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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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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31일 10시 30분 등록

식당경영과 ISO(1주차-2) - 표준화를 한다는 것의 의미

ISO가 연상하는 것의 대부분은 표준화와 프로세스로 연결된다.
또는 프로세스 표준화라고도 말해진다.
식당에서는 이를 쉽게 표현하면 ‘장사를 하기 위한 준비’를 잘하는 것 정도가 아닐까?
식당이라는 것 자체가 일이 많고 챙겨야 할 부분이 많아서 자칫 이런 일들이 앞뒤 순서 없이 진행되어 버리면 빠트리거나 뭔가 이빠진 구석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면 음식에 문제가 생기거나 서비스가 떨어지거나 화장실이나 테이블에 뭔가 흔적이 남게 된다. 다시 챙겨 하자면 힘이 들 뿐이다.
그러니 매일 똑 같이 해야 하는 일인데도 참 지겹게 느껴진다.
이것을 좀 순서대로 우리식으로 말하면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영업준비라고 한다.
표준화란 이런 것들을 체계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표준화를 하게 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무엇보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종업원들의 역할을 제대로 정리해 줌으로써 자기 맡은바 업무를 잘하게 하는데 있다.
한마디로 일을 잘 하게 하는 거다. 책에서는 이를 양질의 영업준비라고도 한다.

사실 식당은 이직율이 무척 높다.
내가 운영하는 마실에서도 지금 14명의 직원이 있는데 신규로 채용한 이후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사람은 6명밖에 없다. 나머지 8명은 한두 번 정도는 사람이 바뀌었다.
년간 이직율이 거의 80%에 달한다는 말과도 같다.
개업 1년이 되는 내년 3월까지 남아 있을 직원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지 모르겠다.
벌써 2명의 직원들이 집안 사정을 이유로 퇴사를 하려고 한다.

이런 것처럼 종업원이 자주 바뀌게 되면 바뀔 때마다 식당의 업무와 일에 대해 가르쳐주고 교육하는 것이 힘들고 귀찮아진다. 또한 직원의 능력에 따라 받아들이는 자세나 스타일도 가지각색이다.
결국 경영자의 일을 수월하게 하고 식당의 일을 사람이 바뀌어도 항상 같게 하기 위해서 표준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봐야 하겠다.

표준화의 또 하나의 효과는 일의 능률이 오르고 시간이 단축된다고 한다.
시간이 더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이론상 틀린 말은 아니다.

경영자의 업무도 정리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경영자는 사실 특별히 정해놓은 업무가 없다. 일이 펑크나면 해결하거나 대체하는 정도이고, 영업을 하는 정도 외에는 매일 일정한 시간을 투자해서 하는 일이 없다고 봐야 한다.
물론 주방이나 카운터를 맡아서 하는 경영자도 있긴 하지만 규모가 작은 식당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지 조금만 큰 식당에서는 지배인 또는 전무나 상무 등의 직책을 갖고 있는 책임자 역시 딱히 정해진 업무가 있지 않다.
우리나라의 정서상 윗사람은 매여진 일을 하면 뭔가 쪼잔해 보이는 것일까?
비상장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SAS 인스티튜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모든 관리자들이 자신들의 고유 업무도 병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통상적인 관리자는 관리 자체가 업무의 전부가 된다. 기술직에 있더라도 고위직으로 갈수록 또는 관리직으로 보직이 변경되면 기술직에 있을 때 하던 기술관련업무는 손을 떼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술도 관리도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SAS에서 관리자들은 다른 직원들을 관리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고유업무도 처리한다.
이 회사의 굿나이트 사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업무시간의 40%를 프로그래밍을 하고 제품개발팀을 지도하는 데 사용한다.

식당경영자도 규모에 관계없이 이런 시스템이 정착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경영자나 관리자는 반드시 하루에 처리해야 할 업무가 주어져야(또는 만들어야) 하고 그 일을 마감해야만 그 날의 업무가 진행되거나 하루업무가 끝나는 것으로 하면 좋다.
방법은 아직 모르겠고 찾아봐야 하겠다.

이번 주에 주로 확인한 내용이 업무분장에 관한 것이었다.
주방이나 홀의 책임자가 공백이었을 경우 어떤 사람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가를 확인하였다.
이렇게 식당장사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필요한 준비물을 적고 매일 할 일과 주간단위로 할 일을 분류해서 각각의 직원들이 해야 할 업무로 정리하는 것이 업무분장이다.
직원 개개인마다의 업무도 필요하고, 직책에 따라서 업무도 나눠주어야 한다.
주방장이면 주방장의 일을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직율이 높은 곳 중의 하나가 식당이다. 수시로 그만두고 매달 채용 광고를 내야 할 정도이다. 아르바이트도 심심찮게 고용하게 된다. 소위 파출이라고 하는 일당도 자주 쓴다.
그러다 보면 업무를 정리하고 분장하는 것이야말로 업무의 효과를 높이는 기본 중의 기본이 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경영자가 편하고, 직원관리가 쉬워지는 것이다.
종업원들 입장에서도 능률이 오르고 시간이 단축되니 나쁜 일은 아니다.
힘들어도 예전 방식이 좋다고 고집피우는 직원들도 있는데 판단을 잘 해야 한다.
말로 해서 들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을 경우 빠른 결정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마실에서는 9월에 다시 메뉴 리엔지니어링 작업을 하게 되고 일부 직원들도 교체된다.
휴무도 월 4회에서 월5회로 바꾸게 된다. 음식과 사람에 투자하는 비용은 늘고 매출은 미지수이다. 아직까지는 지속적으로 매출이 높아지고 있지만 언제 그 기세가 꺽일지 모른다.
다만 희망하는 어느 정도까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게 되길 바랄 뿐이다.
대박은 하루 이틀에 터지는 것이 아니라 1년 2년을 참고 기다리면서 준비해야 한다.

간단한 몇 가지 질문으로 시작해서 1주차의 고민거리까지 정리하는데 꼬박 열흘이 걸렸다.
아직 아무것도 시작한 것이 없는데 마음이 급한 탓인가.
업무분장과 표준화가 식당에서 갖는 의미와 내용에 대해 고민하게 된 한 주였다.
2주차에 또 다른 일이 기다리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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