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박노진
  • 조회 수 5182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6년 6월 23일 12시 51분 등록

어제보다 나은 식당(20) - 이것이 경쟁력이다

최고의 주방시설, 직원교육 ··· 준비된 레스토랑 - 친친

“청담동의 퓨전 레스토랑 시안을 시작으로 이루어진 레스토랑의 고급화 현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출혈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다. 레스토랑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힘들어 하루가 달리 개업과 폐점이 반복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것으로 볼 때 경쟁력을 갖고 장기간 살아남는 레스토랑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지며 이것은 오늘날 우리 외식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이다.”

1991년 홍대점을 시작으로 2001년 압구정점을 오픈한 친친(親親)을 운영중인 장기철 사장은 “마음을 담아내는 식당, 사람냄새가 나는 식당이 진정한 식당이다”라고 말한다.
상주인구 40만의 강남구에 자리잡은 친친. 하지만 강남일대의 타 레스토랑과는 달리 화려한 외관 따위는 찾아볼 수 없고 강남 일대에서는 당연시 여겨지는 주차서비스 또한 제공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부담은 결국 음식값의 상승으로 이어져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가게 마련인데 높은 가격과 화려한 겉모습에 익숙해진 고객들은 그것을 미쳐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 장 사장의 말이다.

친친은 이러한 약점을 오직 수준 있는 음식 하나로 극복한 케이스다. 거품을 걷어낸 가격과 질좋은 음식으로 입소문을 탄 친친은 경기가 어려운 현실에서도 지난해보다 약 30% 정도 상승한 매출을 끌어냈으며 오픈 이래 꾸준한 매출상승을 보이며 현재 1.5~2회전의 회전율을 유지하고 있다.

친친의 가장 큰 특징은 주방시설. 80여평 내부의 절반 이상을 주방에 할애한 압구정점은 국내 최고의 주방시설을 자랑한다. 쓰임새에 따라 각각의 공간으로 구분한 주방은 조리의 편의를 고려한 동선배치로 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했으며 소스를 끓이는 스토브에는 정수기와 연결된 수도꼭지를 달아 정수된 물만 조리에 사용하는 등 맛에 영향을 미치는 작은 부분까지도 놓치지 않는 세심함을 보인다. 최고의 음식은 최고의 주방에서 나오는 법.이렇게 편리함과 효율성을 고려한 친친의 주방은 ‘마음을 담은 음식’으로 고객에게 다가설 수 있었다.

친친은 유통구조에 있어서도 차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비용상의 문제로 인해 유통구조를 확립하지 못한 일반적 중소규모 레스토랑과는 달리 대기업 식자재 공급회사를 통한 식재거래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한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의 절약과 식재 품질의 유지다. 때문에 모든 식재의 품질에 일일이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 식재입고에 따른 검수작업을 간소화 할 수 있었다. 전처리가 필요 없다는 점도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 인건비와 원가절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가져왔다. 초기에는 시중보다 높은 가격과 불안정한 퀄리티 컨트롤로 상호간 잦은 마찰을 보이는 등 어려움도 겪었으나 지금은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 식재의 원활한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를 통한 식재구매는 경영합리화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중소규모 레스토랑의 경우 현재는 도입단계에 불과하지만 차츰 많은 업소들이 참여한다면 인프라가 구축돼 많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장사장은 이같이 말하며 중소규모 레스토랑의 식재유통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통구조의 근대화야말로 국내 외식산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라는 뜻이다.

유통구조의 근대화와 함께 친친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것이 바로 Web Pos를 이용한 실시간 경영분석. Pos 사용은 일반업소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친친은 한 단계 더 나아가 포스를 이용한 주문처리, 매출파악과 함께 매장별 네트워크를 통해 타 매장 영업현황 또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끔 했다.
장사장은 “웹 포스의 활성화를 통해 개인매장 뿐 아니라 지역별 동종업소간의 정보교류가 이루어진다면 상호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만 정보의 교류야말로 상호간의 발전과 함께 지역사회의 발전 또한 이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식당도 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정사장은 ‘기부의 활성화’라는 또 하나 새로운 친친만의 문화를 만들어 냈다. 대표적으로 ‘친친의 요리축제’에서 고객기부금과 친친 기부금으로 구입한 쌀 600kg을 서울시내 소년소녀가장에게 전달하며 온정을 나누기도 하였다. 일년에 한 번 불우이웃을 돕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그들의 후원자가 되자는 취지에서다. 친친에는 지금도 기부금을 내놓는 고객이 많다. 원하는 고객에게는 식사비용의 3~10%를 추가로 내도록 해 모아진 금액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마음을 내는 식당’ 친친의 이러한 모습에서 인간적인 냄새가 묻어난다.

하지만 친친에게도 힘든 시기는 있었다. 압구정점을 오픈하며 주방 및 인테리어에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함에 있어 홍대점과의 격차는 벌어지게 되었고 결국 직원들의 사이는 멀어져만 갔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픈을 단행한 압구정점은 막대한 적자를 기록, 늘어간 가는 손실로 홍대점 마저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 존폐의 위기가 닥칠 만큼 힘들었던 시기, 장사장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은 경쟁력있는 직원을 키우는 일이었다. 사기가 저하된 종업원들에게 동기를 불어넣어 줌으로써 사기를 진작시키고 그로 인한 영업활성화를 기대하는 마음에서였다.

홍대와 압구정점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영업이 끝나는 밤 열한시부터 다음날 새벽 세시까지 일본어를 비롯, 다양한 지식을 키우기 위한 강행군을 실시했다. 교육의 결과는 대성공. 차츰 고객들이 찾아들기 시작, 만족도 또한 상승곡선을 타며 점차 안정된 모습을 갖추어 나갔고 이는 눈에 뛰는 매출상승으로 이어졌다.
또한 이 시기 리츠칼턴 일식당 하나조노의 양승남 조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과감한 결단을 시도하며 직원들을 고무시킴과 동시에 경영상 변별력을 강화해 확실한 기본을 다지는 발판을 마련했다.

영업이 부진할 경우 할인쿠폰이나 시식권 등을 배포하는 업소와는 달리 내부고객의 경쟁력 강화를 선택, 재기하게 된 대표적인 예로 장 사장의 흔들리지 않는 소신이 친친을 살린 셈이다. 장기철 사장은 손님을 돈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식당을 만드는 것만이 힘든 시기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맛있는 음식과 인간미 있는 서비스가 고객들의 행복지수를 높인다는 그의 철학처럼 친친은 오늘도 고객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하고 있다.

IP *.118.67.8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32 어제보다 나은 식당(8) - 대박식당 엿보기 1 [1] 박노진 2006.06.10 5348
5131 어제보다 나은 식당(9) - 대박식당 엿보기 2 박노진 2006.06.10 5836
5130 어제보다 나은 식당(10) - 식당의 발전, 식당의 미래, 종업원들에게 쏟는 시간이 얼마 박노진 2006.06.10 5375
5129 어제보다 나은 식당(11) - 나는 식당비즈니스가 싫었다 [1] 박노진 2006.06.12 4966
5128 어제보다 나은 식당(12) - 그래도 할 수 밖에 없었던 식당비즈니스 박노진 2006.06.14 4645
5127 어제보다 나은 식당(13) - 어떻게 하는 것이 어제보다 나은 식당이 되는 것일까 박노진 2006.06.14 4928
5126 어제보다 나은 식당(14) - 세 번째 고개 박노진 2006.06.15 4742
5125 어제보다 나은 식당(15) - 미래의 라이벌 벤치마킹(1) [1] 박노진 2006.06.16 4945
5124 어제보다 나은 식당(16) - 미래의 라이벌 벤치마킹(2) 박노진 2006.06.18 5287
5123 어제보다 나은 식당(17) - 미래의 라이벌 벤치마킹(3) 박노진 2006.06.20 4987
5122 어제보다 나은 식당(18) - 미래의 라이벌 벤치마킹(4) 박노진 2006.06.20 4770
5121 어제보다 나은 식당(19) -소문난 식당 형편없는 서비스 사례(6/22 조선일보 기사) [1] 박노진 2006.06.23 5620
» 어제보다 나은 식당(20) - 이것이 경쟁력이다 박노진 2006.06.23 5182
5119 어제보다 나은 식당(21) - 이것이 경쟁력이다(인터뷰 분석) 박노진 2006.06.26 5874
5118 어제보다 나은 식당(22) - 이것이 경쟁력이다(인터뷰 분석) 2 박노진 2006.06.27 5001
5117 어제보다 나은 식당(23) - 식당은 아무나 할 수 있다? [2] 박노진 2006.06.28 4689
5116 어제보다 나은 식당(24) - 식당은 주방장만 잘 뽑으면 끝이야 박노진 2006.06.28 6089
5115 어제보다 나은 식당(25) - 나도 삼식이 같은 사장이 되고 싶어! 박노진 2006.06.30 6800
5114 어제보다 나은 식당(26) - 먹는 장사가 남는 장사라고? 박노진 2006.06.30 10581
5113 어제보다 나은 식당(27) - 단체손님을 받아야 돈이 되지 박노진 2006.07.04 5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