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뚱냥이
  • 조회 수 924
  • 댓글 수 4
  • 추천 수 0
2017년 9월 18일 11시 18분 등록

마당 넓은 집

 

 

허공은 집이다

가을바람과 새들이 마음껏 뛰어노는

마당 넓은 집이다

 

새들은 고함치며 하늘그네 타고 놀고

바람은 뒤에서 힘껏 밀며 흥을 돋는다

 

나무는 내 새끼들 다칠 새라

연신 손 흔들며 눈을 떼지 못한다

 

시끌벅적한 마당 넓은 집에서

내 눈도 귀도 마음도 함께 놀며

꿈 같은 하루를 시작하려 한다

 

--------------------------------------------------------------

 

벤치에 앉아

 

 

벤치에 앉았다

옆에 개미 한 마리도 앉았다

 

이리 저리 왔다 갔다

빙빙 돌기만 한다

 

길을 잃은 것인지 물어보아도

아무 대답이 없다

 

땅에는 옆에 앉은

개미의 친구들이 바삐 움직인다

 

그들 역시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고

각자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래 개미야!

너는 길을 잃은 게 아니었구나

 

너는 지금 너의 길을 가고 있던 것이고

너의 일을 하고 있던 거였구나

 

괜한 걱정을 했구나

네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나 역시 길을 잃은 것이 아니고

헤매고 있던 것이 아니었구나

 

그저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을 뿐이구나

IP *.120.112.77

프로필 이미지
2017.09.18 11:28:06 *.18.187.152

아예 시집 내기로 하신 겁니까아? 굿!

프로필 이미지
2017.09.18 17:12:36 *.75.253.245

"괜한 걱정을 했구나

네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나 역시 길을 잃은 것이 아니고

헤매고 있던 것이 아니었구나"


캬~ 하고 나도 모르고 감탄이 터지네요 !!

앞의 주도 그렇고 그냥 떠오른 감상들을 시로 나열했다기 보다는 모두가 하나의 심상으로 연결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연작시로 삼아도 좋을 듯 합니다 !!


항상 응원할께요 !

프로필 이미지
2017.09.19 08:54:10 *.124.22.184

시를 읽는 것은 물론이고 쓰는 것도 힘들어하는 나는 성한이 글을 보며 감탄할 뿐이야.

마당 넓은 집 제목을 보니 '마당 깊은 집'이 생각나네. ㅎ

프로필 이미지
2017.09.20 00:37:16 *.222.255.24

11기에서 시인 나오는 건가요..? ^^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72 13. 내 영혼의 독립운동사 [6] 해피맘CEO 2018.06.04 916
5171 아르고 호를 타고서- 6월 수업 후기 [4] 박혜홍 2018.06.19 916
5170 #18. 不在(부재)로써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그를 애도하며 [2] ggumdream 2017.09.11 917
5169 벼룩으로 가는 3가지 방향에 관하여 [1] 송의섭 2017.10.16 917
5168 #26 맥주이야기 2 (이정학) file [2] 모닝 2017.11.27 917
5167 #27. 여자 그리고 군대 [3] ggumdream 2017.12.04 917
5166 12월 오프수업 후기 (윤정욱) [2] 윤정욱 2017.12.11 917
5165 12월 오프 수업 후기_이수정 [1] 알로하 2017.12.12 917
5164 이해와 오해 [3] 박혜홍 2018.07.09 917
5163 [칼럼#5] 아빠의 망토(이정학) [3] 모닝 2017.05.15 918
5162 #26. 그렇게 안하고 싶습니다. [1] ggumdream 2017.11.27 918
5161 경험과 일과 자유가 사랑이 되시길... file [1] 송의섭 2017.12.18 918
5160 #28. 월요일 아침의 희망_이수정 [1] 알로하 2017.12.18 918
5159 칼럼 #31 가해자 부모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정승훈) [2] 정승훈 2018.01.06 918
5158 #36_내가 매일 글을 쓰는 이유 (콜린 퍼스와 동네 백수)_윤정욱 file 윤정욱 2018.02.19 918
5157 [뚱냥이의 놀자 도덕경] 제3장 머리도 비우고, 마음도 비우고 뚱냥이 2018.02.19 918
5156 11. 내가 살아갈 이유, 나를 살게 하는 힘 [4] 해피맘CEO 2018.05.22 918
5155 5월 오프수업 후기(정승훈) [8] 오늘 후회없이 2017.05.22 919
5154 6월 OFF수업 후기(송의섭) [8] 송의섭 2017.06.20 919
5153 #10 엄마와 딸 2–출생의 비밀_이수정 [5] 알로하 2017.07.03 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