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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3일 23시 03분 등록

, 내 아이가 가해자는 아닐까?

11기 정승훈

 

아래 청예단에서 제공한 가해학생의 징후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평소에 잘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어느 한 가지의 징후만을 보고 학교폭력 가해자라고 단정할 순 없으니 다양한 정황을 고려해야 한다.

 

가해학생 징후.jpg

 

사실 위의 징후들이 없어도 가해학생일 수도 있다. 아들이 그랬다. 세 번째 항목인 친구관계를 중요시하며,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귀가시간이 늦거나 불규칙하다만 해당됐다. 하지만 이는 가해학생의 징후라기보다 그 나이 때 아이들에게서 보이는 보통의 모습이다.

그래서 잘 관찰해야 한다. 가해학생의 징후인지 그냥 사춘기 아이의 모습인지.

 

세 번째 항목은 부모가 자녀의 보호 차원에서도 중요한 항목이다. 왜냐하면 귀가시간이 늦어지고 아이들과 어울리다보면 생각지 못한 일에 휘말리게 되고 그 나이 때 아이들의 특성상 무리에서 내치지 않기 위해서 그들의 행동에 동참하게 되기 때문이다. 많은 아이들이 한 번 무리에서 제외되면 그 기억이 너무도 괴로워서 다시 그 무리에 들어가면 절대 난 못해. 그렇게 하지말자.’ 이런 말을 할 수 없다. 어른이 생각하기엔 뭘 그렇게까지 할까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그 나이의 아이들에겐 친구라는 존재가 너무도 크고 중요하다. 그리고 아이들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무모한 행동도 여러 명이면 서슴없이 한다.

 

부모님 중에는 이런 분들도 있다. “우리 아이는 착한 아이인데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래요.” 그러면서 아이 앞에서 아이의 친구 험담을 하고 같이 어울리지 말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아이들에게 반항심을 갖게 만들며 부모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 된다. 아이들은 자기 친구를 험담하는 부모를 이해할 수 없다. 부모보다 말도 잘 통하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잘 이해해주고 들어주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몰라서 그래요. 그 친구 착한 아이에요.”라며 친구편을 들게 된다.

 

아무리 맘에 들지 않는 친구라도 대놓고 만나지 말라고 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그 친구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그 친구는 요즘 어때? 자주 만나?” 이러면서 그 친구의 행동이나 상황을 아이가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그 친구가 아이 마음에도 들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될 수 있고 그러면 아이도 스스로 친구를 멀리한다. 오히려 맘에 드는 친구 칭찬을 해서 그 친구와 같이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다. “엄마는 000이가 참 좋더라. 길에서 만나면 인사도 잘하고 웃는 얼굴도 참 좋아 보여.” 이러면서 말이다.

 

의외로 자신의 자녀에 대해 잘 모르는 부모도 많다. 그래서 가해자로 불려 가면 많은 부모님이 우리 아이가 그런 아이가 아닌데... 그럴 리가 없는데...” 라고 한다. 아이들이 집에서 하는 행동과 밖에서 하는 행동이 다른 경우도 많다. 평소에 아이의 친구를 알아두면 오가다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물어볼 수 있다. “네가 보기에 우리 00이 어떠니?” 오히려 아이의 친구들이 먼저 “00이 이랬어요. 어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이렇게 말한다.

 

가정마다 아이와 협의하여 적정한 귀가 시간을 정해야 한다. 몇 시인가는 각 가정마다 다를 것이다. 하교 후의 일정이 있으니 그 점도 감안해야 할 테니까 말이다. 중학교 때 아들은 운동이 끝나고 나면 9시가 좀 넘었다. 그래서 우리 집은 10시가 귀가 시간이었다. 예외인 날도 있었지만 그렇게 정해져 있으니 늦으면 전화를 하고 늦는 이유를 알려왔다. 아이가 집에 없어도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는 꼭 알고 있어야 한다.

 

가해학생의 징후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모습만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감정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이다. 많은 가해학생이 하는 말이 있다. “그냥 장난이었어요. 걔가 그렇게 괴로워하는지 몰랐어요.” 본인이 하는 말과 행동을 상대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모른다. 그래서 아이가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과 행동을 하면 부모가 그것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 초등학생 같은 경우는 역할극을 통해 알 수 있게 할 수 있고, 청소년들은 말로 설명해도 알아들을 나이이니 말로 설명하는 것도 가능하다.

 

피해학생이 되는 것도 부모로선 힘든 일이지만 가해학생이 되는 것 역시 힘든 일이다. 그러니 평소에 아이와 소통하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여기고 관심을 가져 사전 예방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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