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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26일 09시 13분 등록

어제보다 나은 식당(21) - 이것이 경쟁력이다(인터뷰 분석)

업종을 불문하고 외식업계 전체가 불투명한 경기 예측에 가슴 졸이고 있다. 감소된 회식비,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으로 직장인들의 씀씀이가 예전만 못하다. 저렴한 객단가와 익숙한 맛으로 ‘삼겹살 전문점’은 그나마 경기를 타지 않는 업종으로 얘기된다. 오랜 기간 젊은층의 사랑을 받으며 성업을 이루고 있는 삼겹살 전문점 4곳을 찾아 영업현황 및 경쟁력에 관한 여러 가지 인터뷰를 해봤다. 인터뷰의 기본 내용은 ‘월간 식당’에서 진행한 자료를 기초로 하였으면 진단과 분석만 필자가 쓴 내용임을 밝힌다.

인터뷰 대상은 등나무집 압구정점과 진성집 신사본점, 구이삼국지 장한평점, 놀부솥뚜껑 삼겹살 진로점의 점장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질문내용은 7가지로 다음과 같다.

1. 지난 한해 점포의 영업성과를 간단히 정리한다면?
2. 예년에 비해 연말 영업실적은 어떠했습니까?
3. 기억에 남는 최고의 손님, 최악의 손님은?
4. 최근 신메뉴 출시 또는 판촉행사, 매장 리뉴얼 등을 실시했습니까?
5. 삼겹살 전문점, 이것이 경쟁력이다.
6. 삼겹살 외식 패턴, 이렇게 바뀌었다.
7. 올 해 우리 업소가 나아갈 길.

질문 1 - 지난 한해 점포의 영업성과를 간단히 정리한다면?

인터뷰 정리 - 등나무집은 기존 고객층이 탄탄해 매출이 경기의 흐름을 타지 않는 편이라고 대답하였다. 진성집도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에 큰 타격은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삼겹살 전문점들이 너무 많이 생겨서 업계 전체적으로 하향추세가 예측된다고 하였다. 구이삼국지는 상반기에는 저조했으나 하반기에 상승하였다. 놀부솥뚜껑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였지만 원가 상승과 구인난 등으로 이윤구조가 갈수록 박해진다고 답하였다.

분석 - 최근 몇 년간 외식업계에서 가장 많은 늘어난 업종과 신규점포수가 삼겹살 전문점이다. 이제 삼겹살은 국민메뉴라고 할 정도로 대중적 인기도를 넘었다. 2003년 광우병 파동이후 삼겹살은 고기메뉴의 대표선수로 자리 잡았고, 식당 창업 시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메뉴가 될 정도다. 성황중인 삼겹살 전문점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매출이 성장추세에 있다. 삼겹살 전문점의 경우 전반적인 영업은 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폐업하는 외식업소의 범주를 보면 창업하는 신규업소가 삼겹살을 주 메뉴로 하는 식당이 타 업종보다 많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폐업하는 식당의 상당수는 다시 고깃집으로, 그것도 돼지고기를 주 메뉴로 하는 식당으로 재 오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제 식당은 일반 고객들이 주 마케팅 대상이겠지만 정작 경쟁력은 같은 업종내의 업소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에 있다고 봐야 한다. 손님을 나눠 가져가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삼겹살 전문점이라고 큰 흐름에서 변할 수 없다.

질문 2 - 예년에 비해 연말 영업실적은 어떠했습니까?

인터뷰 정리 - 4곳 모두 약간씩의 매출 상승이 있었다고 대답하였다. 한우전문점이 아니고서는 쇠고기 요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탓도 있지만 대부분 저렴한 가격의 돼지고기 요리의 활성화가 전국적으로 붐처럼 일어나고 있는 영향이 더 크다고 보여진다.

분석 - 연말은 송년회식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이 좋은 곳은 손님으로 가득차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예년에 비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식당의 대목은 가정의 달인 5월과 송년의 달인 12월이다. 어떤 곳은 12월 매상이 1월의 배가 되는 곳도 있을 정도다. 송년 매상을 높일라치면 평소 고객관리를 잘 해야 하고, 단체회식 때 서비스나 편의를 잘 해서 인심을 얻어놔야 한다. 물론 고기질이 제일 우선으로 검토되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질문 3 - 기억에 남는 최고의 손님, 최악의 손님은?

인터뷰 분석 - 결혼식 때 축가를 불러준 손님, 미혼이었던 손님이 결혼 후 아이까지 데리고 올 때, 판촉활동으로 알게 된 손님이 단골이 되어 대단위 단체모임을 유치해 주었던 손님, 고기맛이 좋다고 칭찬하며 자주 찾아오는 손님 등이 기억에 남는 최고의 손님으로 손꼽았다. 친구, 손님, 단체 고객들이 어려운 손님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분석 - 가장 좋은 손님은 가족 같은 손님일 것이다. 단골손님은 월 평균 4회 정도 그러니까 주 1회 정도 방문하면 단골손님 이상의 가족으로 분류해도 좋다. 한 번 와서 좋으면 다시 오고, 다시 왔을 때도 좋으면 더 큰 손님을 끌고 온다. 단순히 자주 오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단체나 가족 모임을 끌고 오는 타입이다. 이런 단골이 전체 매출의 상당액을 차지하는 것이 번성하는 업소의 일반적 특징이다. 최악의 손님은 업소마다 다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하다. 영업시간이 끝났는데도 10분만 하면서 1시간 이상씩 시간끌기를 하거나, 식사비가 비싸네 어쩌네 하면서 트집만 잡는 손님, 이 집 음식 맛이 좋네 나쁘네 하면서 큰 소리로 험담하는 손님, 서빙하는 직원들한테 치근덕거리는 손님 등 일정한 유형들이 있다. 식당비즈니스를 하는 동안은 참고 넘어가라. 참지 못한다면 이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당신에게는 이 일이 맞지 않다는 증거다.

질문 4 - 최근 신메뉴 출시 또는 판촉행사, 매장 리뉴얼 등을 실시했습니까?

인터뷰 분석 - 점포마다 꾸준하게 신메뉴를 출시하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디저트 삼겹살 튀김’, ‘오키나와식 삼겹살 찜’, ‘샤브샤브’, ‘가브리살’ 등을 내놓았고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삼겹살 테이크 아웃을 실시하는 점포도 있었다. 꾸준한 홍보와 판촉 활동을 하는 업소도 있었다.

분석 - 대다수의 식당은 한 번 메뉴를 정하면 몇 년간 바뀌지 않는다. 시작할 때 정했던 메뉴가 폐업할 때까지 간다는 말과 같다. 메뉴를 리뉴얼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몰라서가 가장 많다는 어떤 조사결과도 본 적이 있다. 소고기집이 돼지고기집 같은 형태를 바꾸는 것은 가능하지만, 고기집이 횟집으로 바꾸는 것은 참 어렵다. 메뉴도 전혀 다른 메뉴를 출시한다는 것은 도박에 가까운 위험한 행동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하고 있는 업종의 신 메뉴는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내 놓아야 한다. 고객들의 성향도 바뀌고 음식의 트렌드도 바뀐다. 물론 수십년째 같은 음식으로 번성하는 업소도 있지만 그것은 아주 극소수이다. 삼겹살집이니 삼겹살을 예로 들어보자. 삼겹살도 매일 같은 삼겹살을 먹으면 질린다. 그렇다고 삼겹살을 갈비로 바꾸라는 말이 아니라 기능성을 첨가한 삼겹살을 추가메뉴로 만들어 보자는 말이다. 삼겹살도 생 삼겹살, 된장박이 삼겹살, 와인 삼겹살, 깜겹살(한지에 한방재료를 먹여 싼 삼겹살), 녹차 삼겹살, 갖은 양념을 한 양념 삼겹살 등 수없이 많다. 메인을 바꾸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 메뉴를 출시하는 것은 외식경영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본다. 오지 않는 손님을 탓할 것인지 바뀌지 않는 자신을 탓할 것인지는 경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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