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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20일 13시 39분 등록

노동과 경영 연재 8회 - 서비스부문의 현실

1994년 2월, ‘월스트리트 저널’은 새로운 정보 기술에 의해 수많은 근로자가 영원히 대체되어 감에 따라 서비스 산업에서 역사적인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하는 기사를 전면에 실었다. 이 잡지에 따르면 “미국의 거대한 서비스 부문이 생산은 지속적으로 늘어났으나 고용은 해마다 떨어졌던 농업과 제조업에 불어 닥친 것과 유사한 격변의 시기에 놓여 있는 것 같다. ··· 기술 발전이 현재 너무나도 급속하여 서비스 회사들은 신기술을 실행하거나 늘어나는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채용해야 하는 인력보다 더 많은 수위 노동자를 해고하고 있다.”고 한다.

AT&T는 6,000명 이상의 장거리 교환수를 컴퓨터화된 음성 식별 기술로 대체하였다. 이 새로운 실리콘 교환수는 AT&T가 40%나 적은 인력으로 50% 이상 증가한 통화를 처리할 수 있게끔 하였다. 생산성의 극적인 향상으로 전화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었다. 1981년과 1988년 사이에 고용이 179,800명이 줄어들었다. 우편 서비스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전개되고 있다. 1995년에 47,000명 이상의 인력이 시각 인식이 가능한 자동화 기계로 대체되었다. 이러한 우편 서비스의 자동화 기술은 우편 업무에 있어서 지난 200년 동안보다 최근 10년 동안이 우편물이 배달되는 방식에 더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고 한다.

모건 스탠리사의 경제학자인 로치(Stephen Roach)는 ‘서비스 산업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미국의 무한한 동력으로서 역할을 상실해 왔다.’고 말하고 ‘우리는 아직까지 서비스 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산업의 출현을 보지 못했다.’고 경고한다. 사람에 의한 서비스와 더 많은 복잡한 서비스 기능이 지능 기계에 의해 수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뉴욕시의 전 예산 국장인 홀즈만은 ‘우리가 향해 움직이는 곳은 고임금의 일자리의 성장과 저임금 일자리의 위축이라는 두 도시의 모습을 보는’것과 같다고 말할 정도이다. 성공의 대가가 산업가들과 금융자본가들 외의 노동자들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은행이나 보험업 역시 이런 거대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에 있는 은행의 수는 2000년대에는 25%가 감소할 것이고 은행원의 20% 이상이 리엔지니어링과 자동화의 이중 과정으로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은행 부문에 대한 한 연구에서 앤더슨 컨설팅사는 자동화 및 공정 단순화의 적용으로 20~30%의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프로비던스의 플리트 금융회사에서는 하루 24시간 영업 활동을 하는 한 고객 봉사실은 월 150만통의 전화를 처리하는데, 그 중 80%가 컴퓨터에 의해 완전히 처리되고 있다. 새로운 자동화 컴퓨터 시스템으로 플리트사는 고객 서비스 인력의 40%를 줄일 수 있었다. 자동 출납기의 경우는 더 극적이다. 인간 출납원은 하루 200건의 거래를 처리하고 주당 30시간을 일하는데 비해 8,000달러에서 2만 달러까지의 연봉을 받고 휴식과 병가, 휴가를 받는다. 하지만 자동 출납기는 하루 2,000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고 주당 168시간을 일하며 연간 22,000달러의 운영비에 작업중 휴식이나 휴가가 전혀 필요없다. 1983년과 1993년 사이에 은행들은 출납원을 자동 출납기로 대체하여 179,000명의 으 출납원 또는 해당 인력의 37%에 해당하는 노동력을 없애 버렸다. 그리고 2000년 경 은행 고객의 90%이상이 자동 출납기를 이용하고 있다.

보험 산업 역시 새로운 첨단 시대에 재빨리 접어들고 있다. 뮤추얼 베네피트 생명보험은 영업활동을 혁신한 미국의 거대한 보험 회사 중 최초의 회사이다. 구 시스템하에서는 신청서를 처리하는 데에 5개 부서와 19명의 개별인력을 수반하는 30단계가 필요했다. 대부분의 보험 배상 요구 신청서를 실제 처리하는 시간은 17분이 채 안 됨에도 불구하고 처리 기간은 22일 이상이나 소요되었다. 나머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 부서와 부서 사이에서 정보를 이송하는 데 잡아먹혔다. 베네피트 생명보험은 이 더디고 귀찮으며 복잡한 과정을 없애버리고 신청서를 처리할 한 사람의 사건 담당자만을 두고 첨단의 워크스테이션으로 무장하고 답변을 돕는 ‘전문가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그 결과 이 회사의 평균 신청서 처리일은 평균 2일에서 5일이 걸린다. 노동력의 절약은 절약된 시간만큼 극적이다. 100명의 현장 근무자를 없앨 수 있었으며, 새로운 형태의 감축된 노동력은 예전에 비해 2배에 해당하는 신청서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은행 및 보험 산업에서 진행 중인 기술 변화는 화이트칼라 및 서비스업의 모든 면을 새로이 규정하는 혁신적인 개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서류를 처리하는 전통적인 사무실에서 전자 처리 작업으로의 혁신적인 전환이 있다. 서류 없는 전자 사무실이 그것이다.

거대한 보험회사 에이트나 사는 계속적으로 최신판으로 바꾸어야 하는 435가지의 매뉴얼을 종이로 만든 프린트물 대신 전자화된 정보로 저장키로 결정하였다. 변화된 지금은 매뉴얼이 전자화되어 식자, 교정, 인쇄, 대조, 제본, 선적 및 파일링 등이 필요없게 되어 연간 600만 달러 이상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서류일을 덜 한다는 것은 좀 더 적은 수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에이트나사는 하는 일이 매뉴얼을 가제하는 것에 불과한 사무원의 사무실을 모두 폐쇄시켰다. 이 회사의 정보책임자인 로웬버그는 정보를 전달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 종이없는 사무실이 훨씬 더 능률적이기 때문에 에이트나사는 그러한 방향으로 재빨리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종이 없는 사무실은 현금이 필요 없는 사회에 비유되며, 2020년 이전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런 새로운 방법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능기계는 지속해서 사무계층을 타고 올라가 일상적인 사무업무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경영층이 수행하던 일까지도 서서히 침범해 들어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컴퓨터 채용시스템을 들 수 있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사는 이 시스템(리슈믹스사의 시스템이라 하여 리슈믹스 시스템이라 부른다.)을 도입하였는데, 리슈믹스 시스템과 인사 관리자를 비교한 현장 시험 결과 실리콘 작업자가 평가 작업에 있어 동일한 숙련도를 보여주고 지원서를 처리하는데는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을 압축시키고 공간을 붕괴시킴으로써 새로운 전자 마법은 사무실의 개념을 공간 개념에서 시간 개념으로 바꾸어 놓기도 한다. 가상사무실이라 불리는 원거리 상근의 개념이 그것이다. 종업원들은 휴대용 컴퓨터, 팩스 및 무선 전화가 완비된 이동식 사무실을 제공받아 일을 한다. 원거리 상근은 종업원의 생산성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일을 하는데 필요한 사무실의 공간의 양을 줄여 놓는다. 던 앤 브래드스트리트 소프트웨어사는 원거리 상근계획을 실행함으로써 부동산 비용을 30%나 줄였다. 뉴욕의 회계 법인인 언스트 앤 영사는 시카고에 있는 사무실 공간을 37만 평방 피트에서 30만 평방 피트로 줄이고 호텔링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부장 이하의 모든 사람은 책상이 없게 되었다. 그들이 사무실을 사용하기 원하면 예약을 해야 한다.

초보 형성 단계이기는 하지만 제3차 산업혁명은 농업, 제조업 및 서비스 부문에 종사하는 수천만 명의 사람들을 밀쳐내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세계적 노동력 감소와 함께 첨단 기술을 따라 세계 경제 시스템을 혁신하는 길을 열어 놓았다. 현재의 리엔지어링과 자동화의 물결은 다가올 시대에 있어 생산성을 가속화하는 한편 더 많은 수의 노동자가 세계 경제에 있어 불필요하고 관련이 없게끔 만드는 기술혁신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경영 컨설턴트, 과학자 및 기술자들은 오늘날의 정보 기술은 다가오는 20~30년 후의 것과 비교하면 초보적이라는 사실을 재빨리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래에 있어 첨단의 계산기와 로봇 공학, 지구를 감싸 안은 통합 전자 네트워크가 더욱 더 많은 경제적 과정에 적용되어 만들고, 움직이고, 팔고, 서비스하는 데 있어 직접적으로 인간이 참여할 여지를 더욱 더 적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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