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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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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18일 17시 39분 등록
레스토랑 마케팅 1 - 시작

어제 아내랑 오랜만에 시내 서점엘 갔습니다. 방학 때 아이들 책을 사기 위해서였습니다. 책을 사기 전 아내는 방학동안 아이들이 다닐만한 미술학원을 알아봤는데 비용도 비용이지만 내용이 맘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입시위주로 수업내용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주 3일 수업이고 특강이다 보충이다 하면서 수업료를 추가하다 보니 비용도 장난이 아닌 모양입니다. 마침 미대를 나온 친구가 있어 물어봤더니 굳이 예체능계열에 관한 전망을 가지지 않는 한 보낼 필요가 없다고 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내는 학원에 보내는 대신 책을 사주기로 하고 학교에서 추천하는 권장도서를 저랑 같이 사러 갔던 것입니다.

아내는 학원비대신 책을 샀으니 그것만으로도 돈을 많이 아꼈다고 생각하더라구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학원에 보낼라면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시간에 맞춰 준비해야 할 것이 많으니 이러 저러한 것들을 다 돈으로 환산하면 책을 사주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결국 미술학원입장에서는 두 명의 학원생을 더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거지요. 고객을 만들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기본적인 마케팅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확보할 수 있었던 신규고객창출에 실패한 것입니다. 그러나 서점은 아무런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책을 판매할 수 있었으니 매출을 늘린 셈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예가 마케팅에 관한 사례가 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일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책에서 보는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 것처럼 마케팅이라고 하는 것이 아주 큰 기업에서나 다루는 차원 높은 경영이론이 아닌 것이라 봅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을 기초로 해서 외식업에서 바라보는 마케팅에 관한 내용을 다루어보고 싶었고 그것이 제가 기획하는 두 번째 책의 내용이기도 합니다. 제목을 조금 세속적인 내용으로 잡은 것은 관심 있는 이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입니다. 매일 일하는 현장을 대상으로 하면 저의 식당비즈니스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글을 쓰는 것이 어렵지 않게 느껴질 것이니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저한테는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시장을 갑니다. 일요일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가다시피 하는데 상인들은 장사가 안 된다고 합니다. 농수산물 시장은 가장 큰 고객이 식당입니다.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본사에서 공급하니 급한 몇 가지 품목이 아니고서는 이곳에서 재료를 구입할 일이 없습니다. 고만고만한 식당들이 장사가 잘되어야 하는데 갈수록 어렵다고만 하니 시장에 물건 사러 오는 손님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판매와 구매가 일어나는 시장을 마켓이라고 합니다. 식당도 마켓이지요. 음식을 먹으러 오는 곳이니까요. 어떤 식당은 하루 한 명도 오지 않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소비가 줄어든 탓도 있겠지만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매력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그렇습니다. 매력, 바로 이 단어가 죽어있는 마케팅이란 단어를 대신하는 싱싱한 말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매력이고 식당입장에서는 손님을 유혹하는 것이라 보는 것입니다. 유혹, 이 말은 판매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말하는 마케팅의 또 다른 단어라고 볼 수 있군요.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서로 매력을 느끼는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어떤 유혹의 화살을 던지는 것입니다. 손님이 찾아올만한 유혹적인 식당을 만드는 것이 하루가 멀다 하고 늘어나는 식당비즈니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날 수 있는 법입니다. 어떻게 해야 손님이 줄을 서는 매력적인 식당이 될 수 있는가 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과정이 이 글을 쓰는 기본적인 주제가 될 것입니다.

일 년 동안 50여개의 사례를 찾아볼 것입니다. 그리고 매 주 한 꼭지의 글을 쓰려고 합니다. 새로운 내용들도 있을 것이고 다른 책에서 다룬 내용들도 있을 겁니다. 대박이 난 식당의 생생한 현장도 스케치하고 망해서 문을 닫은 식당경영자의 인터뷰도 들이댈 생각입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의 장점과 단점도 낱낱이 파헤쳐 부끄러운 속살을 가감 없이 드러낼 작정입니다.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실무자들의 의견도 나올 것이고 가장 중요한 고객의 아이디어나 판단도 충실하게 옮겨놓을 것입니다. 유용한 정보도 제공하고 고객(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이 책에 흥미 있는 이들이 고객이 되겠지요.)들의 관심을 일으켜 식당과 손님의 사이를 좁힐 수 있는 과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장 큰 이득은 당연히 저한테 있습니다. 글을 쓰는 과정이 식당비즈니스에 도움이 될테니 첫 번째 이익이고, 마케팅이란 하나의 체계적인 내용을 만드는 것이 식당경영작가가 되는 저의 꿈을 이루는 두 번째 이익이요, 이로 인해 독자들을 도울 수 있으니 그것이 세 번째 이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책을 내기 위해서 읽고 정리해야 할 관련 책들을 정독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니 글을 쓰는 자체가 공부요 수련이니 외식경영에 관한 전문가가 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네 달 정도는 마케팅 관련 서적들을 중심으로 요약하고 정리하면서 제가 쓰려고 하는 내용에 접목하는 초고를 정리하고 다음으로는 식당을 30여개 정도 선별해서 분석하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식당 경영자, 관리자, 직원, 고객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인터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례는 주로 외식관련 책과 잡지에서 뽑아 인용하거나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다 마무리되는 기간을 6개월 정도로 잡아보면 총 열 달가량 소요됩니다. 나머지 두 달은 수정과 평가를 통해 마무리하는 것으로 하게 됩니다.

가능하다면 여럿이 함께 집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초기 네 달은 혼자서 초고를 쓰고 이를 기본으로 구체적인 사례와 분석 그리고 인터뷰를 같이 진행하고 내용을 잡아가려고 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세 명 정도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있으니 천천히 알아봐야죠. 그리고 이와 관련된 마케팅 교육도 몇 차례 받으려고 합니다. 꿈 벗인 광곤이가 알려준 ‘마케팅 엔지니어’에서 하는 강의를 먼저 받아보려고 하지요. 지난 학기 마케팅 과목을 고생하면서 배운 것도 꽤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학기가 끝나고 나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에서 시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본격적인 내용은 다음 주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년 동안 많은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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