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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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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8일 11시 11분 등록

이 글은 그 날 거기 참석한 사람이 아니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글이 될 수도 있다.


옥수수 한 포대는 사랑이다.

나도 그처럼 만나는 사람들에게 날 것의 옥수수 한 포대를 안겨주고 싶다.

서울에서 나오는 옥수수  한 포대는 무엇일까

속으로 감동하고 있는데 그가  농담으로 사족을 단다.   '받는 것을 좋아하시는군요' 

겨우 두번째 만남이지만  익숙하다.  왠지 나는 그의 큰 눈과 저음에 깔린 여린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그가 그런 소리를 해도 감동이 줄어들지 않았다. 

내가 준 작은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고 한다.  작은 마음을 잊지 않는 사람은 큰 마음을 아는 사람이다.

그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알고 있었다.


'자연과 아이'를 닮은 그녀는 비가 촉촉이 오면서 젖은 시멘트 베란다에서 맨발로 미끄러지듯이 춤을 추었다.

발톱의 빨간색 메니큐어가 그녀의 정열적인 마음을 밝히 보여준다.

어디서 자꾸 치즈 ,치즈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그녀가 밖의 풍경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며 자기에게 말하고 있었다.

순수하고 밝은 그녀가 마음에 들어온다.  그녀는 활발하고 솔직하면서도 진지한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그녀는 또 옥수수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이 없었다.  그녀는 옥수수 한포대를 끌어안고 껍질을 까면서 얘기한다.

그래서 나는 옥수수 수염을 모두 거두었다. 한 포대에서 열심히 모아 나온 것은 한 웅큼밖에 안되었다.

내 작은 손으로 꼭 쥐어도 반웅큼밖에 안될 것 같다.  잘 씻어서  지금 말리고 있는 중이다. 

8시 30분이란 시간에 맞춰 후다닥 나오면서도 옥수수 2개와 옥수수 수염을 챙겨왔다.

옥수수는 필름이 끊기기 전의 그녀가 정성스레 삶은 것이다.  옥수수 한 포대에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내 눈에는 영락없는 박중훈으로 보이는 박연대는 연대답게 제일 늦게 왔다.

40대중반은 많은 일을 하고,  제일 생각이 많고 바쁜 때이다. 그럼에도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꽤  먼 길을 혼자 운전해 왔다.

책임감은 이렇게 먼길을 오게 하는 힘이 있다.  전 달에 못 만나서였는지 무척 반갑다.

본인은 아는지 모르겠는데 촌철살인의 말을 툭툭 던지는게 상황에 딱 맞아 떨어져서 너무 웃겼다.

수업시간에 날  웃겼던 남학생들 같았다.

  '사랑에 관한 추임새를 진하게 넣는 사랑꾼들'에게  '아우 이거  감정이입이 안되네'를 시작으로 한마디 한마디가 배꼽을 잡게 했다.

메모 해 놓을 걸 그랬다.  더 듣고 싶었는데 그만 시간이 다 되어 그는 일어났고 나도 그를 따라 일어났다.

아무 약속이 없었지만 그가 왔기에 나도 갈 수 있었다. 

차 안에서도 연대는 내 얘기에 그야말로 추임새를 잘 넣어주었다. 생각수업( 인생수업) ,  하프타임이란 책도 추천해주었다.

그리고 즐거운 인생이란 영화도 추천해주었다.  내가 아는 구닥다리 팝송을 그가 아는게 신기했다.


모여있는 우리들을 본 연대의 첫 마디는 '강한 사람들 다 모였네' 였다.

'강한 사람들'은 그녀가 가져온 도수가 센 것을 마시다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샤워얘기를 원했다.

제일 먼저 얘기를 시작한 가장 어린 연구원에게서 끝내 샤워는 없었다.  그래서 좋다.

사람많은 터미널앞에서의 그 얘기가 다다.  앞으로도 그러기를 나는 바란다.

샤워 잘못하다 미끌어져 인생 망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샤워는 지신보다  남의 인생을 망칠 수 있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내 나이가 주는 무게를 강한 이들에게서 빨리 덜어서 가볍게 해 주어야 한다.

거기 모인 '강한 사람들'의 사랑얘기는 다 듣지 못하고 나는 일어났다. 

 박 교육팀장과도 사진한장 찍은게 다다.

모두는 자기 나름대로의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다 있을 것이다.

다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인간 모두의 사랑이야기는 다  아름답다


신데렐라의 12시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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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8 15:12:24 *.103.3.17

샤워 잘못 해서 미끌어져 망친 인생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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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8 16:39:39 *.140.208.76
샘~~
저 실은
저번 주말에 두창호수가에서 샤워해버렸는뎅~~괜찮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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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8 17:30:55 *.48.44.227

하하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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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8 17:27:29 *.210.160.37

영화 <즐거운 인생>을 현실에서 실현시키는 혜홍쌤~

후기소녀들의 노래밴드 '루비'.  정말 '짱~'입니다. 20일(목), 기대합니다!

(라이나생명 본사 로비에서 12:15~12:45분, 후기소녀들의 공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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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8 17:37:10 *.48.44.227

즐거운 인생 활화산 밴드!!!  연대님은 모르는게 없어요~~

근데 우린 아우~~ 잘 하지 못해요~ 연습도 많이 못해서리..

Refresh, Uncommon, Beautiful,Young 의 이니셜을 따서 루비밴드예요

예전에 루비족이란 말이 있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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