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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7일 09시 42분 등록

마흔 세 살, 혁명의 시작!!


나는 마흔 세 살이다. 앞으로 딱 이 만큼만 더 살고 싶다. 너무 큰 욕심인가?

가족이 이유이기도 하지만 내 자신, 내 욕망을 위해 더 살고 싶다. 일단은 해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정말 행복하고 운이 억세게 좋은 놈이다. 변화경영연구소를 알게 된 이후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이 연구원이었다. 하고는 싶었지만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직장을 그만두고 알게 된 연구원의 부활과 응시, 그리고 합격. “이게 뭐 대단한 것도 아닌데 너무 큰 기대를 하시는 것 같다라고 교육팀은 얘기한다. 나의 아내 역시 내가 좋아하니 마지못해 호응을 해주고 있다.


사실 나는 사실 책을 쓰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다. 책의 출간이 중요하긴 하다. 선생님 말처럼 책은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니 말이다. 물론 나도 책을 쓰고 싶긴 하다. 그러나 내가 연구원에 응시한 가장 큰 이유는 조금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정말로 나는 나를 알아가기 위해서이다. 자기 자신을 찾는 것, 자기의 욕망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1년이라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조셉 캠벨과 같이 뛰어난 학자도 5년을 우스스탁에서 책만 보며 공부를 했다고 하는데 내가 거기에 견줄수 있을까?

 

정식 연구원을 시작한지 2주차이다. 2주차이지만 많은 것을 느꼈다. 우선 7명의 동기와 3명의 교육팀 선배를 만났다.

그들의 미스토리를 읽었고 1주차 과제인 북리뷰도 제출했다. 그리고 나의 현위치에 대한 깨달음.


첫째는 그들의 글쓰는 능력이었다. 어찌나 핵심을 잘 파고들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놀랐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연륜이 있으니까라고 변명이라도 하지 한창이나 젊은 동기들을 보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기분이 좋다. 내려 놓을수 있으니까. 바닥까지 보여줬으니 난 이제 올라갈 일만 있는 것이니까. 그리고 이건 경쟁이 아니니까  비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나를 찾아가는 것이 목적이다. 다시 말해 내 욕망에 충실하고 싶다. 그들은 나의 도반이자 선생님이다. 많이 보고 배울 것이다.

 

들째는 동기들의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다. 내가 못해 본 것들이 너무 많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이미 해본 동기들도 있다. 동기들의 인생이 부럽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산 인생을 초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늦었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인생이 주어졌고 그들처럼 행복한 그림을 그려가고 싶다.

 

  지금까지 인생은 내가 없었다. 남들이 이런 과정을 거치니까 나도 그런 길을 가야하고 남들이 원하니까 그렇게 했다. 그게 옳은 것인줄 알았고 다들 그렇게 살았으니까 아무도 인생은 이런거야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자기 세계없이 세속적 기준에 따라 열심히 공부했고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읽었던 성공에 대한 자기계발서도 열심히 해야하고 남들보다 더 나아지기 위한 방법을 가르쳐줬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고, 몇 권 안되는 좋은 책를 읽으면서 문득문득 내 인생을 생각하게 되었고, 아이들과 가족이 만들어지면서 조금 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처한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인 직장을 그만두었다. 충무공의 말씀처럼 대장부 세상에 나서 쓰이면 죽을 힘을 다해 충성할 것이요. 쓰이지 못하면 농사짓고 말아도 또한 족한 것이니, 권세 있는자에게 아첨해 뜬 영화를 탐내는 것은 내가 부끄러워하는 바라”. 내 자신이 자랑스러운 것 중에 하나는 내 자신의 출세를 위해 누구에게 굽신거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난 정말 쓰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조직에 필요 없는 존재임을 알았다. 비참하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하는 일이 고도의 명예를 요구하고 그 누구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 자리이다. 그 기준을 놓고 봤을때 나는 한참이나 부족한 인간이었다. 감히 충무공과 비교하는 것이 말도 안되지만 그의 일생을 공부해본 나로서는 그렇게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한 때는 난 피라미드의 최상부를 위해 달렸다그러나 이 세상에는 항상 주류가 있으면 비주류가 있기 마련이다. 지역, 학연, 근무연 등 모든 것들이 대인관계에서 시작됨을 알았다. 그리고 주류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좋아하지도 않는 술을 마시면서 술이 늘었다. 그래서 내가 위로 올라가면 뭔가 달라질 줄 알았다. 그래서 어느날 한참이나 올라가 있는 선배에게 물었다. 위에 올라가면 뭐가 좋습니까? 돌아온 답은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좋아한다였다. 물론 좋다. 그래서 한번 더 물었다. 본인에게 좋은 것은 무엇이냐고? 짐작하겠지만 누구도 쉽게 대답을하지 못했다. 그래도 나를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선배는 이 이야기를 해줘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지금은 직급이 낮아서 주장을 못했던 것이나 조직을 위해서 뭔가를 할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희생할 수 있어야 됐다. 나는 과연 그럴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해보았다. 내가 나가는 것에 누구에게 떠벌리지 않았다. 심지어 지금까지 어디에서 근무하냐고 물어보는 선배들도 있다. 내가 웃으면서 얘기한다. 선배 나 이제 민간인이야. 내 소식을 접한 선배들은 하나같이 안타깝다고 얘기한다. 고맙다. 그렇지만 그럴 필요 없다고 난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고 얘기한다.

 

나는 연구원 과정을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여행에 대해 나중에 사람들에게 얘기해주고 싶다.

선생님은 변화전문가이다. 하지만 이미 20년의 사회생활에서 변화경영 분야를 전문적으로 하신 분이다. 그래서 변화가 보통사람에 비해 쉬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 대해 생각해보자. 정말 이 시대의 보통사람이고 평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직업적인 면에서 보면 보수의 최고 정점이고 나보다는 국가, 조직이 항상 우선시되는 집단이면서 변해서는 안되는 곳이다. 나란 존재는 없는 것이고 드러내면 안되는 곳이다. 어떻게 하면 이길 것인가에 대해 항상 생각하는 곳이다.

그런 내가 전혀 다른 여행을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나이는 이 시대에 가장 고민이 많은 40대이다. 한창 일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버려지기 쉬운 나이이다. 이런 나이에 나는 다시 시작한다. 그런 내가 어디까지 변화할 수 있고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싶다. 그리고 그 끝을 이 사회에 얘기하고 싶다. 그래서 희망을 주고 싶다. 내가 너무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걸까? 선생님이 얘기한 변화의 도구를 나에게 적용시켜 보고 있다. 이른바 구본형 되기’.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싶다. 그리고 그것을 같이 공유하고 싶다부디 성공하길 바라고 또 바란다.

 

  난 그동안 점진적인 변화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건 를 지금까지 (me)'를 가두고 있던 우리(our)’라는 '우리(cage)'로 인한 것이다. 점진적인 변화는 지금까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신념, 이념, 가치관을 그대로 두고 조금씩 어떤 변화를 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진정한 변화가 아니고 수용일 뿐이다. 진정한 변화는 혁명이다. 장자가 말하는 소요유처럼 바다를 헤엄치던 물고기가 하늘을 나는 새로 다시 새로워지는 일, 장자가 보기에 이 정도는 되어야 개벽이요 새로운 것이라고 말할수 있는 것이다. 기존의 패러다임안에서 조그마한 변화를 도모하는 것은 새로움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장자는 자기 자신을 장례 지낸다吾喪我라고 말하며 자기 살해를 주장한다. 기존의 자기와 결별하지 않고는 절대 새로운 자기를 만날 수 없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나는 이미 장례식을 치뤘다. 그리고 혁명을 시작하고 있다. 새벽 330. 혁명을 시작하기 딱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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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7 10:47:55 *.18.218.234

대학원 때 알고 지냈던 군위탁생 오라버니. 대령 때 전역해서 주위에서 많이들 안타까와 했는데 지금 전국순회강연하면서 날아댕겨요. 군세계에서는 별 달기 전에 전역하는 잠재적 스타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는 모양이더라구요. 하지만 각자의 하늘에서 각자의 별을 달면 되니께! 조만간 기상씨의 하늘에서 빛나는 별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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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7 10:55:26 *.146.87.24

'우리'를 강조하는 세계에게서 '나'를 나타내는 세계로 나오신 기상형님. 글을 보면서 지금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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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7 15:35:27 *.14.90.189

"이건 경쟁이 아니니까  비교도 하지 않을 것이다."

저도 그럴려고요. ㅎㅎ

각자의 나를 찾으면 서로 다름으로 충분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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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7 19:48:02 *.39.102.67

글을 읽으니,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혁명의 불꽃을 들고 앞서 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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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1 13:27:33 *.94.41.89

이런 말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세상이 나를 부려 이롭게 하였고 쓰임이 끝나니, 이제 내가 나를 부려 세상을 이롭게 한다. "

직장생활에 아직 몸담고 있는 저로서는 부러울따름입니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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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3 10:26:31 *.44.162.136

나도 굳은 결심을 하고 시작했는데 기상을 보면 아직도 부족한 것 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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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3 19:46:22 *.5.22.92

일년. 생각보다 길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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