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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17일 23시 40분 등록

노동과 경영 연재 3회 - 생산성 향상으로 나타난 시장의 현실(3)

정보 및 전기 통신 기술로 향후 수 천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많은 산업과 고용 부문에서 노동의 지속적인 몰락이 예고되고 있다.

생명 기술산업은 지난 10년 동안 97,000개도 안 되는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 조합회의에 근무했던 채모트에 따르면 ‘그러한 수치의 두 배나 되는 일자리가 지난 1993년 한 해에 다운 사이징을 통해 없어졌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국내외에서 빈사 상태의 시장에 직면한 많은 기업들은 원가를 절감하고 줄어들기만 하는 수입에서 더욱 더 많은 이익을 짜내기 위한 방편으로 새로운 노동 절약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기업들은 1993년 새로운 자본 투자에 5,920억 달러 이상을 쓴 반면에 더욱 더 많은 수의 노동자가 요구되는 신규 공장이나 건물에는 1,200억 달러가 안 되는 돈을 썼다고 한다. 기업체들은 나머지 돈을 보다 값싼 원가 및 보다 적은 수의 노동력을 갖고 동일한 산출량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기존 설비의 효율을 높이는 데 사용하였다. 물론 절감은 일시적일 뿐이다. 노동자 수의 감소는 경제 전반에 걸쳐 구매력 저하로 나타나 잠재 시장 및 수입을 더욱 위축시킨다. 이 문제는 잠재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닥쳐올 현실적인 공포이다.

대부분의 산업계에 있어서 실업 상승과 불완전 고용으로 수요가 심각하게 악화되어, 기업계는 구매력을 촉진시키기 위해 손쉬운 소비자 신용을 확장하는데 매달려 왔다. 할부 구입, 대출 및 신용카드 구입은 많은 산업국가에서 하나의 생활양식이 되었다. 결국 가계 부채의 증가는 경제적으로 가장 괜찮아 보이는 시기가 대다수의 가계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되어 버렸다. 남들이 가장 좋다고 하는 호시절이 나에게는 가장 어렵고 힘든 기간이 되어 버린 셈이다.

문제는 엄청난 규모의 새로운 일자리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과거 기술 혁명이 경제 부문에서 전반적인 일자리를 위협했을 때, 새로운 부문이 잉여 노동력을 흡수하기 위해 출현했다. 금세기 초, 초기 형태의 제조업 부문이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은 많은 블루칼라 노동자를 재고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부문이 급속한 구조 재편과 자동화의 희생물이 됨에 따라 일자리를 잃고 있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흡수해 줄 주목 할만한 새로운 부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눈에 보이는 유일한 새로운 부문은 지식 분야로 미래의 새로운 첨단 자동화 경제를 알리는 데 책임을 진 엘리트 산업 집단 및 전문가 그룹이다. 소위 상징 분석가 또는 지식 노동자 등의 전문가들은 과학, 공학, 경영, 자문, 교육, 마케팅, 방송 및 연애 분야 출신이다. 그들의 수가 늘어가고 있지만, 신세대의 생각하는 기계에 의해 일자리를 잃는 무수히 많은 노동자들에 비해 아직도 소수로 남아 있다.

새로운 첨단 기술 혁명의 파괴적인 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도자들은 기술 확산 아이디어를 계속 옹호하는 한편 반대가 되는 모든 증거를 무시하고 기술 혁신 및 생산성 향상, 가격 하락이 충분한 수요를 창출하여 없어지는 일자리보다는 보다 많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믿는다. 1987년 학술원의 ‘기술과 고용의 미래에 관한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경쟁적인 시장에서 특정 상품의 가치를 낮춤으로써 기술 변화는 빈번히 산출량의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 보다 많은 산출량의 수요로 생산이 증가하고 좀 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기술 변화로부터 야기되는 단위 산출량 중 노동 소요량 감소의 고용에 대한 영향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 설령 생산 공정이 변혁된 상품의 수요가 가격 하락시에도 의미 있게 증가하지 않는다 해도 소비자들이 가격 하락의 절감분을 이용하여 다른 재화 및 용역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혜택은 그때까지도 발생한다. 그러므로, 총 고용은 종종 확대되며 ······ 역사적으로 그리고 예견할 수 있는 미래에 있어 새로운 공정 기술로 인한 단위 산출량 당 노동 소요량의 감소는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총 산출량에 있어서 유익한 고용 확대 효과에 의해 계속해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의 역할에 대한 정치가들과 기업가들의 생각과 대중의 기대는 서로 달랐다. 전자는 새로운 기술은 생산성을 증가시키고 보다 많은 이윤과 더불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하나의 수단으로 보았다면 후자는 어느 날 기술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보다 많은 여가의 생활을 위해 인간을 해방시켜 준다는 이상을 즐겨왔다. 이와 같은 기술과 노동에 대한 양자의 매우 다른 생각은 제3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양자의 욕구(끝없는 생산과 이윤 그리고 보다 많은 여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에 대한 답변은 양자의 견해 중 어느 것이 다음 세대의 정력과 재능 그리고 열의를 끌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매력을 갖느냐에 달려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을 해방시켜 주리라고 그렇게 희망했던 컴퓨터와 새로운 정보 기술이 임금을 삭감하고 일자리를 빼앗는 괴물로 변해 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어쩔 줄 모르고 있다. 미국의 노동자는 처음으로 생산성 향상은 때론 더 많은 여가를 가져다주기보다는 그들을 실업 전선으로 이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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