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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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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4일 22시 15분 등록

회사에는 다양한 업무가 있다. 모두가 저마다의 전문성을 갖고 있어서 업무를 넘나들며 일을 해 나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첫 입사 후 맡은 업무는 향후 회사 생활에서는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우선, 업무의 특성에 맞는 정보 수집 및 분석과 이를 토대로 필요한 결정과 추진 사항을 만들거나 보고 방법도 다르다. 예로, 개발팀 개발자로서 출발하느냐 설계자로 출발하느냐에 따라서도 전문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 더 세부적으로 SW 개발과 HW 개발은 차이점이 정말 크다. 다른 직종으로 볼 때, 영업은 고객 접점에서 다양한 정보 수집과 의전에 능숙해야 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달변을 통해 전화위복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며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갖은 노력을 다하는 자세를 배우게 된다.

 

회사를 5년 정도 다닌 후에는 적성이란 것을 한번쯤 돌아보게 되는데 이 고비를 잘 넘기면 10년 정도는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므로 아무리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도 뭔가 아쉬움을 갖는 분들이 많다. 왠지 더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할 것 같고, 현재의 업무만으로는 만족이 안된다고 토로한다. 그래서 10년 정도 경력이 쌓이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자신이 할 수 있을 만한 것을 찾아보곤 한다. 나의 경우는 10년 정도 설계 업무를 마치고 직접 영업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매우 컸다. 설계 업무를 하면서도 사업자 미팅과 해외 판매처 workshop을 자주 다니고 틈틈이 고객 대상 제품과 신기술 세미나도 자주 했기 때문에 고객 접점에서 일한 경험이 많아서 이기도 하고 근본적으로는 내가 설계한 제품이 국내에서는 잘 팔리지만 해외 시장 개척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10년 전에 내가 개발하던 제품은 다소 복잡하기도 하였지만 매출은 크지 않아도 반드시 필요한 그런 제품이었다. 하지만 이를 담당할 영업 인력이 전무하였다. 우리 제품은 물건을 판다기 보다 제품과 운용 서비스 및 향후 기술 지원까지 복잡한 기술 사업인데 제품은 어렵고 시장 확보도 어려우니 영업인력들은 매출이 큰 사업에만 매달려 있고 이 제품을 제대로 판매해보고자 시도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10년 전 나는 용감하게도 영업으로 지원을 했고 인사 발령 대기 중이었다. 우리가 만든 제품을 신나게 팔아보겠다고 그리고 같이 고생한 분들에게 젊음을 바쳐 개발한 제품을 해외 시장에 판매해 보람을 찾아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추진 중이던 신규 프로젝트에 계속 참여해달라는 개발부서장의 삼고초려로 이 꿈은 좌절되었고 늘 마음속에만 있는 아련한 꿈같이 여겨졌다.

 

또 한번의 10년이 지난 후 지금 그간 다양한 제품 설계와 연구 및 신규 제품 기획 부서를 거쳤다. 보다. 10년 전보다 다양한 경험과 제품에 대해 전문성을 쌓았고 회사를 보다 넓게 움직일 수 있는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었다. 나는 매년 5월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5월이 되면 봄 바람에 바람 나듯 마음에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그 꿈이 다시 마음 한 구석에서 싹을 틔워 마음을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영계획 수행에 필요한 대부분의 업무는 마무리 되어 다소간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니 5월이면 늘 병을 앓듯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그 병이 도졌다.

 

50세를 앞두고 꿈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 나간다는 나의 기본 삶의 태도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언제나 그랬지만 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과 설렘을 쫓아 발을 내디뎌보는 성격이라 이번에도 그러했다. 마침, 새로 만든 영업 조직이 있었고 제품과 솔루션에 밝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한번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심정으로 꿈같은 결정을 하였다. 새로운 조직에서는 제일 후배가 될 것이다. 영업 경력이 전무한 나로서 다시 하나부터 배워야 할 것 같다. 물론 완전 초보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40대 마지막 해를 보내는 이 즈음 나는 꿈을 쫓아 다시 달려 보기로 하였다.

 

인생은 끝나지 않은 여행과 같다. 무수한 경험을 통해 한 조각씩 자신을 발견하고 이들을 맞추어 나를 완성해 나가는 것. 이것만이 진정한 변화요 자신을 더욱 자신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꿈을 쫓는 여행을 그만둘 수가 없다. 오늘 내가 걷는 새로운 걸음이 나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의미 있는 길이 된다면 그 길이 곧 나의 생이요 존재요 나다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내일 한 걸음을 내디딜 테니 그 걸음은 내 안으로 그리고 더 넓은 세상으로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다. 지난 세월 두려움이 커도 설렘이 클 때, 때로는 막연함이 앞을 가리울 때 나를 믿고 걸어본 한 걸음의 경험은 늘 나에게 새로운 지평이 되어 주었다. 한계는 없는 것. 가보지 않은 곳이 더 많다는 믿음.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예언 같은 운명에 대한 이끌림. 내일은 또 다른 나와 마주치며 다시 한 조각의 나를 찾아내리라 믿는다. 변화에 늦은 때란 없을 것이다.

IP *.105.8.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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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5 09:12:55 *.52.17.234

"변화에 늦은 때란 없을 것이다." 변화의 길을 나서는 희동선배님 응원해요.^^ 50 나이 결코 많은 나이 아니란 거 아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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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18:58:52 *.105.8.109

응원 감사합니다.~~

업무가 바뀌기는 했지만 제품 기획에서 사업 기획측면으로 바뀌었네요.

새로 시작하는 sales 업무와 business solution 기획이 재미 있을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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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5 09:29:48 *.247.149.239

젊어서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할 때 젋은 것이라구요! 희동님의 새로운 도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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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18:59:28 *.105.8.109

나 아직 젊어~~ 아직 중딩 수준이라 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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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5 10:40:11 *.158.120.236

50. 겨우 반 백년을 살아온 나이라고 생각하면 꿈을 꾸고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연륜으로 꿈을 이루는 시간이 단축될 테니까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해 나간다는 것.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바로 젊음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희동님을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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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19:00:24 *.105.8.109

누군간의 글에 빠낌과 바꿈의 차이가 있던데 꿈이 있어야 바꿈이 있다고 그래서 변화는 꿈을 비롯해서 발생한다고~~

10년전 꿈을 이제 실현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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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5 19:49:27 *.103.3.17

와우, 멋진 도전 힘찬 응원 보냅니다! "기회를 기다려라, 하지만 절대로 때를 기다려서는 안된다" 적당한 '때'라는 것은 없을터인데, 저는 기회가 아닌 '때'만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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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19:01:29 *.105.8.109

그러게요. 예상치 못한 기회였네요. 사실 하나를 놓았고 다시 하나를 갖게 된 것같기도 하구요.

갖고 있을 때는 전부이던 것이 사실 놓아보면 없어도 되는 것들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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