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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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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20일 14시 00분 등록

1. 경영대학원

10년 후의 직업군 후보를 정하기 위한 3년간의 여정 중에서 가장 우선 목록에 들어가 있는 것이 경영대학원을 다니는 것이다.
지난 40년 동안 학교를 다닌 기간만큼 나는 놀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중학교 때 쬐끔 공부한 것을 빼면 공부하고는 거의 담을 쌓고 살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때는 공부보다는 화려한 도회지에 물들어 공부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들어갈 때의 기대에 비하면 부모님이 쓰러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대학에 들어가서도 공부는 관심밖의 사항이었다.
오직 어떻게 하면 다른 이들의 관심권 속에서 하루를 사느냐가 나의 유일한 고민거리였을 정도였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집사람을 만난 것도 내겐 행운이었고 아내에게는 불행이었지만
이 것 마저 놓친다면 내 인생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속에
감언이설로 아내를 꼬신 덕분에 지금이나마 왔다.
사회로 나와서도 10여년 동안 공부보다는 세파의 흐름에 더 많은 관심을 두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남보기에는 화려했다.
그러나 내 인생은 막바지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마흔이 되던 해 겨울은 무척 추웠다.
몸도 추웠지만 마음은 더 추웠다.
지금 되돌아 생각해 보니 지난 40년의 시간이 날 힘들게 만들었던 것 같았다.
그제서야 내가 뭘 원하는지 찾아 나서게 되었고 3년 동안의 시간동안 내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을 알게 되었고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
그리고,
정말로 사업다운 사업을 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준비를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고 매일 해야 할 수련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2005년 1년 내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훈련을 거듭했다.
지루하고 짜증나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근근히 넘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두 번의 낙방을 한 뒤 원하던 경영대학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왜 들어가려고 했던가?
다시 반문하고 생각했지만 내 결심은 초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대학원을 가려고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반환점을 돈 나의 삶을 다시 조명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영대학원을 다니면서까지 삶을 조망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사치일 수 있으리라.
하지만 어영부영 살았던 나의 인생 전반부를 반성하고 내 삶의 후반부를 알차게 살 수 있게 하려면
어느 정도 빡센 공부와 훈련을 통하여 어느 한 분야로의 집중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이왕 경영자로 산 지난 10년을 정리해 보고 앞으로 현장에서 살 30년을 전문가로서 살아야겠기 때문이다.
사업다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도 어느 정도 일조를 하였다.

외식분야로 나의 전공을 정하고 있지만 그것이 정리된 지식과 경영노하우로 다시 내 몸속에 인이 박혀야 하겠고 그로 인한 전문적인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초가 있어야 한다.
경영대학원은 경영 전반에 걸친 현장의 감각을 이론에 입각한 내 나름대로의 논리로 만들 필요도 있으리라.
다시 천천히 정리하고 고민하고 사색해서 연구하고 실천하는 경영전문가가 되고 싶다.
그런 꿈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정말 공부하고 싶은가도 확인하고 싶다.
공부를 통한 내 삶의 변화가 진정 내 몸과 마음이 바라고 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
나는 앞으로 어렵고 힘든 2년 동안의 기간을 통하여
다시 태어날 나를 기대해 본다.

2. 식당경영시스템 구축 전문가

마실을 운영하면서 가장 고민에 빠졌던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현재 하는 일과 서로 맞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마음의 혼란이 온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은 다른 어떤 것 보다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보내는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경영전반에 관한 것과 자기개발 분야로 내용이 잡혀졌던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부분이어서 어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
책도 몇 번이나 목차를 잡았지만 내가 하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그러기를 몇 달이 지났다.

4월 다산초당이 있는강진 구강포를 가서 늦은 시각까지 술잔을 기울이면서 선생님과 여러 친구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도중에 현재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책을 쓰면 어떤가 하는 제안을 받았다.
아! 머리를 꿰뚫는 섬광같은 충격이 전해졌다.
그래,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식당비즈니스와 자기개발.
이런 주제가 나올 수 있었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대다수의 식당경영자들과 관계된 사람들은 식당을 하면서도 막연히 돈만 버는 데 관심이 있지 식당비즈니스를 통한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들에게 식당비즈니스를 통하여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이 되려 하는지를 알게 되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무엇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이 만들어진다면 아주 멋진 그림이 되리라 생각들었다.
6월 들어 번개불에 콩 볶아먹듯이 정신없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많을 땐 하루에 몇 장이고 원고를 썼다.
참 행복하단 느낌을 아주 오랫만에 느낄 수 있었다.

글이 가져다 주는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쓰면 쓸수록 머리속이 정리된다는 것이다.
실타래처럼 엉켜있던 복잡한 머리속이 폴더처럼 차근차근 서랍속의 파일처럼 일목요연하게 분류되기 시작하였다.
내가 꿈 꾸던 여러가지 것들도 하나씩 정리되기 시작하였다.
그 중의 하나가 마실 관련된 비즈니스 아이템이었다.
식당 운영을 좀 더 체계적이고 시스템화된 체계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전엔 막연하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야겠다고만 생각했었지 더 이상 구체적인 고민은 들지 않았다.
정리-프랜차이즈-시스템-글쓰기-책-마실.
이런 아이디어들이 조금씩 하나의 무엇인가로 만들어져 가는 느낌이었다.

마실에 검증된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를 토대로 마실을 하나의 표준화된 모델을 만들자.
그래서,
마실이 매출 상승, 원가절감, 고객만족도 향상이란 성과를 만들어 내자.
그러면,
어느 때인가는 마실을 주제로 한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일 수 있다.
내겐 표준 모델도 있고, 현장인 점포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곧바로 복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이것이 하드웨어 중심의 프랜차이즈 사업이 아닌 지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매일 이 과정을 기록해 놓으면 나중에 또 한권의 책으로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달동안의 고민 후에 만들어진 직업 후보는 '식당 경영시스템구축 전문가'였다.
마실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만들어 가맹점들의 운영시스템을 만들어 본사와 가맹점들간의 윈-윈 하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그 주된 내용이다.
물론 다른 식당에도 접목할 수 있다. 이는 가외 수입이 될 것이다.
직업으로 만들어 갈 후보군에 포함시킨다는 것이 무척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한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잡는 것에 우선적인 의미를 두었으며 먹고 살아야 한다는 의미 역시 가볍지 않았다.

다음에 말하게 될 식당경영 전문작가나 레스토랑 컨설턴트 역시 이러한 외식분야의 전문적인 실천경험과 승리한 역사가 없다면 이 업의 일가를 이루기도 어렵고 다른 이들이 인정해 주기도 어려울 것이다.
전문가가 되는 여러가지 길 중에 가장 빠른 길이 그 분야의 책을 내는 것이라면
현장의 체험과 성공한 경험은
글의 내용을 생생하게 만들 것이고 독자들의 가슴을 파고 들게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마실의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를 벌여나가고,
이것을 토대로 한 각 가맹점들에 대한 경영시스템 구축을 하는 일이 바로 '식당 경영시스템 구축'이다. 내가 그 일을 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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