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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5일 11시 57분 등록

어제보다 나은 식당(30) - 모든 것은 고객의 요구에서 시작된다.

식당비즈니스의 목적을 기억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이 책의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읽어 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읽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으니까요. 식당비즈니스의 출발은 손님이 와서 주문을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손님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청소를 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란 뜻입니다. 식당 비즈니스는 손님이 바라는 것, 즉 맛있는 음식과 편한 분위기 등을 제공함으로써 이에 만족하는 손님이 내는 부가가치를 일련의 과정으로 만들어 내는 행위를 말합니다. 손님이 원하는 것이 아닌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식당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경쟁을 하며 살아가는 오늘날의 시장경제에서 식당 비즈니스의 가치(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식당 비즈니스의 모든 과정이나 행위는 손님을 가정하고 전제해야 합니다.

식당서비스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보게 됩니다. 그 하나는 손님의 요구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얼마나 경제적인 아웃풋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입니다. 첫 번째는 팔리지 않을 음식을 빠르고 값싸고 잘 만들어 보았자 아무도 사먹지 않는다면 아무런 시장가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것에는 고객의 만족도, 고객 불평, 매출의 변화, 시장 점유율의 변화 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맛있는 음식을 제값을 받고 팔아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가를 말합니다. 이것은 예를 들어 객석 회전율, 종업원 및 식재료 사용 변화나 손실률 등 비용과 관련이 많습니다.
좋은 식당서비스는 이런 과정을 통하여 효과적이고 효율적입니다. 식당이 경제적으로 손님의 요구를 맞출 수 있게 해 줍니다. 식당서비스 과정의 관리와 개선이 중요한 점이 이 때문입니다.

식당서비스 전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서비스행위에는 고객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지 간에 식당서비스 행위의 모든 과정들은 손님의 요구로부터 시작하고 손님의 만족을 충족시켜 주기 위한 행동들로 채워져 있다고 봐야 합니다. 어느 한 가족이 식당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고 식사를 즐기고, 다 먹고 나서 음식 값을 지불하고 식당을 떠나는 일련의 과정을 그려보면서 식당서비스 과정 전반을 곰곰이 되새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배우도록 해야겠습니다. 다 아는 것이라고 대충 넘어갈 수 있지만 식당 경영자가 반드시 이 핵심을 알고 있지 않으면 식당서비스 과정을 개선하거나 리엔지니어링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손님이 식당에 찾아와서 식사를 하고 떠나는 과정에는 먼저 어떤 행위들이 존재합니다. 종업원이 안내를 하고, 주문을 받고, 주방에서는 주문에 따른 음식을 만들고, 서버는 음식을 손님에게로 가져가고, 다 먹은 손님은 계산서를 가지고 돈을 지불하고 나서 영수증을 받고, 차를 타고 식당을 빠져 나가는 등 적어도 10가지 이상의 행위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행위들은 마구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순서대로 ‘반복’됩니다. 어떤 손님이 오더라도 거의 대부분 이러한 순서대로 식사를 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변함이 없다는 거지요. 이 행위들을 식당서비스 과정에서 ‘태스크task'라고 부릅니다. 즉 가장 작은 업무 단위라는 의미로 부르면 됩니다.

그 다음은 이러한 각각의 행위는 누군가에 의해 수행된다는 사실입니다. 즉 행위의 주체가 있다는 것입니다. 주차요원, 안내하는 직원, 홀 서버, 주방조리인원, 계산하는 직원 등이 그들입니다. 이들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잘못하면 식당서비스 전 과정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홀 서버가 주문을 잘못 받으면 주방에서 잘못된 요리를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주방에서 음식이 나온 즉시 서버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서버는 손님에게 식은 음식을 가져다 주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세 번째 발견은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이 손님으로부터 시작해서 손님에게서 끝난다는 점입니다. 식당서비스 과정은 행위의 시작과 끝이 분명한 범위를 가지고 있으며, 행위의 양끝에는 손님이 있습니다. 이점이 아주 중요합니다. 손님이 무시된 식당서비스 과정은 올바른 식당비즈니스가 아닙니다. 식당이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을 지키지 못해서입니다. 손님의 요구로부터 시작해서 손님의 만족으로 끝나지 못하는 식당서비스 과정은 식당비즈니스로의 가치가 없습니다.

네 번째는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이 손님의 만족으로 연결되려면 각 행위마다 손님의 만족에 결정적인 어떤 구체적 손님의 요구 사항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서버가 음식을 날라 왔을 때, 매운 닭요리는 맵게 전골요리는 뜨겁게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계산을 할 때 계산서는 정확해야 합니다. 이것이 손님의 요구 사항입니다. 자리가 비워 있는데도 제때 안내를 받을 수 없어 오래도록 기다리게 된다면 손님은 불편해 할 것입니다. 이때 손님의 요구사항은 자리가 비는 대로 즉시 안내받을 수 있을 것을 말합니다. 만일 이러한 요구사항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손님은 이 식당에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이 요구 사항이 잘 지켜지려면 각각의 행위, 즉 태스크를 맡고 있는 행위의 주체들이 행동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서비스 품질 기준이 존재해야 합니다. 손님의 요구사항을 해석하여 ‘서비스’라는 상품 속에 구현시키는 것이죠. 외식업에서는 이를 ‘매뉴얼’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음식을 제공하는 행위에서 제공하는 홀 서버의 주관적인 ‘잘 줘야죠.’하는 것은 모호한 개념이 됩니다. 손님이 기분 나쁘지 않게 잘 먹으려면 1) 요리가 담겨진 그릇은 깨끗한가? 2) 뜨거운 요리는 뜨거운 그릇에, 찬 요리는 찬 그릇에 담겨졌는가? 3) 요리를 알맞게 그리고 보기 좋게 담았는가? 4)주문을 받은 후 10분 이내에 음식이 나오는가? 등 그 식당이 정한 기준을 지키는 것이 바로 ‘서비스 품질 기준’이 됩니다. 계산원의 경우 늘 청구액이 정확해야 하지만 틀릴 수도 있는 것이 사람입니다. 손님은 얼마나 참아 줄까? 백 번쯤 식사를 하고 계산을 했을 때, 한 번 정도 계산서가 틀린 것은 참아 줄까? 그렇다면 ‘계산서 빌지가 틀리는 경우를 1% 이내로 할 것’이라는 서비스 품질 기준을 정해 둘 수 있겠지요.

문제는 이 품질 기준을 설정할 때 반드시 손님의 요구가 충족되는 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품질 기준대로 했는데도 손님이 불만을 가진다면 그것은 잘못 설정된 품질 기준입니다. 앞의 예에서 든 서버가 주문 받은지 10분 이내에 음식을 가져다 주었는데도 음식이 이미 많이 식어 있다면 ‘10분 이내’라는 기준의 설정을 다시 해야 합니다. 이처럼 손님의 요구를 잘못 파악하면 서비스 품질 기준은 엉뚱하게 만들어지게 되며, 이런 경우가 아주 많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식당서비스 과정의 모든 행위들은 목표를 가져야 합니다. 대부분의 식당경영자들은 이 말은 이해하지만 그 목표치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계산을 할 때 100번 중에 한 번 정도 틀리는 것을 목표치로 할까요? 그러면 99%의 계산정확도가 목표치가 됩니다. 그러면 이 목표치는 적정한 수준인가요?
목표치를 설정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재의 수준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계산 청구시 정확도가 90%라고 한다면 열 번 중 한 번은 틀린다는 뜻입니다. 목표치가 이보다는 높아야 개선이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목표치는 적어도 90%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적어도 주요 경쟁업체보다는 목표가 높아야 합니다. 그래서 목표치를 정할 때 다른 식당과의 비교나 벤치마킹이 많이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식당들이 어떻게 하는지 훔쳐보기 위해서’ 벤치마킹을 하고, 결과에 대해서 ‘다른 식당들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기 위해 목표를 상대적으로 설정하기도 합니다. 이 점은 식당의 수가 갈수록 많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실에서 다른 식당보다 조금 더 나은 서비스와 음식을 제공하면 우리 식당이 번성할 수 있다는 것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여섯 가지 정도의 사항을 잘 이해하면 식당서비스 과정의 기본적인 특성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식당서비스 과정은 그 식당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결정하는 뼈대와 같습니다. 좋은 식당서비스 과정을 가지고 있지 못한 식당은 낭비적이며 만족할만한 수준의 음식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됩니다.
또한, 식당서비스 과정을 만들어 실천하라고 지시만 하는 것 가지고는 현실에 제대로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손님이 오면 일상의 업무가 이 서비스 과정에 따라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먼저 식당경영자가 이것이 지켜질 수 있도록 먼저 솔선수범해야 하고 홀과 주방이 이 서비스 과정을 잘 수행하도록 협조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홀 우선, 주방이 먼저 라는 식이 아닌 식당 전체가 최적이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손님이 만족하고 다시 찾아오는 식당서비스 과정이 살아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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