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박노진
  • 조회 수 4205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06년 9월 4일 18시 06분 등록

마실경영과 ISO - 2주차(시스템 교육)

2주차는 ISO 경영시스템이란 무엇인가 하는 이해를 높이는 교육이 주된 내용이었다.
약 3시간에 걸친 교육시간 동안 ISO가 갖는 의미를 중심으로 하나씩 설명하고 식당에 대한 간략한 접목으로 내용적인 이해를 돕는 수준으로 진행되었다.
계약 전 미팅을 통해 들었고 계약 후 번역서를 가지고 다시 한 번 정리해 본 적이 있어 이번 교육은 혼자 고민할 때보다 이해가 빨랐고 말이 쉽게 들렸다.

ISO는 산업혁명시기 때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것이 맞다고 지도위원은 말한다. 산업혁명 이전 시기는 물물교환 방식의 경제체제로서 별다른 변화가 없다가 산업혁명 이후 화폐가 나타나고 이 화폐, 즉 돈이 있으면 하나를 주고 하나를 받는 것이 아닌 화폐로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를 살 수 있는 구조, 바로 시장경제가 형성되게 되었다.
이제 공급자와 구매자로 나눠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사람들 사이에 품질이라는 개념이 성립되게 된다. 한 사람이 여러 가지를 구매하다 보니 이왕이면 더 좋은 것을 사려는 심리에서 공급자는 자기 물건을 더 많이 팔기 위해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러다 2차 세계대전에서 군수물자의 구매와 사용 중에 ‘검사와 확인’이라는 용어의 등장으로 ISO는 그 필요성을 인정받게 된다. 국제기구로 창설된 년도가 1947년 2월이니까 필요성은 상당히 이른 시절부터 제기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군수물자는 전시에 아주 빠르게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들과 그 관계인들에게 배급되어야 한다. 천하 최강의 부대라도 보급품이 떨어지면 이길 수 없다. 문제는 보급품의 품질과 규격의 통일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탱크라도 나사 하나 끼우지 못해 전쟁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 엄청난 수량의 물품과 부품들을 일일이 확인할 수 있는 인력이나 시스템도 없었다. 그래서 전쟁을 수행하는 국가나 군인 그리고 군수업체들은 일일이 부품검사를 하지 않고 생산하는 과정이 정형화된다면 검사과정을 생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표준화에 대한 요구가 나온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후 ISO 9000은 세계 공통의 산업표준을 제정하고 보급함으로써 국가간 산업표준의 상이로 인한 무역장벽을 해소하려는 목적으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ISO 9000의 문서체계를 보면 제일 상위에 [매뉴얼 - 절차서 - 지침서]의 순서로 되어 있다. 매뉴얼은 일반적으로 품질매뉴얼을 이야기하며 법체계로 보면 헌법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보면 된다. 매뉴얼은 요구사항의 기본적인 것으로 ‘책임과 권한’의 영역이다. 결과적으로 누구의 책임 이냐와 어느 정도의 책임에 대한 권한이 주어졌느냐로 일의 시작과 결과에 대한 것으로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절차서에 관한 것으로 ‘규정과 규격’이 있다. 헌법의 바로 하위법인 일반법으로 보면 된다. 절차서는 방법론적인 부분을 다룬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기업의 비전이 철학적인 부분과 기업내 일상 활동의 준거로서 자리 잡는다면 경영방침은 비전을 실현하는 방법론적인 역할을 하는 것처럼 절차서는 매뉴얼이 요구하는 바에 의한 업무의 절차를 ‘규정과 규격’이라는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보면 되겠다.
매뉴얼과 절차서는 대부분 ISO를 지도하는 측에서 준비해 준다. 결국 가이드는 해 주지만 여행을 즐기는 것은 관광객의 몫이라는 뜻이 아닐까?

지침서에는 규칙, 요령, 세칙, 기준, 표준, 시방 등 일상적인 시행방안들로 모아져 있다. 조례나 시행세칙처럼 하위법의 일상적인 방법론이다. 식당으로 보면 레시피나 서비스기준 또는 매일 점검하는 체크리스트 정도가 될 것이다. ISO를 준비하는 업체측에서 실무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여행객의 피곤한 일상이 될 수도 있고, 매일 아주 멋진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도 있는 지점이다.

이러한 문서체계는 크게 관리표준과 기술표준으로 나뉘어 져 있으며 이는 서류화하는 작업공정상의 역할 분류 이상은 아닌 것 같다.

ISO 9001은 하는 일을 적는 것이라고 간략하게 정리한다. 문서화란 바로 하는 일을 적고(표준화), 적은 것을 하고(시행), 다시 점검해서 적고(측정과 분석), 다시 적은 것을 하는 시스템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아주 말은 간단하다.
그러나 머리는 무척 아파왔다.

중간 중간 ISO의 문서체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무척 지루하게.
그리고 마지막 품질경영시스템의 프로세스적 접근방법에 대한 설명으로까지 이어졌다.

ISO 9001:2000의 규격구조에 나오는 4장에서 8장까지의 [요구사항, 경영책임, 자원관리, 제품실현, 측정·분석 및 개선]의 궁극적인 목적인 고객의 요구에서 고객의 만족으로 끝나는 과정에서 준비되는 것의 사이클이 바로 프로세스적인 접근에서 개선 사이클이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니까 어려워 보이는데 그림으로 보면 한 눈에 쉽게 들어온다.
고객의 요구가 발생하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업활동이 시작되는데 이 기업활동이 바로 4장에서 8장까지의 내용들이다. 이러한 사이클을 바로 프로세스라고 하는 것이다.

프로세스는 입력물을 출력물로 바꾸는 활동이다.
어떠한 요구가 있게 되면 자원을 투입해서 어떠한 결과나 모습으로 아웃풋을 만들어 낸다. 바로 이 자원이 투입되어 어떠한 결과나 모습으로 만들어 내는 활동을 프로세스로 보면 되겠다. 식당업에서 바라보면 이러한 활동들은 구매나 전처리, 조리, 세척 등의 주방에서의 업무와 손님을 맞이하고 주문을 받고 음식을 서빙하는 홀의 업무와 계산을 하고 고객을 배웅하는 카운터의 마지막 부분까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도위원은 이러한 것들의 개별 활동들이 프로세스이고 이러한 개별 프로세스들의 합이 ‘시스템’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를 방정식을 표현하면 시스템은 시그마 p=1에서 p=n까지의 합이다.
당연히 p는 프로세스를 말한다. 예를 들어 p1은 구매프로세스, p2는 서빙프로세스, p3는 조리프로세스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대충 ISO가 무엇인지 교육이 끝날 무렵 뜬금없이 ‘PDCA’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어 본다.
순간 “띠웅!~”하고 머리가 어지럽다.
많이 들어봤는데 무슨 말이더라.
“방침이 세워지면 목표가 설정되고 이 목표를 시행하기 위해서 하는 업무사이클이 PDCA 사이클이라고 합니다. P는 plan, D는 do, C는 check, A는 action을 말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4M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아십니까?”
“잘 모르겠는데요.”(머리를 끄적이며)
“4M은요 사람, 재료, 방법, 장비를 말합니다. 저는 여기에 두 가지를 더해서 5M 1E를 강조합니다. 바로 머니와 교육이죠. 아무리 자원이 좋아도 이를 움직일 수 있는 혈액 같은 돈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교육은 피동적인 자세로 일을 하게 되면 생산성도 떨어질뿐더러 안전사고나 이직율의 증가 등이 어쩔 수 없이 높아집니다. 이런 것을 방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끊임없는 교육뿐이라고 생각해서 두 가지를 추가하게 된 것입니다.”

긴 교육이 끝났다.
조금 더 머릿속이 복잡해지긴 했지만 엉켜있는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는 느낌을 받는다.
ISO는 말 그대로 개념정리가 우선되지 않으면 왜 이 짓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된다고 한다.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의욕을 불태울 수 없다면 시작부터 전멸을 면할 수 없다.
쉽게 되진 않겠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할 만하다.
시작이 반이다
IP *.145.231.210

프로필 이미지
승완
2006.09.06 11:58:07 *.120.97.46
ISO의 기본을 배우고 경영학의 기본을 맛보았군. 궁금한 것은 남기지 말고 물어라. 얼굴에 철판 깔아야 본전 뽑는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92 어제보다 나은 식당(47) - 프롤로그 6 박노진 2006.07.19 3873
5091 어제보다 나은 식당(48) - 프롤로그 7 박노진 2006.07.19 4006
5090 어제보다 나은 식당(49) - 브랜드를 만들어라 박노진 2006.07.23 4580
5089 어제보다 나은 식당(50) - 손익은 일일분석에서 판가름 난다 [2] 박노진 2006.07.23 4848
5088 어제보다 나은 식당(51) - 마지막 회 [6] 박노진 2006.08.02 3783
5087 식당경영과 ISO(1회) [1] 박노진 2006.08.17 4391
5086 식당경영과 ISO 2회 - 3년 계획(1) 박노진 2006.08.20 3809
5085 식당경영과 ISO(3회) - 3년 계획(2) 박노진 2006.08.22 4277
5084 식당경영과 ISO(4회) - 걱정거리 박노진 2006.08.23 4265
5083 식당경영과 ISO(5회) - 업무분장 [1] 박노진 2006.08.29 6501
5082 식당경영과 ISO(6회) - 표준화를 한다는 것의 의미 박노진 2006.08.31 4247
» 식당경영과 ISO(7회) - 시스템 교육 [1] 박노진 2006.09.04 4205
5080 -->[re]차별화와 표준화 [1] 부지깽이 2006.09.10 4332
5079 기가 막힌 반찬 하나가 [6] 자로 2006.09.27 4491
5078 레스토랑 마케팅 2 - 10년 동안 배운 단 한 줄의 마케팅구절 박노진 2007.01.18 3973
5077 레스토랑 마케팅 1 - 시작 박노진 2007.01.18 3945
5076 레스토랑 마케팅 3 - 외식산업에 대한 이해 박노진 2007.01.23 5153
5075 레스토랑 마케팅 - 마실 1년 그리고(1) 박노진 2007.02.23 3663
5074 레스토랑 마케팅 - 마실 1년 그리고(2) [1] 박노진 2007.02.23 3589
5073 (008) 미래 키워드 5개와 나의 길 [5] 校瀞 한정화 2007.04.29 3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