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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1일 05시 27분 등록
저는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미래쇼크”, “미래충격”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약간 다른 뉘앙스로 말해 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미래란 어디까지나 오늘의 연장임에도 너무 앞서간 미래를 상상하다 보면 지나치게 거창하게 느껴져, 자칫하다간 관찰자적인 시각에 머물 수도 있음을 경계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미래가 현실과 동떨어진다면 관념적으로 이해하고 말아버릴 수도 있기에 일부러 미래를 즐겨보자는 말로 시작하려 합니다. 어떻게 재미있고 신나게 다가오는 미래를 즐길 수 있을까요? 저는 그저 음미하면서 나를 거기에 두는 것으로 충분히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편안하게 푹 자고 아침을 맞는 것처럼 그렇게 다가가기로 하겠습니다.

내 앞에 전개될 미래 사회의 모습에 관한 5개의 키워드로서 인터넷, 여성, 소외, 환경, 건강(노화/바이오)를 선택했습니다. 이 단어를 고르면서 기준을 두었던 것은 인간입니다. 그 중에서도 저 자신을 들여다 보며 다른 사람, 더 나아가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의 속성을 생각하며 꼽아보았습니다. 미래사회의 모습은 가장 인간적이고 또 무엇보다도 인간이 우선시되는 모습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상당히 이기적인 존재임을 저를 통해서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런 원칙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정리합니다.

1.인터넷: 그것을 만든 사람조차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진보하고 있다. 인터넷은 변화의 기폭제일 뿐 아니라 변화의 매개체로써 더욱 우리 앞에서 그 위력을 떨칠 것이다. 극단적인 예이지만, 페이스 팝콘이 미래에 유행할 단어로 결혼 시뮬레이션이란 용어를 설명하는데 내용을 보자면 결혼을 앞두고 유전자 분석데이터를 입력하면 상대와 어떻게 살고 싸우고 어떤 아이를 낳으며 언제 죽는 것까지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비인간적이지만 이 정도로 바이오와 더불어 인터넷이 발전될 것 이다.

2.여성: 생물학적으로 남성의 일자리라 여겨졌던 직업에 첨단 기기들의 덕으로 여성들이 상당 부분 진출 할 것이다. 이미 교육현장에서는 여성들의 두각이 뛰어나다. 현대사회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감성과 섬세함에서 여성들은 적응 능력은 우세함을 보이고 있다. 남녀 차별이 아닌 남녀 구별만이 존재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3.소외: 가장 염려되는 부분으로 절체절명 속에 빠져있을 고독한 인간이다. 앞서가는 자와 뒤쳐진 자의 간극이 크게 벌어지면서 자신 스스로도 설명하기 힘든 무력감과 우울증 속에서 현실 부적응자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 그들은 인간과의 관계 맺기에서 절망하고 사이보그와 같은 기계나 무생물과 대화하게 될 것이다. 벌써 말을 하게끔 만드는 기계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예)카 네비게이션. 미래에는 집안의 가구들이 일정시간이 지나면 말을 걸어 온다.등등..
또한 달성할 수 없는 동경에서 오는 욕망의 갭은 정서적 황폐와 우울증에서 정신적 폭력으로 이어져 자신이나 타인에게 억압된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혼란을 일으킬 것이다. 자신에 대한 폭력으로서는 비만을 들 수 있으며 타인에 대한 것으로는 크게 봐서 전쟁도 있을 수 있다.
불안이나 좋지 않은 과거를 잊게 해주는 마인드워시 같은 약물이 개발된다고도 한다. 이 약이 출시되면 내가 먼저 먹어보고 그 효과에 대해 설명하겠다.

4.환경: 너무나 많은 말들이 많아서 기본적인 것은 생략하지만, 냉철한 환경주의자적인 시각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자연 속에서의 삶을 강렬하게 동경하지만 실은 그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도 있다는 말을 유념해야 한다. 인간이 가는 곳은 어쩔 수 없이 환경파괴로 가게 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새로운 유형의 도시들(두바이, 토쿄. JVC/멕시코) 처럼 한 곳에 타운을 형성해 원스톱으로 삶을 누리는 프로젝트들이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나 식품은 가격이 높고 효율이 낮다는 것이 문제이다.
지구인으로서의 컨센서스 확립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5.건강(노화)/바이오: 장수의 시대가 오면서 노화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재력을 가진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양극간의 골이 깊어질 것이다.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은퇴이민이나 유전학 정보를 이용한 생체나이를 되돌리려는 산업들이 발달할 것이다. 또한 죽음을 품위 있게 맞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적극적인 자기 선택이 중요시되고 죽음과 관련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예) 휴양지 임종, 게리보그와 같은 로봇의 보살핌을 받는다 등등..

그 미래 속에서 나는 어떤 일을 하며 살아 가고 싶은가?

저는 소외 당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세상은 늘 똑똑한 몇 사람이 이끌어가고 그 뒤로 능력 있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갑니다. 그리고 평범한 많은 사람들이 덤덤하게 그 길을 가지만 가끔 소수의 지나치게 순수한 사람들이 뒤쳐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힘을 복 돋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 자신도 오랫동안 무력감 속에 있었기 때문에 무엇이 필요할 지에 대해 조금은 느끼는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의 기질을 보자면 직접적인 사람관계는 그다지 잘 하는 편이 못 되는 지라 앞에서 활동하기 보다는 뒤에서 응원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그 방법으로는 몇 가지가 있겠지만 요즘 새로 시작한 일로서 치유로서의 글쓰기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좀 더 지식을 쌓아 저에게 적합한 일을 할 생각이지만 제가 잘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구별해서 시대의 흐름에 따를 생각입니다. 자신에게 만족하고 타인에게 거울이 될만한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람뿐만 아니라 생명이 있는 것들을 후원하고 싶습니다. 이 땅에서 살고 있는 생명들이 그 스스로 수명을 다 할 때까지 돌봐주는 역할을 하되 그것이 정신적이건 물질적이건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응원할 생각입니다.

1년 연구원 생활을 통해 저의 생각이나 직업에 대한 관념이 좀 변화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좀 더 많이 생각해봐야 되는 부분이라고 보지만 기본적으로 늘 깨어있으면서 미래를 어떻게 맞이하고 잘 보낼 것인가에 대해 심사숙고 할 요량입니다.
페이스 팝콘이 말한 것 중에 “미래 충격 흡수자”란 말이 있더군요.
지나온 시간 동안 이런 저런 충격(?) 많이 받았음에도 아직 건재하니 잠깐은 이 말을 빌려도 되지 않을까 해서 적어봅니다. 어쨌거나 즐겁고 신나는 미래를 기대합니다.
IP *.48.4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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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7.05.01 16:14:23 *.99.120.184
'욕망의 갭에 틈새시장이 있다.'
'미래를 즐기면서 깨어있는 상태로 흐름을 즐기자.'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를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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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5.02 02:11:56 *.48.42.253
발표로 다 한건데도 글로 써 놓으니 어색한데 가슴에 닿으셨다니 부끄럽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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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5.02 08:32:29 *.99.241.60
이 땅에 생명들이 수명을 다 할때까지 돌봐주는 역할도
참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앞으로 애완동물이 상속을 받는등 가족의 일부분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이에 반하여 버려지는 동물들도 많고 해서
앞으로 사회적인 문제로 할 일이 많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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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05.02 12:49:39 *.221.217.211
김형경의 '천 개의 공감' 뒷부분에서 혹하는 표현을 발견하고 들떠있는 중이지요.

조셉 캠벨이 말한바, 너의 천복을 따르라. Follow your bliss.
천복이란, 우리가 생애 초기부터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억압당하고, 이성과 합리에 따라 재단하고, 사회화 문명화 속에 방치해둔 정신의 원시적 힘의 영역을 되살리는 것이랍니다.

이번 생에 주어진 나의 소명!

은남씨의 천복을 발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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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5.04 00:16:04 *.48.42.253
명석님, 고맙습니다. 저도 꼭 읽어보고 싶네요.
"원시적인 힘" 카~감동입니다.
영훈님.일단 저는 한녀석 돌봐주고 있는데 그 녀석은 지가 날 돌본다고 하는 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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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애
2007.05.04 09:45:41 *.92.200.65
좋습니다. 은남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맘이 푸근해집니다. 저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알맞게 나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제 인생의 비전중에 하나입니다. 재주와 자질을 발견하기도 전에 환경으로인해 영원히 그것들이 빛을 보지 못할 사람을 잘 돕는 사람으로 살수 있도록 오늘도 제 자신을 잘 다스립니다.

은남연구원님의 글쓰기 치유에 대한 꿈이 멋있게 그려질것을 확신합니다. 이렇게 글로 사람을 알아가는 것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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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5.04 13:35:47 *.48.42.253
저도 참 좋군요. 인애님은 어떤 분인지 알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아직 희망사항에 불과하고 앞으로 많이 노력해야 하겠지요.
공감이 있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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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웅
2007.05.04 23:21:30 *.47.119.17
“앞서가는 자와 뒤쳐진 자의 간극이 크게 벌어지면서 자신 스스로도 설명하기 힘든 무력감과 우울증 속에서 현실 부적응자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나타날 것이다. 그들은 인간과의 관계 맺기에서 절망하고 사이보그와 같은 기계나 무생물과 대화하게 될 것이다.”

아, 그렇네요. 소외네요! 저는 미처 이것을 생각하지 못했지 뭐예요. ‘뒤쳐지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스스로 적응하면서 살아가겠지 뭐.’ 혹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식으로 단순하게만 생각하려 했던 제 자신을 반성해보게 되네요.

그러고 보니 모든 원인을 그들에게만 돌릴 수 없는 사회로 점점 다가가는 것 같아요. 사회 구조의 변화로 인해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면도 있는 거네요. 은남님이 하고 싶어 하는 ‘치유로서의 글쓰기’가 이러한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참 좋으네요!

아, 은남님 덕분에 좀 더 넓게 바라볼 수 있게 됐네요. 나름대로 ‘소외’란 문제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많이 쓰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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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5.05 21:31:38 *.48.42.253
김신웅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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