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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9일 08시 05분 등록

날 데려가시겠소? 그럼 난 당신의 사람이 되겠소.

난 정말 일을 잘하는 사람이요.

일할 때는 날 건드리지 마시오. 뚝 부러질 것 같으니까.

일에 몸을 빼앗기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 그 자체가 될 만큼 긴장한단 말이요.

그러니 당신이 날 건드리면 난 부러질 밖에.

그러나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꺼요.

인간이 뭔지 아시오? 자유요 자유.

자유가 뭔지 아시오? 확대경으로 보면 세균이 물속에 우글거리지.

어쩔테요. 갈증을 참을테요 ? 확대경을 확 부숴버리고 물을 마실꺼요?

난 물을 마실꺼요. 그게 자유요.

그는 내가 찾아 다녔으나 만날 수 없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는 사나이였다.

그래, 뱀 같은 사람이지.

온 몸을 땅에 붙이고 있는 뱀이야 말로 대지의 비밀을 가장 잘 아는 동물이니까

그야말로 온 대지 온 사방에서 생명을 다시 얻을 수 있는 사람이지

내가 말했다. 이리와요 조르바 내게 춤을 가르쳐 주시오.

내 인생이 바뀌었소. 자, 놉시다

그가 말했다. 두목, 사람을 당신만큼 사랑해 본적이 없소.

그로 인해 나는 묘비명에 이렇게 썼다.

나는 아무 것도 원치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

 

 

'그리스인 조르바'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책입니다. 

내 책장 어디엔가 눈에 잘 띄는 곳에서 언제나 나를 기다립니다.

 

 책상에서 일어나 이리저리 방안을 오가다가 손에 잡히면 몇 줄 혹은 몇 페이지를 읽어대는 책입니다. 이 책은 햇살처럼 내 안으로 스며들어, 나를 웃게 하고, 일거에 복잡한 인간사를 단순한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삶은 그렇게 단순하고 기쁜 것인데 작은 머리통이 복잡한 생각을 하게 합니다. 


모든 것이 유쾌하게 육화(肉化)되어 잠시나마 삶과 우주가 이리저리 재고 따질 것 없이 다정하게 웃어댑니다. 하루는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요.

IP *.187.14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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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9 08:07:12 *.187.144.242

드디어 조르바 차례가 되었네요. 멋진 독서시, 살아있는 텍스트 때문에 좋아합니다. 요즘 들어서는 굉장히 논란의 여지가 많은 책이 되어가고 있는데 (오독 떄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그래도 싱싱한 원본의 훌륭한 포인트만은 살려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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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30 18:28:37 *.103.3.17

조르바, 인생 최대의 동경의 대상이죠 ㅎㅎ 저는 완전한 조르바가 될수는 없지만, 가끔은 조르바나이제이션되었음 좋겠다 생각한답니다. 술 취하면 가끔 조르바 흉내를 냅니다만 ㅋㅋ  어설픈 모작 정도도 안되죠. 카잔차키스와 이윤기선생이 자신의 글이 피로 쓰여졌는지, 골수에서 나온것인지 따져가며 자기 자신을 꾸짖을때 조르바는 옆에서 웃고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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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3 06:13:31 *.215.153.2

조르바 이야기, 작년에 처음으로 읽어보다가 다 못 읽은 책인데 어니언님 이야기처럼 그때 그때 펼쳐서 보고싶은 부분만 읽어도 좋군요. 다 읽는 다는 마음의 부담을 버리고 틈틈이 읽어보도록 할께요~ 책 소개 고맙습니다. 오늘부터  1일 1 댓글도 시작할려고요.. 새벽4시는 아니지만 잠시만이라도 이렇게 시간내서 칼럼에 놀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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