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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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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7일 23시 48분 등록

어제 106일 청소년 상담사 3급 자격 필기시험을 봤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2011년부터 사이버 상담을 했고 청예단에서 2017년부터 전화상담을 했습니다. 내년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을 키운 경험과 지역에서 아이들과 수업을 하며 보낸 시간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교육학과를 편입했습니다. 교육학과에 다니며 상담과 관련된 과목이 있었습니다. 그땐 필수과목이니 이수했습니다. 이론적 공부가 상담을 하며 경청과 공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론을 공부하면서 상담에 관심은 없었습니다. 우선 제가 남을 상담할 만큼 성숙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교육걱정에서 사이버 상담은 독서분야였기에 참여했습니다. 나름 교육학을 전공하고 부모교육과 아이들 교육을 하고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비용을 받지 않는 자원봉사여서 더 좋았습니다.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가고 아이는 부모의 노력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고 겪은 일들이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청예단 전화상담을 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전화상담을 하면서 상담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천종호 판사님이 만든 만사소년의 23각 프로그램의 멘토로 참여하며 비행청소년을 직접 만났습니다. 아들 사건이 있었기에 비행청소년에 대한 선입견은 없었습니다. 단지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기우였습니다. 그냥 그 나이의 아이일 뿐이었습니다. 멘티와 함께 하고 나서 청소년 상담에 관심이 갔습니다. 일반 청소년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위기 청소년들을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청예단에선 법원명령으로 수강명령이나 상담을 진행합니다. 10월엔 그 아이들과 함께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보조 상담사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면대면 상담은 처음입니다.

 

이젠 찾아가는 상담을 하려고 합니다. 찾아오는 내담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서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모든 분야의 처음은 봉사로 시작합니다. 경험이 없는 상태로 섣불리 돈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서입니다. 또한 경험이 없는 사람을 채용하지는 않습니다. 교육청에서는 찾아가는 집단상담 봉사자를 모집합니다. 작년부터 2년에 한 번씩만 뽑기로 했다고 하니 올해는 신청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 상담사 자격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추석이 지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교육학을 전공하며 배운 이후 만 7년만입니다. 그때 배운 기억이 나는 내용도 있고 새로운 내용도 있습니다. 대부분이 이론가와 이론내용입니다. 이 자격증이 자원봉사에 필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대학원이 관련학과가 아니니 전문성을 조금은 채워줄 수 있겠지요.

 

사실 상담에 대해 자신이 없던 저는 상담을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이론에서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도 혼자 왜곡해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 생각을 바꿔준 책이 있었습니다. 상담사가 쓴 책이었습니다. 학교 상담실에 한 아이가 찾아왔고 상담교사는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냥 있다 가라고만 했습니다.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 학생은 다음에 다시 상담실을 찾아왔고 상담을 했다고 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제겐 깨달음이었습니다. ‘~ 내가 상담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구나. 왜 내가 해결방법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러고 보니 사이버 상담과 강의를 하면서 방법에 대한 문의가 많아서 당연하게 생각했었나 봅니다. 많은 지식과 정보가 있는 사람이 상담과 강의를 해야 하고 특히 상담은 인격적으로 훌륭해야 한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상담자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과 자기개방은 필요합니다. 완벽한 인간은 없습니다. 내 한계를 넘어서는 내담자는 나보다 잘할 수 있는 상담사에게 연계해야합니다. 이것이 상담사의 윤리 중 하나입니다. 상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어려우면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위기 청소년들에겐 말입니다. 이것이 제가 청소년 상담사 자격증 시험을 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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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8 06:39:52 *.48.44.227

박수를 보냅니다!  모든 청소년들을 내 아이처럼 품고 도우려는 마음에 늘 기쁨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가르치면서 배우듯이 남을 상담하면서 나를 상담하게 되는 길에 축복이 임하기를 바랍니다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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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8 18:19:03 *.103.3.17

오류를 인정하고, 끊임없이 더 나은 내일을 향해 걸어가시는 모습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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