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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4일 12시 55분 등록
다시 생각해봐도 1주1글챌린지에 도전해서 참여한것을 정말로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에서 훌륭하신 변경연 글쓰기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습니다. 만약에 제가 참여하지 않았다면 저에게 글쓰기라고는 작은 수첩에 적는 하루 일정과 회의시간에 끄적거리는 낙서 정도였을것입니다. 그런데 챌린지에 참여함으로써, 저의 글쓰기 실력과는 무관하게 이렇게 당당하게(?) 이렇게 긴 글을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ㅎㅎ

  1주1글의 주제로 아이와함께하는삶 을 선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번째 이유로는 아이와 함께 하는 일상이 글의 주제라서 귀가시간이 빠른 저에게는 주제에 맞는 내용이 무궁무진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더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나름 괜찮은 아빠라고 자화자찬하면서 살아온 저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성실하고 올바르게 아빠의 역할을 하면서 살기만 하면' 아이들에게도 훌륭한 아빠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글쓰기 시작하고 한달이 지나가면서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깨우쳤습니다. 지난번 글에도 말씀 드렸던것처럼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점점 자라기때문에 엄마아빠도 자라는 아이들에게 알맞은 부모역할이 필요합니다. 특히 저의 경우에는 큰아이와 작은아이의 나이차이가 7살이라서 더욱 더 그런 역할이 필요함을 깨우쳤습니다.

  지난 일주일도 늘 그렇듯이 퇴근하고 집에가서 작은아이와 함께 아파트 내 산책(아이는 자전거, 저는 걷기)을 하였고 여러가지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큰아이와의 관계 회복에(그렇다고 관계가 틀어졌던것은 아닙니다)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큰아이는 중간고사 마치고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휴식시간을 가진 뒤 지금은 이번달 말에 있을 기말고사 준비로 바쁘게 지냅니다. 며칠전 밤늦은 시간에 갑자기 큰아이가 자기방에서 고함을 지릅니다. 그리고는 거실에 있는 저에게 달려오더니,, “아빠,, 내 방에 벌레..어떡해..빨리 좀 잡아봐,”라고 무슨 큰일이라도 난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뭐 그런일로 호들갑이냐”라고 한마디 하면서 빠른 처리를 해주지 않았을겁니다. 하지만, 이젠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기 때문에 예전처럼 그렇게 대처하지 않고, 아빠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호들갑 떨지 않고 묵묵히 그리고 당연히 그래야 하는것처럼 해결을 해줍니다. 다만, 해결과정에서 벌레가 책장 뒤로 숨는 바람에 시간도 더 걸리고 힘도 더 들었습니다. 하지만, 만족해 하는 아이를 보면서 속으로 웃으면서 아이방에서 나왔습니다. 물론, 책장뒤로 숨은 벌레 덕분에 아이와 둘이서 협동작전을 펼칠 수 밖에 없어서 큰아이와 좀 더 친밀한 관계를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작은아이는 잠든 이 밤중에 아빠가 해결을 해줬으니까요.ㅎㅎ

  그런데, 어제밤에 또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제부터 저녁식사 이외에는 다른것을 먹지 않기로 결심을 한 날이어서 조금 일찍 잠이 들었답니다. 한 달전 쯤에 구입한 저울에 수시로 올라가서 몸무게를 달아보니 비만함을 느꼈답니다. 그래서, 무조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야 몸무게가 줄어듬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늘 과자와 아이스크림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움을 느낍니다. 요즘은 법륜스님의 강력한 처방을 생각하면서(전기충격기 사용) 가급적이면 간식과 멀어질려고 노력합니다. 이야기가 옆길로 빠졌네요. ㅎㅎ 어제밤 깜짝 놀랄만한 뉴스에(ㅠㅠ) 온가족이 함께 뉴스를 보았고 (큰아이는 공부 중), 모든 뉴스가 끝나고는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가 새벽1시에 큰아이 부르는 소리에 놀라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잠 자다가 갑자기 깨서 일어나고는 정신이 멍했습니만, 아이의 다급한 소리에 아이방으로 갔습니다. 이번에는 준비물 챙겨서 갔어요. 부엌티슈와 수건을 들고서,, 저의 작전은 수건으로 때려서 기절 시켜 바닥에 떨어뜨린후에 부엌티슈로 눌러서 죽이기입니다. 지난번에 벌레 출연시에는 살려서 창문 밖으로 보낼려고 하다가 결국엔 벌레가 책장뒤로 숨게 되어 오밤중에 책장을 앞으로 당기고 하느라 고생을 해서 이번에는 과감하게 하기로,, 

  일단 벌레를 살려서 돌려보내지 않고 죽이기로 마음을 먹으니 벌레 잡이가 훨씬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첫번째 후려치기에서 힘을 많이 안줬더니 빗맞은 벌레가 살아서 날아가서 숨어버렸답니다. 아이는 이제 어떡하냐고 공부 좀 더 하고 자야하는데 이러면 잠 못잔다고 하고,, 예전에 저 같은면 마음과 달리 화를 내는 말을 했을텐데, 글쓰기 훈련으로 마음도 훈련이 되어서 어제는 “불 다 끄고 책상스탠드만 켜두면 곧 다시 벌레가 나타날 거라고” 하고는 다시 거시로 돌아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벌레가 다시 나타났다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아이방으로 가서 이번에는 확실하게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큰아이의 제안, 방충망 점검,도 받아들여서 내일 날 밝으면 방충망 체크 해준다고 약속도 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뭐 그리 호들갑이냐, 방충망은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아이의 의견은 무시했을건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큰아이는 고맙다고 하고 저는 아빠로서 무언가 큰 일(?)을 해냈다는 자부심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답니다. 새벽 1시에 ㄷ ㄷ

  또 하나의 이야기는, 큰 아이가 여차저차(?, 미용목적이 아닌) 치아 교정중인데 이떄 사용하는 고무줄(작은 동그라마 같은 모양)이 늘 목욕탕 선반에 어질러져 있고 가끔은 바닥에 떨어져 있어서 저는 늘 그게 불만이었답니다. 아이에게는 고무줄 사용했던것 쓰레기통에 잘 버리지 이게 뭐냐고 몇번 이야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그저께 밤에 양치를 하고있었는데, 큰 아이가 목욕탕에 들어와서는 치아에서 몇개의 고무줄을 빼서 선반에 올려두고는 양치를 시작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아이가 양치를 하기위해서는 고무줄을 빼야 한다는 사실을,,, 물론 고무줄을 늘 하고 있는것은 알고 있었답니다. 한달에 한번 치과병원에 갈때 주로 제가 조퇴를 해서 함께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부끄럽게도 아이가 양치를 하기위해서는 늘 그 고무줄을 빼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답니다. 벌써 1년이 지났는데 말입니다. 그 순간 저는 그 고무줄(사용한것)이 왜 그자리에 버려져 있는지 알았습니다. 그 이유는 양치하러 목욕탕에 와서 고무줄을 제거해서 버려야 하는데 버리는 통이 없어서 입니다. 아이에게 말은 안 했지만 사용한 고무줄을 버리는 작은 통을 목욕탕에 비치해줄려고 합니다. 하루에 최소 두번씩은 고무줄을(한번에 여러개의 고무줄을) 빼고 양치하고 다시 끼우고 하는 아이의 어려운점을 모르면서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고무줄에 불만이었던 저 자신이 부끄러웠답니다. 

  오늘 글의 마무리는 위에서 언급했었던 "음식에 대한 식탐”에 대한 법륜스님의 처방(?)과 덧붙여 말씀해주신 아이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글로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덧붙이는글의 뒷부분에 나옵니다. 예전에, 저는 글에 나오는 것 처럼 "양극단에 치우쳐서 화를 내거나 외면을 한다면”과 같은 아빠였던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런 모습은 버리고 없습니다. 1주1글챌린지 덕분에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음식은 마음껏 먹으면서 살은 안 찔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겁니다. 이렇게 남의 도움을 얻고 싶다면 종교에 가서 빌어야 합니다. 하지만 수행은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개선해 나가는 겁니다. 내가 음식을 많이 먹었다면 살찌는 과보를 기꺼이 받는 겁니다.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하고, 갚기 싫으면 다음부터는 빌리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는 것이 수행입니다. 
아이를 정말로 사랑하는 부모라면 아이의 버릇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이 될 때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와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연구하고 노력하기보다는 양극단에 치우쳐서 화를 내거나 외면을 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들이 하는 행동입니다. 이 법문을 들을 자격요건이 되는 정회원 여러분은 수행을 하겠다는 마음을 이미 낸 분들입니다. 허황하게 공짜를 바라거나 저절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사람은 수행자가 아니에요. 수행의 핵심은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겁니다."

** 이번 글도 작성은 금요일에 하였는데 며칠 늦게 올립니다. 글 내용에도 나오지만, 큰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그만 또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법륜스님의 글 내용처럼 “양극단에 치우쳐서 그만 화를 내고 잠시 외면” 하였답니다. 시험공부에 쫒기는 큰 아이의 잘못된 음식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그만 버럭 했습니다. 그래서, 글 내용과 다른 저의 모습에 부끄러워서 며칠동안 글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스님 말씀처럼 “연구하고 노력해야 하는데” 그 당시에는 그 말씀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그만 양극단에 치우쳤나 봅니다. 물론, 그 다음날부터 아이와의 관계는 일상으로 회복되었지만, 한결같이 늘..평정을 유지 하지 못한 부끄러움에 후회를 했습니다. 아이 치아 고무줄 보관통은 목욕탕에 비치해 두었습니다. 물론, 어지럽게 올려져 있었던 고무줄을 통해 담아 두었고요. 때론 말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게 당연히 효과가 있습니다.  1주1글챌린지 글쓰기로 점점 더 나은 아빠와 제 자신이 되리라 희망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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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5 15:29:20 *.103.3.17

글쓰기 = 삶의 수련.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책 읽기보다 100배는 효과적이고 어쩌면 직접적인 삶의 경험보다 더 큰 배움을 얻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언행일치까지 된다면 성인군자의 레벨이겠죠 ㅎㅎ 어제보다 아름다운 우리 자신을 위해 ㄱ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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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4 06:03:27 *.215.153.2

글쓰기 아직도 진행하고 있어서 저는 참 좋습니다. 독서 밑천도 부족하고 실력도 없어서 중간에 포기할까도 했지만 오늘도 이렇게 어제보다 더 나은 저 자신을 위해 글을 쓰고 있으니 좋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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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7 13:39:55 *.46.128.249

고무줄 보관하는 통을 놓아주기, 좋은 방법이네요. 작은 발견, 깨달음이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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