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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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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일 22시 27분 등록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은 꽤 오래 되었다. 10년쯤. 강사 과정을 지도했던 교수가 책을 내면 저자가 되고 그러면 강의는 수순이다 라고 했었다. 그래서 그때는 막연하게 책을 내겠다를 버킷리스트로 적었다.

 

그러다 대학원 졸업을 한 2015년 가을, 책 쓰기 강의가 눈에 들어왔다. 몇 백만 원씩 하는 강의를 듣기에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믿을 수 없어 우선 특강으로 한 번 들어봤다. 강의를 들으려 모인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 연령층도 다양하고 쓰고 싶은 주제도 달랐다. 강의를 했던 사람도 이제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시대라며 자신을 믿고 자신의 프로그램을 신청하라고 독려했다. 이후 무료 코칭도 한 번 받았다. 나의 20년 건설경력과 특급 기술자 자격증이 책이 될 수 있다는, 한 분야에 그만큼 있었으니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난 건설이야기를 쓰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무료 코칭을 받고 돌아오며 의구심만 깊어졌다. 그 사람은 당장 몇 개월 만에 책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나의 글은 전혀 보지도 못했음에도 말이다.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나이기에 불가능해 보였다. 집으로 오며 아는 출판사 사장님께 물었다. 역시나. 그런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마구잡이로 출판사에 투고하는 바람에 블랙리스트까지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천한 곳이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였다. 연구소 연구원들이 쓰는 글들이 좋고 출판했더니 독자들 반응도 좋다는 것이다. 대신 과정이 힘들다고 했다.

 

처음 들어본 곳이라 홈페이지에 들어가 살펴봤다. 책을 낸 연구원들이 많았다. 마침 11기 연구원을 모집하고 있었다. 10페이지 자신의 개인사를 써서 지원했다. 이후 1년 동안 1주일에 한 권의 책을 20페이지 북 리뷰하고 1편의 칼럼을 썼다. 처음엔 책과 연관된 칼럼을 썼지만 만들어 쓰는 글이라 재미도 없고 한계가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를 쓰게 됐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학교폭력이야기다. 작년 가을부터 썼으니 1년이 넘었다. 50개가 넘는 꼭지글이 나왔다.

 

변경연(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의 선배들, 개인적으로 아는 저자들을 많이 봐왔다. 선배들에겐 책 쓰기 수업도 들었다. 변경연에선 농담처럼 세상엔 책을 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고 했다. 책을 내면 달라지는 것들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경험이란 직접 겪어봐야 안다.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냐고 하지만 난 직접 먹어봐야 안다. '책을 내고 싶다. 책을 내겠다' 했지만 막상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집에 들고 와서 다시 펼쳐보니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묘한 기분이 든다. 내가 또 다른 세계에 입문했구나. 뭔가 내 개인의 역사적인 순간일 거란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앞으로 남은 퇴고와 출판까지의 지난한 과정과 힘든 과정이 남아있지만 그것마저도 즐겁다.

선배들은 말할 것이다. “모르고 하는 소리. 겪어봐~” 그래, 모르니까 하는 소리다. 하지만 지금은 즐길 것이다. 이 기분을.

IP *.210.13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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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3 09:19:13 *.48.44.227

꿈을 이룬 기분이 이렇게 행복하군요~~다신 한번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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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3 12:26:03 *.103.3.17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것들이 많죠 ㅋㅋ 저역시 닥쳐야지 뭘 아는 사람과 닥치지 않아도 미리 아는 사람이 반반은 되는줄 알았는데, 닥치지 않아도 진정으로 미리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일 또한 닥쳐야지 제대로 아는 것들이 태반인 것 같습니다. 이제 눈앞에 닥친 책 출간 잘 마무리하시고 뜻깊은 시간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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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2 11:07:19 *.134.227.161

우와.

계약 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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