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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16일 12시 02분 등록
노동과 경영 연재 1회 - 노동의 종말 1

내 연구의 과제는 가장 중요한 생산수단으로서의 인간의 역할에 대한 결정적이고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내는 것이다. 코리아니티의 핵심 주제는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 한국적 특수성의 보편화’이다. 이 주제의 실천방식은 사람이다. 사람만이 살길이다는 옛말이 이젠 생존의 바로미터가 되 버렸다. 그러나 현재 기업들이 시도하고 있는 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경영관리기법의 목적은 기업의 경쟁력 향상이다.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간에 노동(사람)을 줄임으로써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식에 다름 아니다. 사람을 통한 경쟁력 향상 또는 사람을 통한 부가가치의 확보와는 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국제 금속노련은 향후 ‘30년 이내에 세계 전체 수요에 필요한 모든 재화를 생산하는 데 있어서 현 세계 노동력의 단지 2%만 필요하게 될 것이다.’라고 발표하여 충격을 주더니, 일본 컴퓨터정보화 사회 주창자인 마수다는 ‘조만간 모든 공장들이 완전히 자동화될 것이고, 아마도 향후 20~30년 내에 사람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공장들이 출현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여 아예 한술 더 떴다. 이것이 현실이라는 점이 우리에게 닥친 문제이다. 90년대 미국에서는 10년 동안 300만개 이상의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한다. 물론 일부는 국제 경쟁의 격화로 인한 것이지만 대부분의 일자리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것이라고 David Churbuck과 Jeffery Young은 주장한다. 정보 처리 기술과 인공 지능 기술을 포함한 컴퓨터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화이트칼라 부문에 있어서 수많은 과잉 노동력을 창출해 버린 것이다.

생산성의 향상과 실업, 그리고 이에 대한 여러 가지 내용들을 [노동과 경영]이라는 제목에 기초한 내용으로 연재를 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은 ‘노동의 종말’에 기초해 작성되었으며 10회에 걸쳐 연재될 것이다. 그리고 총 100여 차례에 걸친 [노동과 경영] 연재는 이러한 맥락에서 2006년 동안 진행될 것이다. 말보다 실천이 앞서야 한다.

1920년 미국의 경제성장은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생산성 향상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그러나 그 결과 미국은 영원한 성장의 영광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더욱 더 많은 실업인구와 작아진 임금소득 노동자들로 인한 구매력의 감소, 그 영향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경기불황이었다. 보다 정교한 기술의 도입과 이에 따른 생산성 향상은 세계 경제가 보다 적은 노동력을 사용하여 보다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왜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더 힘들고 어려워졌을까?

노동이 없는 세계는 과학자, 엔지니어, 기업주들에게는 고되고 정신없는 반복적인 작업으로부터 인간이 해방되는 역사상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대량 실업, 전 세계적인 빈곤, 사회적 불안과 격변이라는 우울한 미래로 비칠 수 있다. 이 둘의 출발점은 제조와 서비스 제공 과정에 있어서 기계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동일한 현상이 각 자의 처해진 입장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 의해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는 불행을 경험해야 하는 쪽이 절대적 다수라는 점이다. 기술실업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단지 국지적인 현상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만일 일자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일을 하고 싶은데,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일자리 즉, 노동이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영화처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의 전쟁으로 치닫게 될까? 최근 유럽의 경우 실업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불안과 신파시즘 운동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들은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에서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선거에서 극우 정당에게 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그들의 좌절을 표출하고 있다고 한다. 생물학자 최 재천은 이와 비슷한 현상을 ‘사회는 점점 더 진보의 급류를 탈 테지만 정치는 확실하게 보수의 손 안에’ 놓일 것이라고 말한다. 실업은 청년실업보다는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상대적으로 더 빼앗긴 장년과 노년세대에게 심각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하이테크 혁명으로 인한 거대한 생산성 향상분이 공유되지 않고 기업, 주주, 최고 경영자, 출현하고 있는 하이테크 지식 노동자들에 전유된다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간의 격차는 전세계적인 사회 정치적 격변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 수많은 사람들이 보다 나은 내일의 희망을 컴퓨터 혁명의 해방적 잠재력에 걸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노동자들의 경제적 운명은 기술적 풍요의 와중에서도 계속 악화될 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가 개인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방치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정치가들의 정치적 게임논리에 맡겨 놓는 것이 나은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미 시장에서는 개별적 해결 방식의 흐름을 선택하고 있다. 기업가들은 고용의 창출에는 별 관심이 없고,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수요의 창출보다 이미 사라져가는 일자리의 숫자를 늘리기에 급급하다. 잘난 놈만 앞서 나가 제 목구멍 풀칠하면 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어야 하는가? 이런 고민이 나의 연구주제인 [노동과 경영]을 머뭇거리게 한다.

어쨌던 잠시 1930년대 미국속으로 들어가 보자. 나는 그 때 미국이 겪었던 여러가자 상황들이 지금 한국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미 유한킴벌리와 같은 기업들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철학적 차원의 기업운영 시도를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람의 문제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본질적이고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것의 해결방식을 집단적이냐 개별적이냐의 문제이고, 지속적이었던가 한 순간 정치논리나 경제논리에 빠진 일회성이었던가의 문제만 있을 뿐이었다는 것도 같이 배웠다.

미국은 19세기 산업혁명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은 곳이었다. 영국의 가장 큰 수요자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100년간 미국은 세계 최대의 공업국가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이제 20세기 초입에 들어서서 미국은 현대식 기계 기술이 고용 성장과 번영 혹은 실업과 경기 후퇴, 심지어 경기 불황 중 어느 것을 야기하는가 하는 문제를 1920년대에 시험 받게 되었다. 포드의 조립라인과 제너럴 모터스의 조직 혁신은 기업들이 재화와 용역을 만들어 놓는 방법을 급격히 바꾸어 놓았다. 내연 엔진과 자동차는 운송의 속도를 빠르게 하였다. 전기는 생산 공정을 움직이는 값싸고 풍족한 에너지를 공급하였다. 1920년과 1927년 사이, 미국 산업의 생산성은 40%가 향상되었다. 1919년과 1929년 사이에 연간 5.6%의 놀라운 성장을 기록하였다. 그렇지만 동시에, 25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제조업 부문에서만 825,000명 이상의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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