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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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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30일 09시 03분 등록

어제보다 나은 식당(25) - 나도 삼식이 같은 사장이 되고 싶어!

드라마 삼순이가 엄청난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주인공 삼순이가 다니던 빵집 사장을 인터넷에서 삼식이라고 불렀다. 주인공과 같은 어감의 이름을 코믹스럽게 부른 것이 히트했다. 드라마에서 빵집 사장인 삼식이는 빵은 만들지 않고 매일 연애만 하러 돌아다니다 주인공인 삼순이와 또 다른 여자와 삼각관계나 만드는 한심스런 인물(?)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런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순이라는 아주 충성스런 직원이 있어서 빵집은 손님이 많이 오는 곳으로 나온다. 사장인 삼식이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놀고만 있어도 모두들 퇴근하고 없는 주방에서 혼자 연구하고 만들고, 새벽에 일찍 나와서 준비하는 직원을 둔 능력있는 빵집 사장이 되어 있는 것이다.

식당 비즈니스를 하는 경영자라면 누구나 이런 꿈을 꾼다.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 식당, 골프나 치면서 오피니언 리더들과 교제하고, 가끔 나타나 “문제없어. 잘 되지?” 하고 한 마디 하면 “그럼요, 사장님 말씀을 하시는 손님이 무지 많습니다. 손님의 반은 사장님 손님일걸요.” 아마 이런 꿈을 꾸지 않을까? 이런 사장이 되고 싶은 바램이야 누구나 있겠지만 불행이도 식당비즈니스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세 달이면 배우게 된다.

개업 효과라는 것이 있다. 개업을 하게 되면 아는 지인들이나 모임 또는 전직 회사 동료들, 친지, 동네 사람들 등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 한두 번 식당을 찾아주는 것을 말한다.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한두 달까지 간다. 많은 식당 경영자들은 초기 이런 상황을 자신의 능력으로 과신해서 무리하기 십상이다. “이제 돈 버는 것은 시간문제야. 이렇게 벌면 금방 부자 되겠네.” 물론 이 시점에서 더 열심히 손님이 찾아올 수 있는 맛있고 친절한 식당으로 만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식당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개업 초기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벌어들이는 효과가 스스로의 능력을 과신하게 되고 맛과 서비스 개발에 공을 들이지 않는 것이다.

고깃집을 할 당시 개업효과가 한 달 정도 가는 것을 보았다. 고깃집의 특성상 최고의 고기를 써야 한다는 것을 배워 당시 최고의 쇠고기를 재료로 구입하였다. 개업초기 세 달 정도는 무지 바빴다. 매상이 갈수록 높아졌던 것이다. 당연히 기고만장하였고, 골프를 치러 돌아다니고 저녁에는 손님들과 같이 술을 먹으면서 달라진 위상에 자만하고 있었다. 고기가 어떻게 나오는지 어떤 재료들이 초기 꼼꼼하게 정했던 원칙대로 정해져 나오는지 확인하지도 않았다. 그러는 사이 어느 틈엔지 고기는 질이 한 단계 떨어져 있었고 날마다 술에 쩔은 나는 알 리가 없었다. 서서히 손님이 떨어져 나가고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다시 일어설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고 말았다. 한 번 등을 돌린 고객의 마음은 돌아오지 않았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젊은 식당 사장들은 하나같이 멋있다. 자수성가한 타입이 아니라 2세 경영이거나 부모를 잘 만나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는다. 식당 운영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다른 곳에만 신경을 쓸 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침 일찍 가락동이나 용산시장에 가서 재료를 사야 한다.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문을 열어야 한다. 밥 한 숟갈 제대로 편하게 먹지 못하면서 밤늦게까지 손님 쳐내랴 직원들 비위 맞추랴 정신이 없다. 그래도 매상이 생각보다 적으면 뭘 더 해야 하지? 하면서 연구와 고민을 한다. 삼식이 같은 사장을 꿈꾼다면 당신의 식당비즈니스는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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