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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12일 12시 00분 등록
어제보다 나은 식당(35) - 당신만의 무엇, 그것을 찾아라

식당비즈니스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단어 세 가지를 꼽으라면 맛, 서비스, 종업원 이다. 맛과 서비스는 식당비즈니스를 하는 누구나 익숙하게 잘 안다고 한다. 물론 종업원들에게도 잘 해야 한다는 정도는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식당경영자는 종업원이 식당비즈니스의 핵심요인임은 알고는 있지만 현실적인 동력으로 만들어 가는 데에는 익숙하지 못한 면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식당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 서비스, 종업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고 환경, 마케팅 등의 부차적 요인들도 있다. 식당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 중에서 당신만의 무엇,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당신만의 무엇을 만들어야 한다.

신림동에 할매집이라고 있다. 이 식당에서는 샤브샤브와 구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대박을 터트렸다. 샤브란 말 그대로 육수를 끓이는 냄비 같은 곳에다 고기를 데쳐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불판위에 동그란 샤브전골냄비와 이것을 둘러싼 고기구이판을 세트로 해서 샤브와 구이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 식당의 경영자는 샤브와 구이를 같이 먹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기 위해 외국에까지 사례를 뒤져 몇 년의 고생을 한 끝에 특허까지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고급 한정식이 무색할 정도의 퓨전이 가미된 찬들이 곁들여져 나온다. 할매집은 하루 매상 최고 1,000만원을 웃돌 정도로 성황중이다. 이 식당의 성공비결은 이 집만의 샤브+구이시스템을 도입해 고객들의 선호도를 가중시켰을 뿐만 아니라 고급화되고 퓨전적인 찬들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점이다.

천안에서 대박을 터트려 전국적으로 체인점을 만들어가고 있는 강릉집은 회무침이라는 독특한 메뉴로 손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개업 초기 별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갈수록 입속에서 맛이 톡톡 터지는 맛은 몇 번의 메뉴수정과 개발 작업 끝에 지금의 회무침이란 메뉴가 만들어졌다. 고전을 면치 못할 시점에 강릉집을 찾게 만든 것은 미역국이었다. 생선뼈를 우려낸 육수로 끓이는 미역국 때문에 강릉집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더 많았을 정도였다. 지금은 20여 가지의 한약재로 만든 약물을 컵 개념이 아닌 물통 째로 후식으로 내놓는다. 회무침이란 메인 메뉴의 독특함과 맛에 곁들인 미역국과 약물이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성공비결인 셈이다.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강릉집은 이것으로 만든 셈이다.

수지 산사랑도 독특한 식당이다. 사람이 걸어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위치인데다 유원지내라고는 하지만 산중턱 제일 위쪽에 민가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길도 차 한 대 정도만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일단 도착해서 보면 참 이런 곳도 있구나 할 정도로 주변 환경이 멋있다. 식당의 바로 뒤가 산이니 그 자체가 인테리어가 되고 사시사철 꽃과 나무와 풀이 가득하니 마치 휴양림에라도 온 느낌이다. 산사랑의 특징은 한상차림 한정식에서 나물반찬이 맛있다. 주변 주부고객들 사이에서 나물이 먹고 싶다고 하면 산사랑을 떠올릴 정도이다. 뛰어난 자연환경에 나물반찬이 가격대비해 아주 높은 만족도를 주고 있는 것이다.

오리요리전문점인 배나무골은 큰절 서비스로 유명하다. 양재동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인 90년대 초반에 자리 잡은 배나무골은 손님이 너무 없어서 직원들이 놀다가 월급 받아 가는 것이 미안할 정도였다. 가뭄에 콩 나듯이 오는 손님이 너무 반가워 장현성 사장은 손님앞에서 큰절을 드린 것이 큰절 서비스의 시초였다. 이후 이곳을 들린 고위 공직자나 기업의 경영자들이 자기 조직이나 회사에 이 식당을 본받으라고 한 것이 소문이 나서 식당서비스의 전설같은 이야기가 되었다. 지금도 배나무골의 전 점포는 큰절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요리 또한 맛있고 깔끔하다. 큰절 서비스라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대표 서비스로 챠별화 하고 오리요리로 맛을 내는 방식이 배나무골만의 특징이다.

식당비즈니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자기 식당의 장점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맛이 최고의 차별화 특성이 되면 더 없이 좋겠지만 맛은 이제 기본이 되었다. 맛에 곁들인 메뉴디스플레이에 더 신경을 써야 할지 모른다. 당신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맛인가? 인테리어인가? 직원들의 서비스 마인드가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또는 가격에 대비한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그것도 아니면 식당자리 즉, 목이 좋아서 대충 해도 손님들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그런 장점이라도 가지고 있는가?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찾아보자. 다른 식당과 우리 식당을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우리 식당의 메뉴, 가격, 위치, 인테리어, 서비스 등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지를 몇 가지로 압축해 보자. 10가지 정도의 식당의 장점들을 위주로 가장 높은 점수에서 낮든 점수를 얻은 순서대로 나열해 보고, 앞으로 우리 식당이 지향해야 할 바를 장점을 중심으로 이미 받은 점수와는 관계없이 오른편에 나열해 보자. 그러면 식당의 현실과 지향점이 한 눈에 보이게 된다. 일단 단점은 제외해 두자. 단점까지 꺼집어냈다 가는 아무 것도 못할 가능성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과 잘했으면 하는 것과의 격차를 줄이는 작업이 두 번째 단계다. 많게는 서너 가지에서 적게는 두 가지 정도로 압축시켜 잘하고 있는 무엇인가를 잘해야 하는 목표와 일치시키는 과정을 많으면 두 개, 가능하면 동일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우리 식당은 김치 하나는 끝내주게 맛이 있다. 자타가 공인할 정도다. 그런데 우리 식당은 소고기 전문점이다. 김치와 소고기는 어울리지 않는다. 김치찌개 전문점이나 김치전골 또는 삼겹살 전문점으로 전환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장점인 김치를 메인메뉴의 주재료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는 뜻이다. 또 냉면육수를 잘 뽑는 기술은 있는데 이상하리만큼 냉면이 팔리지 않는 식당이 있다고 하면 심각하게 전업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육수 뽑는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전업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 갈비탕이나 전골요리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맛이든, 서비스든 다른 식당이 감히 따라올 수 없는 무엇인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 번에 할 수 없는 것이 식당비즈니스다. 맛이 그렇다면 주방장을 잘 구하면 될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주방장이 그만두고 없으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로 남는다. 다른 식당이 따라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나중일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다른 식당과의 차별화 이전에 우리들만의 장점을 살린 무엇인가가 필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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