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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6일 07시 38분 등록
어제보다 나은 식당(31) - 행복한 직원, 만족한 고객

돈과 아이템만으로 음식점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음식 맛을 낼 수 없고 주방의 흐름과 홀 서버들에 대해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종업원들을 고용만 하면 되지 하고 생각하는 식당경영자는 망하기 십상입니다. 종업원을 잘못 고용하게 되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그들끼리 담합하여 경영자를 흔드는 경우까지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주방 관리를 잘못하면 자신도 모르게 주방에서 돈이 줄줄 새나갑니다. 주방 종업원들이 재료를 빼돌려 잇속을 챙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합니다만 고깃집이나 횟집 같은 경우 주방장이 오너 몰래 수량이나 재고를 조정해서 뒷돈을 챙기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식당 경험이 없다면 서두르지 말고 어느 정도 개념이 잡힐 때까지 배우거나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는 여러 대학이나 외식전문 교육기관에서 시행하는 외식경영자 과정 등을 수강하면서 비슷한 고민이나 사례에 대해서 살아있는 교육을 받는 것도 괜찮습니다.

중식당인 S업소에서는 초기 주방 인원들 때문에 엄청 속을 썩였다고 합니다. 예약된 시간 10분 후에도 주방에 들어오지 않는 종업원들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른 경험, 퇴근후 술먹고 싸움을 벌여 주방 직원들 모두가 파출소에 들어가 있어 애만 태우다 예약 손님을 그냥 보낸 기억 등 지금도 생각하면 머리가 아찔하다고 합니다. 그 후 이 업소의 사장님은 종업원들을 가족으로 대하고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임하고 있습니다. 투명 경영을 통해 남은 이익을 3등분해서 각각 경영자의 몫, 직원들의 몫, 식당 재투자할 몫으로 나눠서 썼습니다. 주방장에게 직원들의 몫을 주고 그가 직원들에게 배분하면서 직원 관리를 할 수 있게끔 하였습니다. 그리고 직원관리에 대한 권한의 상당한 부분을 위임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월급을 더 많이 받기 위한 오너와의 다툼에서 벗어나 자기 직원들을 잘 관리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식당으로서는 유일하게 뉴패러다임 센터의 지원을 받고 사람중심의 식당을 표방하고 있는 C레스토랑은 신뢰와 믿음을 사람 사이에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경영자와 직원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이 레스토랑 사장님의 지론이지요. 신뢰 형성의 밑바탕은 시간 약속입니다. 무단 결근과 지각이 잦은 직원은 손님을 대할 때도 친절하지 못하고, 일에서도 실수가 잦다고 봅니다. 그리고 종업원들간에 불화를 일으키는 사람은 해고하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현명하다고 말합니다. 이 레스토랑의 사장님은 모든 직원을 포용하겠다고 불화를 일으키는 사람을 그대로 두다 보면, 성실하고 친절한 다른 직원이 그만두는 일이 생긴다며 경영자가 직접, 그리고 빨리 문제있는 직원을 해고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서비스와 친절의 80%는 천성이기 때문에 아무리 손님에게 친절할 것을 강조해도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소 귀에 경 읽기와 다름없다는 것이지요. 사람 구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이 사람 저 사람을 계속 두다 보면 식당 전체가 문제덩어리로 전락할 우려가 많으므로 기본적인 서비스 마인드가 없는 사람은 차라리 과감해 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신 우리 식구라고 여기는 직원에게는 급여, 복리후생 등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우를 해줌으로써 오랫동안 식당에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고 많은 혜택을 주어야 합니다.

태능에 있는 일식집 G업소의 직원들은 모두 근무연수가 10년이 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절대 나가려고 하지 않아요.” 자부심 넘치는 말입니다. 요리견학을 위해 외국여행을 다닐 때는 통장을 아예 직원들에게 맡기고 간다고 합니다. 그만큼 직원들을 신뢰한다는 뜻이겠지요. 이 업소 김사장님은 집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합니다. 순이익의 5%는 항상 성과급 제도에 쓰고, 대학과 선교회 그리고 모 부대에 후원금을 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노인들을 모시고 식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베푸는 것을 내 일처럼 하는 업소도 참 드뭅니다. 가지면 가질수록 베풀기가 어려운 것이 가진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직원들과 이웃들을 위해서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베풀면 직원들에게는 존경받는 사장이 되고 이웃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면 저절로 많은 손님이 모이게 되고 식당은 더욱 번창하게 되는 법입니다. 이 단순한 진리는 모르는 식당 경영자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실천하는 것이 어려울 뿐입니다. 그러나 한 번 먼저 베풀어 보면 어떨까요?

직원들의 관심이 오직 급여나 돈에만 있는 식당을 좋은 식당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식당운영에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대가로 돈을 지급하는 제안제도는 과연 지속적일 수 있을까요?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하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직원들은 제안 제도를 통해 식당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것이 아니라 돈에 관심을 표명할 뿐입니다. 번개처럼 스치는 아이디어가 보상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의견이 모아진 합의가 보상받는 것이 더 낫습니다.

칭찬이 좋은 직원을 만드는 데 적절한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사람을 인정해 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칭찬입니다. 출근하는 직원들의 얼굴을 잘 살펴보면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략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남편과의 다툼이나 자녀들과의 어떤 문제, 혹은 같은 동료들과 언쟁이 있지나 않은지 기분 좋을 때보다는 나쁠 때에 칭찬을 더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웃는 사람에게는 웃는 만큼의 좋은 점을 말해주고, 찡그리고 있는 사람에게는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더 크게 칭찬을 해주면 즐겁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는 경영자와 직원들에게 마음을 열고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되는 법이지요. 칭찬에서 더 확실한 효과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사소한 장점들을 찾아내 구체적으로 칭찬했을 때 효과는 더욱 큽니다. 그렇지만 칭찬의 효용과 가치에 대하여 지나치게 남용하게 되면 칭찬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하니까 이런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또한 지나치게 칭찬을 남발하게 되면 한 사람의 고마움을 모르는 직원과 시기하는 나머지 모든 직원을 만들어 낸다는 것도 꼭 기억해 두었으면 합니다.

솔직한 인정과 긍정적 애정들은 친절과 관심에서 오는 법입니다. 이것은 일의 성과와 관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성과가 아닌 직원 그 한 사람 자체가 중시되어야 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 직원이 그 자리에 혹은 거기에 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성과를 칭찬받을 때 그 직원은 피노키오에 불과합니다. 인형에 지나지 않는 거지요. 마음과 열정을 얻어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존재를 인정받을 때 그 직원은 자신의 혼을 바치게 됩니다. 그때에서야 식당은 그 직원으로부터 진정한 기여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을 있는 그대로의 인격체로 받아들임으로써 직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존심과 인격을 지킬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은 경영자의 중요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직원들의 활력이 곧 식당경영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타 산업에서도 그렇겠지만 특히 외식업에서는 더 그렇다고 보여 집니다. 이 활력의 가운데에 의사 소통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하고, 말한 것을 들어주며, 들은 것을 이해하고, 이해한 것을 실천할 때 식당의 힘든 3D라는 노동은 ‘즐거운 노동’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노동이 만족스럽게 되면 식당이라는 조직은 활력으로 가득차게 되고 식당은 손님으로 가득 차 돈을 많이 벌어 디시 직원들과 식당에 재투자를 할 수 있는 선순환의 고리를 계속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려면 먼저 경영자가 융통성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강압적인 규칙, 규칙에 대해 무조건적인 준수, 사소한 것에 매달리는 소심함 등은 아주 위험한 경영자의 목록에 들어갑니다. 이러한 것들은 직원들의 창의적인 의사소통을 마비시킵니다. 협력을 죽입니다. 직원들의 열정을 없애버립니다. 다음은 직원을 믿어야 합니다. 믿지 않으면 쓰지 말아야 합니다. 직원들이 시키는 것만 해야 한다고 믿으면, 직원은 그렇게 됩니다. 신뢰받지 못하게 되면 직원들의 동기는 유발되지 않습니다. 경영자가 너무 많이 개입하거나 통제하게 되면 직원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무시에 대한 악감정의 유효기간은 따로 없습니다. 훌륭한 경영자는 기대치를 분명히 전달하고 직원들과 함께 이를 맞추어 조정해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경영자는 든든한 동료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이 만족하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하루의 노동을 즐겁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런 식당에서 만드는 음식이 맛이 없겠습니까? 이런 식당에 손님이 와서 그냥 돌아가겠습니까? 손님은 잘 되는 식당은 육감적으로 느낍니다. 한 번 와서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식당을 만드는 것은 활력에 찬 직원이요, 그에 반한 손님입니다. 이것이 행복한 직원이 만족한 고객을 만드는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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