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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19일 13시 19분 등록

2) 꿈에서도 하고 싶은 일

식당을 하면서도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그렇게 하고 싶었다. 폼나는 인생을 살고 싶었던 것이다. 밥장사 말고 남들처럼 넥타이 매고 머리 쓰는 일을 하며 살고 싶은 생각이 지난 10년 동안 떠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현실은 다시 식당에 매달리는 상황이 되 버렸다. 과연 백면서생의 꿈은 정녕 이룰 수 없는 것인가. 내 팔자는 이렇게 살다 가야만 하는 것인가. 정말 그런 것인가. 몸은 식당에 있으면서 마음은 공부하는 세상에 가 있는 엇갈리는 생활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봄이 오는 4월 어느 날 강진에 있는 구강포를 찾았다. 동백 숲 가득한 산길을 건너 백련사를 바라보면서 다산과 혜장선사가 걷던 길을 아주 천천히 걸었다. 그리고 다산초당 앞 천일각에서 구강포를 바라보았다. 아홉 개의 강이 흘러 모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구강포였다. 강 줄기가 서로 달라 다른 곳으로 흘러가 버렸다면 구강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곳으로 모여 포구를 이뤄 구강포가 된 곳이다. 나의 스승이 왜 구강포를 다녀 오라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정성스러운 사람이니 잘 해낼 것이야. 늘 벌리는 일이 많지만 그것들이 하나로 모일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주면 결국 하나의 일이 될 것이네.”

아홉 개의 강, 하나의 일, 그리고 포구. 가슴이 뛰었다. 내가 가진 수많은 생각들이 하나로 회통되기 시작하였다. 하고 있는 업이 식당비즈니스요, 먹고 사는 일이 이것이니 당연히 기초가 될 것이 이놈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내가 하고 싶은 백면서생의 일을 맞춰 나가기 시작하였다. 식당비즈니스와 머리 쓰는 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개의 지점이 서로 섞여들기 시작하였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경영대학원을 꼭 가고 싶었다.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고 싶었던 것이다. 글을 쓰고 그것으로 생계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그리고 책을 내고 싶었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이 있으면 나는 어디서나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학 교수도 될 수 있으면 되고 싶었다. 사업도 잘 하고 싶은 욕심도 없지 않았다. 배운 것이 밥장사니 이것을 기초로 뭔가 폼 나는 사업을 벌이고 싶었다. 자기개발전문가도 되고 싶었다. 매일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 재단을 만들어서 삶에 지친 사람들을 돕고 싶기도 했다. 하고 싶은 일이 이 보다 더 많았다. 그러나 몸은 하나니 모두를 다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것들이 하나로 묶이기 시작한 것이다.

3개의 직업 후보군을 만들었다. 지난 몇 년의 고민이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의 앞날을 어떻게 예측하겠는가만 별다른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면 나는 다음의 세 가지 직업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거나 이것들을 회통한 또 하나의 새로운 직업을 가질 것이다. 외식경영전문작가, 식당 경영시스템 구축전문가, 레스토랑 컨설턴트. 하고 있는 업을 기초로 하여 하고 싶은 공부를 접목한 나의 새로운 직업이 될 명칭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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