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박혜홍
  • 조회 수 1032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9년 2월 17일 19시 35분 등록

오늘은 벌써 마지막 수업...

게다가 아침에 이모부님의 부음을 듣고 온통 검은색 옷으로 입고 오면서 마음이 무척 안 좋았다.

그렇지만 룩 305호 (교회) 에 들어서는 순간  전 달 보다 훨씬 더 밝은 분위기에 기분이 달라졌다. 

그것은  벽에 걸려 있는 여러 점의 그림 덕분이었다. 내 마음이 그림에 가 꽂히면서 죽음을 잠시 잊었다.

교회관련,  어느  화가의 그림이라는데  마음에 확 와 닿았다.

대비되는 색감도 좋았고  새 두마리와 나뭇잎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집에 와서도 생각이 났다.

오랜만에 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책 사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인창 작가님에게도 그럴 정도가 아니라면  자비출판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이는 그 전부터 들어온 소리이고 홍승완 오병곤 작가의 '내 인생의 첫 책 쓰기' 를 읽은 후일까 오늘에야 조금 그 뜻을 이해했다.

상품으로서 책방에 깔린 만한 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절실하게, 죽어도 나는 이 얘기를 하고 싶다 란 마음으로 책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애들 편지를 이용하여, 좋게 표현해서 활용하여 책을 내려면 엮은이 정도가 되지 않겠냐

그렇지만 이런 내용도 책이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용택 시인의 '엄마의 꽃시' 라는 책은 한글을 처음 배운 할머니들의 시를 쓰고 그 옆에 시인의 글을 첨부한 형식이니

그렇게 해 본다면 30년 혹은 20년뒤에 보내는 (쓰는) 답장 이라는 제목은 어떻겠는가 라는 것이었다.

또 글은 동감을 느낄 때 사보고 싶은 것이지 잘 쓴다고 되는 것만은 아니니 내 생각을 강요하지 말라는 권고도 해 주었다.

그러니 이리저리 뭉뜽그려 다 가지고 가려하지 말고 다 버리고 하나의 과녁을 향해 써보라는 권고도 있었다.

나도 중간에 나는  왜 쓰려고 하는지 의문이 든 때가 있었다. 

유인창 작가의 소개로 알게된 조지오엘의 '나는 왜 쓰는가'에 의하면  네가지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첫째는 순전한 이기심, 둘째 미학적 열정, 셋째 역사적 충동, 넷째 정치적 목적이라고 했다.

나로서는 두번째로 시작했다가 셋째로는 Me 스토리를 썼고  넷째로 이동하기도 했다. 결국은 셋째로 책쓰기의 시작이 되었다.


박미옥팀장도 글을 먼저 통째로 다 써 본 다음 몇 개월 지나서 남의 글 읽듯이 다시 읽어보면 자기 글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남이 찍은 사진에 우연히 찍힌 내 모습이 생경할 것인데 그것도 내 모습이 아니냐는 것이다.

정승훈 선배는 역시 꼼꼼하다.  학생들의 편지를 무턱대고 올리기보다는 허락이 필요함을 알려주었다.


긴 이야기 중에 순간 갈등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당신이 비도덕적이니까 자꾸 도덕얘기하는 것 아닌가,  아들하고 사이가 좋으냐, 의사와 용접공의 비유..'.등등이다.

실제로 합리적이고 혁명을 일으키는 정의로움을 강조하던  일부 정치인, 언론인, 문인들이나 심지어 가짜 목사들의 性관련, 자기 배를 불리는 사건을 보면 그런 생각을 할 만도 하다.  그렇지만 지난 날, 학생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했던  말들이 지금 나에게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 잠언 14:23 에  '모든 수고에는 이익이 있어도 입술의 말은 궁핍을 이룰 뿐이니라'는 말씀이 그것이다.

'회의를 많이 할수록 회의가 든다'는 말도 있다.  이제 입술의 궁핍을 이루는 말은 그만하고 작가님의 글쓰기를 배워보자.


구본형님은 갈등에 대해서 이렇게 써 놓았다.

<첫째는 '의견의 차이가 창조성의 시작'이라는 믿음을 강화하는 것이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믿게 해야한다.

머리가 설득하지 못하는 지점에서 생기는 것이 바로 믿음이다. '믿습니다'는 논리를 초월한다.

이게 되면 의견이 다르다는 것을 불충이나 거역으로 인식하지 않게 된다. 듣고 받아들여 넓어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둘째는 갈등의 본질을 명확하게 하여 객관화 하라는 것이다. 즉 다양한 의견들 중에서 어느 의견이 어느 조건 하에서 가장 유효한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프로세스를 갖추라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믿음에서 이성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셋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당사자의 감정을 인정하고 배려하라는 것이다. 내 생각이 받아들여지고 지지받으면 기쁘지만 버려지면 자신의 존엄도 던져진 것처럼 느끼는 것이 사람이다. 따라서 선택되지 않은 생각과 아이디어들의 생산자들에 대한 격려와 긴장완화 그리고 감정적 도닥임은 성숙한 사람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원칙이다.>




IP *.48.44.227

프로필 이미지
2019.02.17 20:37:09 *.121.156.75

멋진 후기입니다. 외람되지만 1년동안 웨버님 글이 많이 발전하시고 좋아지셨다는 생각입니다.


스티븐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본 "글을 쓸 때는 문을 닫아놓고, 글을 고칠 때는 문을 열어놓으라"는 충고가 생각납니다.

이제 그 누구의 비평과 평가도 듣지 않고 문을 걸어닫은 채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쓸 때가 온 것은 아닐런지요.

파이팅하셔서 멋진 책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껏 수업시간마다 장소준비 및 맛있는 다과 준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9.02.17 21:01:29 *.48.44.227

감사해요.  작가님들을 비롯 경종님을 보면서 아들, 사위의 마음,  세대의 마음,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지요. 

경종님 글 10개씩 묶어서 시리즈로 5권이상  나올 수 있겠다 생각해요.  아주 딱 좋은 때에 책쓰기 시작한다 싶어요. 

회사다니며 책읽고 글쓰고  경종님은 슈퍼맨!!!

오늘 온 아들한테도 일기를 남겨봐라,  손자에게도 일기쓰고 성경외우면 선물준다 했지요. 또 또 ㅎㅎㅎ

우리 아들은  나같은 따따 거리는 엄마를 상대하며 살아서 어떤 사람을 만나도 힘들지 않대요 ㅎㅎㅎ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