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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20일 13시 38분 등록

노동과 경영 연재7회 - 블루칼라의 종말

리엔지니어링과 기술 대체에 있어 가장 적극적인 발전은 자동차 산업에서 진행되고 있다. post-Pordism이 전 세계의 자동차 산업을 급속히 변혁시키고 있는 중이다. 동시에 이들 후기 포드주의자들의 구조재편은 조립 라인에 종사하는 블루칼라 노동자의 대량 해고에서 출발한다. 피터 드러커는 자동차 제조업을 ‘산업 중심의 산업’이라고 명명하였다. 세계 경제와 일자리에 있어 자동차의 중요성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헨리 포드가 최초의 이동식 어셈블리 라인을 설치한 때부터, 자동차 산업가들은 생산을 증대하고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혁신을 실험해 왔다. 포드 자신도 인간의 노동력을 기술로 대체하는 회사의 능력에 자부심을 가졌고 과업을 힘이 들지 않는 단순한 공정으로 바꾸기 위해 새로운 방법 등을 계속해서 모색하였다. 그 결과 어셈블리 라인에 대한 포드의 비전은 급속히 발전하고 있으며 현재 일본이 이를 주도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 이미 채 8시간도 못 되어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정도에까지 발전하고 있다. 생산시간의 단축은 적은 수의 노동자가 라인에 필요하다는 의미를 말한다. 우리는 이 말이 주는 의미를 주목해야 한다.

전체 산업 노동력의 10%가 자동차 산업 및 관련 산업에 있는 독일의 자동차 산업가들은 1995년에 7개의 일자리 중 하나 정도가 줄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동차 업계는 노동력 대체 기술을 비용을 절감하고 이윤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최고의 전략으로 보고 있다. 노무비가 총 원가의 10~15%도 안 되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윤에 비해 매출액 중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새로운 정보 기술의 대체로 손쉽게 절감할 수 있다. 유엔의 국제 노동 기구인 ILO는 노무비를 절반으로 줄임으로써 이윤을 3배로 늘일 수 있다고 하였다.

대표적인 노무비 절감방식은 로봇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로봇은 자동차 조립 라인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원가 절감의 대안으로서 매력적이다. 일본의 마쯔다 자동차는 1993년부터 시작한 호푸 공장의 조립라인의 자동화 비율을 2000년까지 50%로 올렸다. 이처럼 보다 우수한 지능과 유연성으로 무장한 똑똑한 로봇들이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산업가들은 로봇이 원가 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로봇으로 노동자들을 대체하려고 한다. 그 이유를 산업전문 잡지인 ‘기계 및 생산 공학’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사람이 하는 일이란 그저 한 기계를 끄고 또 다른 기계를 작동시키는 것에 불과한 곳에서 어떤 기준에 의해서도 기계보다 더욱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볼 수 없는 노동자에게 고임금을 지불하는 것이 아주 매력 없는 일이 되어 가고 있고 ···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 뿐만 아니라 금전적으로도 정당화하기 쉽게 되어 가고 있다. 더욱이 로봇은 작업 성과가 변덕스럽지 않고 ··· 실무적인 목적에서도 로봇은 열심히 일하고 양심적이며 교대 시간의 시작과 끝이 일정하다.”

전세계 자동차 산업은 재빨리 공정을 혁신하고 노동력을 대체하는 정보기술에 투자를 하는 한편 관련 산업 역시 똑같은 일을 진행 중이므로 그러한 과정 속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없어져가는 것을 알아내기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철강 산업과 몇 가지 산업을 살펴보고 이의 근본적 변화를 이루어 내는 정보기술의 혁신과 린 생산방식의 결합을 주목해 보자.

미국에 공장을 설립한 일본의 제철회사는 복잡한 개별 단계의 공정을 모두 없애고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어 제철 작업을 혁신시켰다. 컴퓨터 통제가 자동 생산에 추가됨으로써 자동화된 공장에서 생산 소요 시간을 12일에서 단 1시간으로 줄여 버렸다. 그 결과 회사의 노동력은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으며, 두 개의 오래된 제철소를 폐쇄하고 수천 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철 생산의 자동화로 미국의 최대 종합 철강회사인 US Steel은 1990년에 12만 명의 노동자를 단지 2만 명의 노동자로 하여금 거의 똑 같은 양의 철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린생산 방식에 의한 철 생산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 신형의 고도로 자동화된 제조방법이 급진적인 경영 재편과 결합하고 있다. 보통 철강회사는 300개에서 400개 정도의 각기 다른 직무 부류가 있는데, 위의 방식으로 LTV-스미모토 공장은 100개의 직무 분류수를 단지 3개로 줄일 수 있었다. 인랜드 철강은 경영계층을 10단계에서 6단계로 축소하였다. 이와 같은 리엔지니어링 과정이 전세계의 철강회사에서 진행중이다. ILO에 따르면 1974년에서 1989년까지 OECD 국가에 있어 고용 수준이 무려 50% 이상 감소하였으나 완제품 철 생산량은 6%만 떨어졌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90% 이상의 경우에 있어 고용 감소의 근본적인 설명은 산출량 수준의 변화가 아니라 생산성의 향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변화의 주역은 두말할 필요없이 노동의 절약기술인 기술혁신이다. 저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이를 ‘실리콘 칼라 노동자’라고 부른다. 화이트칼라 노동자 또는 블루칼라 노동자처럼. 이 실리콘칼라 노동자는 고무산업에서도 위력을 발휘하였다. 1982년 일본의 고무 제작업체인 브리지스톤이 테네시주에 있는 파이어스톤 타이어 공장을 인수하여 자신들의 높은 린 생산기준에 맞게끔 공정을 혁신하였다. 팀제를 도입하는 한편 조직의 계층을 8단계에서 5단계로 줄이고 직무 분류수를 축소하고 품질관리를 개선하기 위하여 직무 재훈련 계획을 실시하였고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기 위하여 새로운 기자재에 7,000만 달러를 투자하였다. 그 결과 5년이 안 되어 타이어 생산은 월 16,400개에서 82,175개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에 타이어의 불량률도 86%가 줄어들었다. 영국에서는 또 다른 일본의 타이어 생산자인 스미모토사는 던롭 공장을 인수하여 린 생산방식으로 전화하여, 30%의 더 적은 인력으로 40% 이상 향상된 생산성을 기록하고 있다.

결코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리엔지니어링과 자동화에 있어 가장 큰 진보 가운데 일부분이 전자 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GE는 1981년 40만 명의 고용 수준을 1993년의 23만명으로 줄이면서도 판매액은 3배로 신장시켰다. 일본의 빅터사에서는 자동화 설비가 캠코더 부품 및 자재를 64개의 로봇에 전달하면 로봇은 150개의 각기 다른 조립 및 검수 과업을 수행한다. 이 작업은 지능 기계와 로봇이 도입되기 직전 150명의 근로자가 생산하던 일을 이제는 단 두 사람만이 공장의 현장에 근무한다. 모든 산업에서와 같이 새로운 노동력 및 시간 절약 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생산성의 증가는 고용의 감소를 의미한다. 미국내 가정용품 산업의 경우 1973년과 1991년 사이에 고용이 196,300명에서 117,100명으로 줄어 들었고 2005년에는 1973년의 절반도 안 되는 고용 수준인 93,500명만으로 미국 가정 용품의 총 생산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노동 통계국은 추정하고 있다. 노동성에 따르면 이러한 고용 감소 중 사실상 어떠한 것도 수입 증가나 수요 감소에서 기인한 것은 없다고 발표하였다.

사실상 모든 주요 제조 활동에서 인간의 노동력은 기계에 의해 서서히 대체되어 왔다. 오늘날 전세계 수많은 노동자들은 경제적 격변기 사이에서 옴싹달싹 못하는 자신들을 발견하고 실리콘칼라 노동자의 도입으로 점점 밀려나버린다. 다가오는 21세기 중엽쯤이면 블루칼라는 역사에서 사려져 버리는, 제3차 산업혁명과 보다 높은 기술 능률을 향한 끊임없는 행진의 희생물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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