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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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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7일 23시 45분 등록

그리스로마신화에 피그말리온과 조각상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요. 키프로스섬의 여인들 즉, 프로포이티데스는 아프로디테의 숭배를 거부한 벌로 매춘부가 되었어요. 피그말리온은 그런 모습을 보고 여인들을 증오하게 돼요.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은 상아로 자신의 이상에 맞는 여인을 조각하였고, 조각상을 치장해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살아있는 것처럼 대했죠. 아프로디테의 축제 날 피그말리온은 재물을 바치며 조각상과 같은 여인을 아내로 달라고 부탁했어요.

 

"신이시여, 저에게 저 상아 여인과 같이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해 주소서!"

 

그는 차마 조각상을 아내로 달라고는 하지 못했어요. 피그말리온이 집으로 돌아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조각상에 입을 맞추었어요. 순간 입술에 온기가 느껴지면서 조각상은 서서히 살아있는 여인이 되어갔어요. 마침내 아프로디테가 그의 기도를 들어준 것이죠. 피그말리온은 조각상 여인과 결혼하였고, 그들의 결혼식에는 아프로디테가 참석했어요. 둘의 자식인 파포스의 이름에서 도시 파포스의 이름이 유래했고, 피그말리온의 조각 여인은 후에 거품의 요정 갈라테이아(Galatea)라 불렸어요.


피그말리온.jpg 피그말리온 2.jpg


 피그말리온이 갈라테이아에게 키스하는 극적 장면의 수많은 그림과 조각이 있어요. 저는 그 중에서 장 레옹 제롬(1824~1904)의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석고상이 사람으로 변하고 있는 발은 아직 석고상인 모습도, 주위에 보이는 조각가의 작업실을 볼 수 있는 배경도 맘에 들어요. 특히 뒤에서 보는 모습에선 공중에 큐피드가 화살을 쏘고 있죠.

 

심리학 용어 중에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것이 있어요. 다른 사람에 대해 기대하거나 예측하는 바가 그대로 실현되는 경우를 일컫는다고 해요. 예를 들어 교사가 어떤 학생에게 그의 성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이를 지속적으로 표현하면 학생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실제로 성적이 오르게 된다는 것이죠.

터널.jpg

피그말리온 효과를 그림책에 잘 표현한 장면이 있어요. 앤서니 브라운의 [터널]이예요. 축구를 좋아하는 오빠와 책을 좋아하는 여동생, 서로 전혀 다른 두 형제가 있었어요. 매일 싸우기만 하는 형제에게 엄마는 나가서 놀다 오라며 내보냈어요. 오빠는 심심해하다 어두운 터널로 들어갔어요. 아무리 기다려도 오빠가 오지 않자 동생은 무섭고 긴 터널을 들어가요. 터널 통과해서 나가니 오빠는 돌로 변해 있었어요. 돌로 변한 오빠를 동생이 끌어안자 점점 온기를 찾아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오빠는 "네가 와 줄 줄 알았어." 라며 반갑게 말해요. 동생과 오빠는 집으로 돌아와요.

 

앤서니 브라운은 그림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작가예요. [터널]에서도 피그말리온 말고도 너무도 많은 그림책 장면들이 있어요. 마치 숨은 그림처럼요. 그것은 직접 찾아보는 재미를 가져보세요. 다음엔 동시대에 서로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미다스왕의 이야기와 신라시대의 임금님 귀는 당나귀를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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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4 06:01:12 *.215.153.2

그리스로마신화,,제가 취약한 부분인데,,선배님 이야기는 재미있고 기억이 잘 될것 같습니다.

그림에서 피그말리온이 자신의 발을 들고 상아에서 여인으로 변신하는 갈라테이아를 껴안는 모습이 좋네요.

부끄러운 이야기 이지만, 저는  피그말리온 효과에 대해 이번에 제대로 용어정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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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7 13:38:35 *.46.128.249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터널> 이야기가 조금 더 나왔으면 좋았겠다 싶었어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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