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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8일 07시 12분 등록

    [4차 오프 모임 후기]

 

2017-07-15

티올(윤정욱)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 것은 항상 묘한 긴장감과 약간의 설레임을 가져다 준다. 특히 내 옆자리에 누가 탈지를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것도 재미 중의 하나다. 하지만 버스와 기차의 경우만 하더라도 그 재미는 천지차이다. 사람을 더 긴장시키는 것은 기차다. 버스는 큰 재미가 없다. 왜냐하면 버스는 출발지와 목적지가 분명히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출발지에서 내 옆 자리에 아무도 타지 않으면 도착 할 때까지도 내 옆자리는 빈자리다. 휴게소에서 한 번 쉬기는 하지만 그 곳에서 새롭게 버스를 타는 사람은 드물다. 경유지가 없는 버스는 다소 경직된 상태로 이성을 만나는 맞선과 같다. 초반에 대부분 그 성패가 결론지어 진다. 변수의 여지가 없다. 그 뿐만 아니다. 자리에 앉아만 있어도 대게 누가 옆 자리에 앉을지 미리 알 수 있다. 눈을 질끈 감고 잠을 청할지 괜히 가방 속에 있는 책을 꺼내 읽는 척을 할지 오랫동안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기차는 다르다. 같은 기차를 탄 사람들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는 있지만 저마다의 출발지와 목적지가 다르다. 경유지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리는 곳에서 또 누군가는 타기도 한다. 출발할 때는 비어있던 자리가 중간에 채워지기도 하고, 차 있던 자리가 비워지기도 한다. 때문에 기차도 나도 쉽게 잠들지 못한다. 혼자 하는 기차 여행이 설레는 이유는 바로 때가 되기 전까지는 누구와 함께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다. 기차는 나와 함께 할 사람이 꼭 앞에서만 나타나지도 않는다. 내가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등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조심스레 나를 부르기도 한다.

 

저기요~~~”

 

! 이 얼마나 로맨틱하고 달콤한 등장인가.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사피엔스 책을 꺼내 펴고, 동기들의 오프모임 과제를 꺼내 읽었다. 글자 한자 한자가 주먹만해 보였다. 집중이 잘 되었다. 옆 사람을 굳이 의식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집중이 잘 되었다. 자신의 과거 경험을 돌아보라는 과제가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욕망의 근원을 살펴보라는 뜻으로 이해했다. 나 만의 기준을 세우고 나자 동기들의 글이 다르게 보였다. 그 글을 쓰고 있는 동기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고, 글 속에 숨어있는 동기들의 속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웨버의 글을 읽으면서는 지금까지 높고 낮은 산을 넘어 지금은 잔잔한 호수가 되어 바다로 나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연상이 되었다. 인생의 숨 고르기를 시작 한 정신적 유목민 리아 누나의 글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좋았다. 기상이 형과 성한이 형의 글에서는 변화와 성취에 대한 간절함과 자신감을 볼 수 있었다. 안티구아에 만난 좋은 인연들과의 추억을 통해 수정누나의 행복해 하는 모습도 상상이 되었다. 이미 애벌레가 나비로 변한 듯도 싶었다. 한편 정학이형의 글을 읽으면서는 고개를 자주 갸웃거리기도 했다. 이런 열등감의 모습도 있었나 의아해하기도 하면서 그것이 형이 가진 에너지의 동력이 되었나 싶기도 했다.

 

문득 삶이라는 여행을 하기 위해 기차를 탔는데, 그곳에서 연구원 동기를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각자가 따로 기차를 탔지만 지금은 가족석에 함께 앉아 웃고 떠드는 우리의 모습을 본다. 마침 인원도 딱 8명이다. 주변 군데군데 앉은 교육팀의 모습도 떠올려 본다. 목적지는 달라도 지금 우리는 한 기차 안에 있고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우리는 각자의 여행을 끝까지 응원할 것이다. 더러 자기가 가본 곳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응원도 해줄 것이다. 원래 여행은 혼자 하는 것 인줄로만 알았는데, 함께하는 여행도 나쁘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의 우리의 여행이 기대가 된다.

 

 

    사람들이 전해 준 조언

 

‘- 생각 없이 행동해 보거나 생각을 줄여보는 것은 어떨지? (승호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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