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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4일 10시 33분 등록

20185, 23각 멘토로 참여했을 때 멘티가 지내던 청소년회복센터의 센터장에게 청소년회복센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을 대신해서 인터뷰 요청을 했습니다. 우선 센터장은 자신을 목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저를 소개할 때 제일 먼저 제가 목사라는 것을 밝히고 싶어요. 그만큼 목사라는 직분을 귀하게 여기고 좋아하고, 저의 존재감이 있는 것 같아요. 엘림청소년회복센터는 경남 김해시에 있고요, 여자청소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20146월에 첫 공주가 왔었습니다. ‘아프지 않게, 배고프지 않게, 외롭지 않게라는 주제로 시작했지요. 지금은 나의 아빠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듯 6개월 동안 입양된 공주들을 사랑하며 살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말씀에서도 사랑이 넘치고 공주라는 표현을 실제로도 했습니다.

 

분명 센터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을 것 같아 물어봤습니다. “2014년에 재소자 사역을 하시는 목사님께서 여자청소년회복센터를 해 보지 않겠느냐고 물었어요. 그동안 비행청소년에 대해 상담도 하고, 만나기도 했지만, 재판을 받고 오는 아이들과 함께 사는 것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집에 와서 아내에게 이야기를 하니깐, ‘그거 참 좋다. 한 번 해봐요하는 거예요. 그래서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판사님을 찾아뵙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소년부 재판을 참관해 보라는 겁니다. 회복센터장들과 교제도 하라고요. 그래서 몇 달간 법정에 나와서 엉덩이에 못이 박히도록 앉아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여서 오는 소년들을 재판 대기실에서 만났죠. 그날 짠~ ‘이 아이들의 수갑과 포승줄을 풀어주는 일을 하자라고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몇 달 동안 법정에 나가 공부를 한 후에 판사님의 허락을 받고 법원장님의 위촉을 받아서 시작이 되었습니다.”

 

전 천종호 판사님의 책을 보고 청소년 회복센터를 알게 되었습니다.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센터를 운영해서 아이들을 돌보고 싶다고 생각습니다. 하지만 23각 참여하며 뵈니 제가 할 수 일이 아니었습니다. 직접 센터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물질이 부족한 것 맞아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센터를 이탈할 때가 제일 힘든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한솥밥을 먹던 딸이 자유(?)를 찾아 나가버릴 때는 모든 것이 정지되는 순간이에요. 그래서 얼굴색이 변하고, 위장과 장기들이 뒤틀리고, 하려는 일들을 올 스톱하게 되죠. 이 일을 한 지 4,5년이 되서 군살이 박힐 만도 한데, 이 부분에서는 여전히 아니에요. 그 아이가 센터로 돌아올 때까지는 고통의 순간인 거죠. 아무리 애를 먹인 아이라 할지라도 다 똑같은 것 같아요. 한 명 이탈이 있을 때는 정말 속이 쓰리고 아파서 견디기가 힘들어요. 이것은 아내와 제가 똑같은 증상이에요.”

 

견디기 힘든 순간이 있음에도 계속하는 이유는 공주들이 마음잡고 퇴소해서 집으로 돌아가 생활 잘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보람이 된다고 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가 있을 것 같아 물었습니다. “중학교 유예에다가 대안학교를 전전긍긍하며 비행을 저지르다가 우리 집에 왔던 공주가 4월 검정고시로 중졸, 8월 고졸에 합격하고 나서 11, 그 해에 수시로 대학교에 합격을 하고 현재 2학년을 마친 공주가 기억에 남죠.”

 

마지막으로 만나본 많은 아이들을 통해 부모나 가정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것 같아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렸습니다.

사랑으로 양육하십시오. 사랑은 책임을 동반합니다. 가난해도 힘들어도 내 자녀는 내가 책임을 진다는 마음을 가져주기를 바랍니다.”

 

한때는엘림이라는 밴드를 만들어서 퇴소한 공주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김영덕센터장은 센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자원봉사로 공주들을 섬기는 것입니다. 학습지도를 할 수가 있고요. 재능기부를 하시면 됩니다. 음악이나 악기, 뜨개질, 미술치료, 체육 등으로 섬길 수가 있지요. 물질로 매달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는 것, 물질이 갈 때 기도와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라며 센터 후원 방법도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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