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박노진
  • 조회 수 561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6년 6월 23일 12시 50분 등록

어제보다 나은 식당(19) -소문난 식당 형편없는 서비스 사례(6/22 조선일보 기사)

사례1 - 내가 외국인이냐구요

소공동 L 백화점에 문을 연 모 업체에서 생긴 일. 테이블에 앉으니 20대 백인 여성이 주문을 받으러 왔다. 헉, 우리가 외국인도 아닌데. 물론 뭘 먹겠느냐는 질문도 영어였다. 메뉴의 요리들이 어떤 요리인지 설명도 영어로 하는데다 잘 못한다. 결국 세트 메뉴를 먹었다. 외국인 접대를 위해서라면 모르겠지만, 한국인 손님 시중드는데 외국인이 필요한 이유는 뭐였을까? 이 업소측은 지난해 개점 초창기 때 생긴 일인 것 같다면서 외국인 손님에게만 외국인 웨이트리스가 서비스를 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사례 2 - 주방에서 뭘 닦던 종이가 들어간 것 같습니다.

10명이 함께 인도 커리와 라씨(인도식 요구르트)를 먹고 있는데 라씨가 잘 빨리지 않아서 끙끙대 살펴보니 손가락 두 개만한 두꺼운 종이가 요구르트에 푹 절어 있었다. 이미 그는 절반을 마신 상태. 그 커다란 종이가 조그만 컵에 먼저 들어갈리는 없고, 10잔의 요구르트로 나뉘기 전 이미 큰 통에 잠복해 있었을 생각을 하니 모두 어이가 없었다. 지배인 말이 더 황당했다. 주방에서 뭘 닦던 종이조각이라는 것이었다. 주방의 종이조각을 상상하니 더 ‘울컥’했다. 그 날 음식값은 그대로 받고 후식-커피 또는 녹차-를 무료로 제공했다.

사례 3 - 이럴 거면 예약은 뭐 하러 받니?

예약을 해야만 하는 떡갈비가 유명한 S식당도 예약 우선이라 하길래 전화로 두 시간 전 자리를 부탁했다. 두 사람이 갔는데, 상도 덜 치워진 테이블을 고개로 휙 가리키며 ‘저기서 기다렸다 드세요’한다. 그 후로는 음식이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몰랐다. 이 식당은 예약제 뿐만 아니라 예약없이 오는 손님까지 함께 받다보니 그런 불상사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사례 4 - 우리도 바쁘거든요

날씨가 더운 탓인지 식당은 난리통이었다. 한참을 기다려 겨우 자리를 잡았다. 역시 빈 접시가 치워지지 않은 자리였다. 종업원을 여러 차례 불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겨우 종업원과 눈이 마주쳤다. 테이블을 치워달라고 했다. 종업원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우리도 바쁘거든요?’라고 내뱉고는 주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식당측은 사람구하기 힘들어 그날 일당 파출부를 쓸 때가 있다면서 그 때 일어난 실수 같다고 하면서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례 5 - 그건 우리 사장님 자가용인데요

뉴욕타임스가 ‘가보고 싶은 전세계 음식점 10선’에 선정한 대만 딘타이펑의 M지점. 그 환상의 ‘소룡포’맛을 확인하고자 하루 전에 예약을 했다. 도착 10분전 주차 가능 여부를 전화로 물었다. 무뚝뚝한 대답. ‘주차 안됩니다’ 그럼 유료주차장이라도 알려달라는 말에 ‘잘 모르겠구요. 인근 백화점 주차장에 대신던지, 지금 바쁘거든요’ 결국 신세계 백화점 지하까지 찾아가 주차를 했다. 10분 넘게 걸어 레스토랑에 도착하니, 레스토랑 옆 소형 주차장에 고급 승용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울컥’해서 항의하자 종업원 말, ‘우리 사장님 찬데요’ 지금은 자동안내전화를 통해 인근 백화점등의 지하에 주차가 가능하다고 소개하지만 주차비는 100% 손님몫.

사례 6 - 아니 좀 일어서 달라는 게 그렇게 힘들어요?

왁자지껄한 점심시간. 손님에게 ‘그릇 좀 치우게 일어나라’고 말하는 것은 보통이다. 문제의 핵심은 인력. 방과 홀의 서빙을 맡은 사람이 사장과 아주머니 한 명에 불과하다. 늘 손님이 바글대는 집에 종업원이 이렇게 적으니 물은 ‘셀프’가 원칙. 그러나 이 집의 칼국수 가격은 5,000원. 중학교 앞 분식점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던지, 아니면 종업원을 늘리든지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게 이집 단골들의 주문이다. 그러나 식당측은 종업원을 더 늘릴 수 있는 상황은 안되는 만큼, 솔직히 손님이 좀 적에 오셨으면 좋겠다고 한다. 우리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고 싶다고 한다.

사례 7 - 원활한 서비스가 힘드니, 오늘은 돌아가시는 게..

프랑스 레스토랑처럼 인테레어를 꾸민 고급 한우 생고기 전문점. 한 번은 샤브샤브를 시킨 뒤 추가로 채소를 더 달라고 주문했는데, 4번을 주문한 끝에(7분 걸렸다) 가져왔다. 이번에는 김치가 떨어져 부탁했더니 엉뚱하게도 채소를 가져왔다. 테이블에 내려 놓을 때 쩌렁쩌렁하게 ‘탕’소리가 나더라. 며칠 뒤 두 번째 사례. 홀에는 손님이 가득해 방으로 들어가 앉았는데, 직원이 와서 하는 말, ‘오늘은 단체 손님이 와서 원활한 서비스를 해 드릴수가 없습니다. 다음에 이용하시는게...’. 그럴거면 처음부터 개별 손님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를 하던지 써 놓던지 해야지. 식당측은 종업원이 좀 적다 보니 그렇다면 계속 사람을 구하고 있다고 해명한다.

IP *.118.67.8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32 어제보다 나은 식당(8) - 대박식당 엿보기 1 [1] 박노진 2006.06.10 5347
5131 어제보다 나은 식당(9) - 대박식당 엿보기 2 박노진 2006.06.10 5835
5130 어제보다 나은 식당(10) - 식당의 발전, 식당의 미래, 종업원들에게 쏟는 시간이 얼마 박노진 2006.06.10 5374
5129 어제보다 나은 식당(11) - 나는 식당비즈니스가 싫었다 [1] 박노진 2006.06.12 4965
5128 어제보다 나은 식당(12) - 그래도 할 수 밖에 없었던 식당비즈니스 박노진 2006.06.14 4643
5127 어제보다 나은 식당(13) - 어떻게 하는 것이 어제보다 나은 식당이 되는 것일까 박노진 2006.06.14 4928
5126 어제보다 나은 식당(14) - 세 번째 고개 박노진 2006.06.15 4741
5125 어제보다 나은 식당(15) - 미래의 라이벌 벤치마킹(1) [1] 박노진 2006.06.16 4944
5124 어제보다 나은 식당(16) - 미래의 라이벌 벤치마킹(2) 박노진 2006.06.18 5287
5123 어제보다 나은 식당(17) - 미래의 라이벌 벤치마킹(3) 박노진 2006.06.20 4985
5122 어제보다 나은 식당(18) - 미래의 라이벌 벤치마킹(4) 박노진 2006.06.20 4769
» 어제보다 나은 식당(19) -소문난 식당 형편없는 서비스 사례(6/22 조선일보 기사) [1] 박노진 2006.06.23 5618
5120 어제보다 나은 식당(20) - 이것이 경쟁력이다 박노진 2006.06.23 5182
5119 어제보다 나은 식당(21) - 이것이 경쟁력이다(인터뷰 분석) 박노진 2006.06.26 5873
5118 어제보다 나은 식당(22) - 이것이 경쟁력이다(인터뷰 분석) 2 박노진 2006.06.27 5001
5117 어제보다 나은 식당(23) - 식당은 아무나 할 수 있다? [2] 박노진 2006.06.28 4688
5116 어제보다 나은 식당(24) - 식당은 주방장만 잘 뽑으면 끝이야 박노진 2006.06.28 6089
5115 어제보다 나은 식당(25) - 나도 삼식이 같은 사장이 되고 싶어! 박노진 2006.06.30 6800
5114 어제보다 나은 식당(26) - 먹는 장사가 남는 장사라고? 박노진 2006.06.30 10581
5113 어제보다 나은 식당(27) - 단체손님을 받아야 돈이 되지 박노진 2006.07.04 5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