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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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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2일 21시 54분 등록

아들이 초등학교 때 크로싱이란 영화를 가족이 같이 봤어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내용이었어요. 탈북자들의 이야기였죠. 세 식구가 모두 엄청 울었어요. 보고나서 탈북자의 실상에 대해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구나 했고, 우리가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 싶었죠. 그렇지만 일상에 쫒겨 그냥 잊고 지냈는데, 2018년 영화배우출신 감독 추상미씨가 첫 영화로폴란드로 간 아이들이란 다큐 영화를 찍었어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1,500명의 북한 전쟁고아를 폴란드에 보냈고 2차대전의 상처가 있는 폴란드 선생님들이 사랑으로 키워 다시 강제 송환 보냈던 기억을 떠올리며 유제프 원장이 우는 모습이 포스터의 장면이에요. 유제프 원장은 북한 고아들을 보며 자신의 유년시절을 떠올렸고 이 아이들에게는 커리큘럼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해요. 그래서 선생님들을 엄마 아빠라고 부르라고 했고 선생님들 또한 2차대전에 가족이 죽는 것을 직접 보거나, 고아가 된 사람들이라 북한 전쟁고아들을 보며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고 해요.

폴란드로 간 아이들.jpg

 

 폴란드에 살고 있는 선생님과 유제프 원장은 지금도 아이들 생각을 하며 눈물짓고 보고 싶어해요. 어떻게 지내는지 너무 궁금해하고요. 영화에서도 나오지 않았죠. 추상미 감독의 인터뷰에 의하면 러시아어와 폴란드어를 할 줄 알았던 아이들이라 상당수가 교수나 대사들이 되었고 실제로 폴란드에 가서 일하다 다시 북한으로 들어간 사람도 3명이나 된다고 해요. 영화에서 밝히지 않은 이유는 궁금해하며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을 관객들도 가졌으면 해서라고 하네요. 그리고 영화로 만들기 전에 다큐로 만든 것은 유제프 원장이 나이가 많아 혹시 모르기 때문이었다고 해요.

 

주연 여배우 역할을 맡은 이송이란 배우는 실제로 탈북한 여성이고 추상미 감독에게조차 말을 잘 하지 않았대요. 입을 열면 북한 사투리가 나오고 북한 사람이라는 것이 부끄럽기만 했는데 폴란드에 와서 북한 사람이란 말을 듣고 환대해주는 생존 폴란드 선생님들을 만나며 정체성과 자존감을 회복하고 감정을 표현했다네요. 여배우 이야기를 들으니 크로싱생각이 더 나요. ‘이송이란 여배우가 봤다면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모든 치유자는 상처 입은 사람이다.”라는 칼 융의 말처럼 폴란드 선생님들도, 북한 전쟁고아들도, ‘이송여배우도 모두 해당되는 것 같아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부르며 큰 우리와는 달리 요즘의 아이들은 통일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2013년 여론조사에서 통일을 서둘 필요가 없다는 것을 넘어 굳이 통일이 필요 없다는 의견을 합치면 50% 가까이 되었어요. 저와 수업하는 중학생이 통일에 대해 관심을 보여 역사교사인 정경호가 쓴 [선생님 통일이 뭐예요?] 책을 권해줬어요. 재미있게 읽었다고 했어요. 하지만 통일에 대한 생각은 북한은 북한으로 별개의 국가로 인정해주면 되지 않아요.”라며 통일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했어요. 지금처럼 지내도 되지 않겠냐는 거죠. 가만 들어보니 지금의 아이들이라면 당연한 생각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책에는 이대로가 더 좋지 않나요?’가 처음부터 나와요. 그리고 많이 이야기하는 통일비용에 대한 이야기, 분단하게 된 과정, 핵무기, 이산가족, 개성공단 이야기, 평화, 이상적인 통일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어요.

 

2020년 남북연락사무소를 폭발되는 것을 영상으로 직접 보며 통일을 할 수 있긴 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가족이 함께 영화와 책을 보며 가족의 소중함에서 새터민, 통일에 대한 이야기까지 확대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거예요. 통일, 새터민 모두 우리의 현재 진행형인 우리의 문제이니까요.

 

IP *.210.13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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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4 04:50:35 *.215.153.2

추상미 감독의 폴란드로간아이들 다큐를 찾아서 보고 싶습니다.


남북통일이 이루어져야겠지만  그 전에 다시 화해무드와 상호교류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것조차 이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트럼프 재선 위기(?) , 일본 아베의, 러시아 푸틴의 흔들리는 현재 상황, 중국의 환경재앙의 어려움을  우리나라가 기회를 잘 이용해서 남북이 독자적으로 진행하여 다시 화해무드를 조성하고 궁극적으로는 민족의 숙원인 평화통일을 만들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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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7 13:34:12 *.46.128.249

유트브로 크로싱 찾을 수 있네요. 너무 아프고요.

추상미 감독의 영화 저도 보고 싶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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