걷는 길은 서산에 해가 지면 멈추지만
마음의 길을 찾아 헤매이는 나의 길은 꿈으로 이어진 영원한 길
방랑자여, 방랑자여 기타를 울려라. 방랑자여, 방랑자여 노래를 불러라.
오늘은 비록 눈물 어린 혼자의 길이지만 먼 훗날에 우리 다시(함께) 만나리라.
시인 같은 박인희의 노래 <방랑자>자가 떠오릅니다. 방랑자님! 또 만났네요. 지난 번엔 남자라고 생각했고 이번엔 여자라는 느낌이 드네요.
저는 한 때 중성으로 살았습니다. 양성인가?... 요즘엔 이중적으로 혹으 다중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ㅋㅋ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부지깽이님... 아무리 불러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벼랑에 매달려 잡은 손을 놓는 것'이 삶의 길목 마다에 늘 지속적으로 남아 있는 숙제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이전보다 더 절실하게요.

초아선생님의 등 떠미심도 늘 함께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어렵게나마...

옹박이 대박이 댈라쿠나? 니는 억수로 징그러븐 놈이데이. 변.경.연 가장 성실한 독종에 단연 최고 독종일끼라. 에이~ 독한 놈!
축하해. 상금은 없었다는... 그러나 우리나라 카네기 최초의 상장!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깃발을 꼿은 것이 돈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 세상에는 돈보다 가치로운 것이 아주 많다는 것, 우리 함께 배우면서 서로 격려하자. 그리고 너라면 반드시 대박을 내고야 말거라는 걸 믿어. 그러나 옹박아! 너를 너무 혹사하지는 말아라. 조금 싱겁더라도, 덜 성에 차더라도 언제나 몸을 생각하길 바래. 여유 여유~ 하지만 30대의 10년은 너무나 중요하다는 부지깽이님의 말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단다. 이런... 또 아침부터 나의 이중성을 들어내나? 우쨌든 니는 길다란 땡촌기라. 매분 놈! 우리 부지깽이님과 10년 실컷 맵게 살아불자~

정희언니! "우리 모두가 좋은 글의 조건"이라는 말씀 오늘의 명언으로 당첨 확정!!! 부지깽이님은 언니를 어떻게 찾아내셨는지 몰라. 하여튼... 정희언니의 명석함을 뉘라서 따라갈 수 있으리오. 당신과의 어울림이 늘 새록새록 하답니다. '우리에게 좀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될 수만 있다면 좋겠다'하고 바라게 된답니다. 사랑해요, 정희언니! 여러분~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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